나트륨이온배터리 특허 급증, 저가 배터리 시대의 진짜 승자는

무엇이 화제인가: 저가 배터리 경쟁의 무게중심이 ‘물’과 ‘원가’로 옮겨 간다

나트륨이온배터리(리튬 대신 나트륨 이온이 전극 사이를 오가는 이차전지)의 승부는 에너지 밀도보다 양극재 계열 선택과 그 계열의 핵심 난제를 누가 먼저 권리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CATL은 2025년 4월 21일 첫 ‘슈퍼 테크 데이’에서 나트륨이온배터리 ‘낙스트라(Naxtra)’를 공개하며 세계 최초의 양산 가능한 나트륨이온배터리라고 발표했다. 이 글은 그 발표를 출발점으로 삼아 나트륨이온 특허 지형이 어디로 갈라지고 있는지를 정리한다.

업계 상황부터 보면,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최대 강점은 리튬 가격 변동성과 공급망 편중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CATL은 2026년 6월 22일 나트륨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 ‘TENER Sodium’을 공개하면서 나트륨이 리튬보다 약 1,000배 풍부하다고 설명했고, 이 분야에서 1,600개 이상의 특허 패밀리와 200건 이상의 등록 특허를 축적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먼저 나트륨배터리 개발에 나섰고, 삼성SDI는 연구소 차원 R&D를, SK온은 차세대 후보군에 올려놓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긴장 요인은 두 가지다. 첫째,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응용처가 제한된다. 둘째, 양극재가 층상산화물계·프러시안블루계·폴리음이온계 세 갈래로 나뉘어 있어 어느 계열이 표준이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세 가지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가, 세 양극재 계열의 특허는 무엇을 두고 다투는가, 그리고 기획·IP 담당자는 어떤 권리를 먼저 점검해야 하는가이다.

기본 원리: 몸집이 큰 손님을 위한 넓은 방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작동 원리가 같다. 충전 때는 양이온이 양극에서 빠져나와 음극에 저장되고, 방전 때는 반대로 이동한다. 다른 점은 이동하는 이온의 크기다. 나트륨 이온(0.102nm)은 리튬 이온(0.076nm)보다 커서 흑연의 층간 간격(0.34nm)에 들어가기 어렵고, 그래서 음극에는 층간 구조가 더 넓은 하드카본(흑연화되지 않은 무정형 탄소)을 주로 쓴다.

FIG. 1나트륨이온 양극재 세 계열 비교(개념도)층상산화물계10금속 산화물 층 사이 삽입NCM 공정 지식 이전 용이쟁점: 공기 중 안정성프러시안블루계20시안화물 골격의 큰 공간원료비 낮음쟁점: 결정수 제어폴리음이온계30PO₄·P₂O₇ 단단한 골격구조 안정성 우선예: Na₇V₄(P₂O₇)₄PO₄계열마다 권리가 몰리는 난제가 다르다
Fig. 1. 나트륨이온배터리 양극재 세 계열의 구조적 특징과 계열별 특허 쟁점을 나란히 놓은 개념도.
자료: 원문 설명, KR101546877B1 청구항, CATL 보도자료(2021-07-29)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유하자면 리튬 이온은 좁은 복도형 객실에도 들어가는 작은 손님이고, 나트륨 이온은 문턱에 걸리는 큰 손님이다. 그래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설계는 ‘큰 손님이 드나들 수 있는 넓은 방’을 양극과 음극에 각각 마련하는 문제로 요약된다. 양극재 세 계열은 이 방을 만드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 층상산화물계: 금속 산화물 층 사이에 나트륨이 드나드는 구조다. 리튬이온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 양극재와 구조가 닮아 기존 공정 지식을 옮겨 쓰기 쉽다.
  • 프러시안블루계: 철·시안화물 골격이 만드는 큰 빈 공간에 나트륨이 드나든다. 원료비가 낮지만 합성 중 결정 안에 물(결정수)이 들어가기 쉽고, 이 물이 사이클 수명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 폴리음이온계: 인산염(PO₄)·피로인산염(P₂O₇) 같은 음이온 뼈대가 단단한 골격을 이루는 구조다. 구조 안정성을 앞세우는 계열이다.

저온 성능은 나트륨이온의 대표적 강점으로 거론된다. CATL은 낙스트라 승용차용 배터리가 영하 40°C에서도 가용 전력의 90%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제조사 발표 수치이며, 셀 설계와 시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비교: 리튬이온 대비 위치와 CATL 세대별 발표 수치

아래 두 표는 원문의 수치를 보존하면서 CATL 공식 발표로 확인되는 값을 추가한 것이다.

구분 나트륨이온배터리 리튬이온배터리(NCM)
이동 이온 반경(nm) 0.102 0.076
주 음극재 하드카본 흑연(층간 0.34nm)
셀 에너지 밀도(Wh/kg) 140~200 250~300대
원료 부존 해수·지각에 풍부 산지 편중·가격 변동성
저온 성능 영하 40°C 구동 사례 발표 저온에서 출력 저하가 상대적으로 큼
Fig. 2. 나트륨이온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의 기본 특성 비교
자료: 원문 수치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저온 성능은 CATL 발표(2025-04-21)

이 표가 말하는 것: 나트륨이온은 에너지 밀도에서 NCM보다 최소 50Wh/kg가량 낮지만, 원료 부존과 저온 성능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즉 경쟁 무대는 고성능 전기차보다 원가·저온 성능이 중요한 응용처다.

구분 1세대 나트륨이온(2021) 낙스트라(2025)
발표일 2021-07-29 2025-04-21
에너지 밀도(Wh/kg) 최대 160 175
공개된 양극재 프러시안 화이트 공식 발표에 명시 없음
저온 성능 영하 20°C에서 용량 유지율 90% 이상 영하 40°C에서 가용 전력 90% 유지
기타 상온 15분에 80% 충전, 차세대 목표 200Wh/kg 초과 1만 회 이상 사이클, 주행거리 500km(발표)
Fig. 3. CATL 나트륨이온배터리 세대별 공식 발표 수치
자료: CATL 보도자료(2021-07-29, 2025-04-21)

이 표가 말하는 것: CATL은 4년 사이 에너지 밀도를 160에서 175Wh/kg로 올렸다고 발표했지만, 2021년에 밝혔던 200Wh/kg 초과 목표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또 1세대 때 공개한 양극재 계열을 낙스트라 발표에서는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허 관점: 만료된 초기 특허와 살아 있는 ‘결정수’ 특허

KR101546877B1의 실제 위치: 원문이 국내 초기 특허로 소개한 KR101546877B1(발명의 명칭 “나트륨 이온 전지의 양극물질, 그 제조방법 및 이를 포함하는 나트륨 이온 전지”)은 Google Patents 기준 출원인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며, 발명자는 최장욱·임수연·정유성·김희진이다. 2013년 6월 12일 출원, 2014년 12월 22일 공개(KR20140144912A), 2015년 8월 25일 등록됐다. 법적 상태는 연차료 미납에 따른 소멸(Expired – Fee Related)로 표시된다.

청구항 1은 바나듐계 피로인산-인산염인 Na₇V₄(P₂O₇)₄PO₄를 포함하는 나트륨 이온 전지 양극물질을 청구한다. 즉 이 특허는 원문이 암시한 층상산화물계가 아니라 폴리음이온계에 속한다. 따라서 “국내 초기 특허가 층상산화물계에 집중됐다”는 해석은 이 특허를 근거로 삼기 어렵고, 별도의 출원 통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프러시안블루계의 쟁점은 물이다: 프러시안블루계 특허는 결정 속 물을 어떻게 다루느냐를 두고 권리가 쌓여 있다. 대표적으로 두 건을 확인했다.

  • US9478798B2(Sharp Laboratories of America 출원, 현 권리자 Sharp Corp): 우선일 2012년 3월 28일, 등록 2016년 10월 25일, Active, 예상 만료 2032년 3월 28일이다. 청구항 1은 헥사시아노메탈레이트 입자의 제올라이트성 물(격자 틈새의 물) 함량을 0으로 하고 결합수는 남긴 양극을 청구한다.
  • US11424450B2(CATL 출원, 현 권리자 CATL 홍콩 법인): 우선일 2017년 5월 18일, 출원 2019년 11월 14일, 등록 2022년 8월 23일, Active다. 청구항 1은 배위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아세토니트릴·암모니아·일산화탄소·피리딘 같은 중성 리간드로 치환한 프러시안블루 유사체를 청구한다. 같은 패밀리의 유럽 특허 EP3614468B1은 2023년 8월 9일 등록됐다.
FIG. 4US11424450B2 청구항 1 구성요소 지도청구항 1 구성요소(재서술)회피 가능성·대응(a)알칼리 금속 등 A와 전이금속 M·M′의 시안화물 골격계열 공통 요소, 회피 어려움(b)배위수 일부 또는 전부를 중성 리간드 L로 치환리간드 미사용 건조 공정은 결여 여지(c)L은 아세토니트릴·암모니아·CO·피리딘목록 외 리간드는 균등론 검토(d)틈새수(i-H₂O)는 0~16 범위로 허용수분 잔존만으로는 회피 불가건조 경로는 US9478798B2와 함께 대조한다
Fig. 4. US11424450B2 청구항 1의 구성요소를 재서술하고 요소별 회피 가능성을 대응시킨 청구항 지도.
자료: US11424450B2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통찰: 만료 특허는 ‘자유 실시 영역’, 결정수 특허는 ‘통행료 구간’이다. KR101546877B1이 소멸 상태라는 것은 한국에서 이 조성 자체에 대한 권리 행사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프러시안블루계에서 수명을 좌우하는 결정수 제어는 서로 다른 접근(물 제거 vs 리간드 치환)으로 각각 등록 권리가 살아 있다. 저가 배터리 시대의 승자는 가장 싼 소재를 고른 쪽이 아니라, 그 소재의 핵심 난제를 푸는 방법을 권리화한 쪽이 될 가능성이 있다.

회피 포인트: US11424450B2의 문언은 중성 리간드 L이 배위수를 치환한 구조를 요구하므로, 리간드 치환 없이 건조·열처리만으로 수분을 낮추는 공정은 이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결여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그 경로는 US9478798B2가 청구하는 ‘제올라이트성 물 0’ 한정과 가까워질 수 있어, 두 특허를 동시에 대조해야 한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제올라이트성 물을 완전히 0으로 만들지 않고 소량 남기는 설계는 US9478798B2의 문언 범위 밖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잔류량이 측정 한계 수준이라면 균등론이나 측정 방법 해석을 두고 침해 소지가 다퉈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회피 가능성은 수분 측정 방법과 청구항 해석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한계와 전망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의 한계로 인해 전기차 주력 배터리보다 ESS·저가형 소형 전기차·전동공구 시장에서 먼저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CATL도 2026년 6월 22일 ESS 제품을 공개하며 2026년 말까지 누적 1GWh 출하를 목표로 제시했고, 2026년 2월 5일에는 창안자동차와 나트륨이온 승용차 협력을 발표했다. 특허 지형은 이런 응용처 분화에 맞춰 리튬이온 기술을 재활용하는 층상산화물계와 저원가 프러시안블루·폴리음이온계로 갈라지는 양상이다.

낙관적 전망은 양산 규모가 커지면서 나트륨이온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일부 수요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리튬 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 나트륨이온의 원가 이점이 줄어들고,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LFP가 같은 응용처를 계속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나트륨이온은 저온·고안전 틈새 시장에 머물 수 있다.

전략적 대안은 양극재 계열을 하나로 확정하기 전에 계열별 ‘핵심 난제 특허’를 지도로 그려 두는 것이다. 층상산화물은 공기 중 안정성, 프러시안블루는 결정수, 폴리음이온은 원가·전도도처럼 계열마다 권리가 몰리는 지점이 다르므로, 난제별로 등록 권리와 만료 권리를 구분해 두면 소재 전환 시 FTO(침해 여부 검토)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어느 쪽이 표준으로 자리잡을지는 앞으로 2~3년간 축적되는 사이클 수명 데이터와 관련 특허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실무 액션: 프러시안블루계 나트륨이온 셀이나 소재를 검토하는 기획·IP 담당자는 공급사 양극재의 수분 제거 방식(건조 공정인지, 리간드 치환인지)을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를 US9478798B2·US11424450B2 청구항 1과 나란히 놓은 구성요소 대비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낙스트라에 실제 적용된 양극재 계열(CATL 공식 발표에 명시 없음)
  • 국내 초기 나트륨이온 특허가 층상산화물계에 집중됐다는 해석의 근거가 되는 출원 통계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나트륨이온 개발 단계에 대한 각사 공식 자료
  • 결정수 제어 합성 공정 특허의 중국 기업 출원 집중도(연도별 건수)
  • US11424450B2의 한국 패밀리 출원·등록 여부

출처

  1. Google Patents, KR101546877B1 – 나트륨 이온 전지의 양극물질, 그 제조방법 및 이를 포함하는 나트륨 이온 전지(한국과학기술원)
  2. Google Patents, US11424450B2 – Prussian blue positive electrode material, preparation method therefor, and electrochemical energy storage device(CATL)
  3. Google Patents, EP3614468 – 동일 패밀리 유럽 특허(CATL)
  4. Google Patents, US9478798B2 – Prussian blue analogue electrodes without zeolitic water content(Sharp)
  5. CATL 보도자료, CATL Unveils Its Latest Breakthrough Technology by Releasing Its First Generation of Sodium-ion Batteries (2021-07-29)
  6. CATL 보도자료, Naxtra Battery Breakthrough & Dual-Power Architecture (2025-04-21)
  7. CATL 보도자료, CATL and CHANGAN Launch World’s First Mass-Production Sodium-Ion Passenger Vehicle (2026-02-05)
  8. CATL 보도자료, CATL Debuts World’s First Field-Validated Sodium-Ion BESS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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