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화제인가: 고체끼리 만나는 자리에서 생기는 저항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대표 병목은 고체 전해질과 전극이 만나는 자리, 즉 계면(界面, 두 물질이 맞닿는 경계면)의 저항이다. 이 문제를 소재 조성이 아니라 ‘구조’로 풀려는 초기 시도가 현대자동차가 2012년 6월 4일 출원한 KR20130136150A다. 이 글은 이 공보와 2026년 공개된 체리자동차의 황화물 코팅 특허를 나란히 놓고, 계면 저항 특허가 어떤 방향으로 권리를 짜 왔는지 정리한다.
업계 상황부터 보면,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2023년 주주총회에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기술을 바탕으로 고온에서 고체산화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소형 전고체전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같은 보도는 삼성전기가 한국 특허청에 전고체전지 관련 특허 14건을 출원했다고 전했다.
긴장 요인은 산화물계를 다루는 기업들이 공통으로 마주치는 계면 저항이다. 액체 전해질은 전극 표면의 미세한 틈까지 스며들지만, 고체와 고체가 만나면 물리적으로 완벽히 밀착하기 어렵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세 가지다. 고체-고체 계면에서 저항은 왜 커지는가, KR20130136150A는 이를 어떤 구조로 풀려 했고 그 권리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 그리고 기획·IP 담당자는 이런 ‘구조형 계면 특허’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이다.
기본 원리: 자갈 더미는 점으로만 닿는다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재료 안정성이 높고 다루기 쉽지만, 전극 재료와 고체전해질 사이의 계면 저항 문제가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고체 입자들 사이에는 액체처럼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유동성이 없어서, 입자와 입자 경계에 미세한 공극이 남고 그 지점에서 이온 이동이 막힌다. 충방전이 반복되면 부피 변화로 이 공극이 더 벌어져 저항이 점점 커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자료: KR20130136150A 청구항·명세서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유하자면 고체 전해질 분말과 전극 입자는 서로 다른 크기의 자갈을 한데 부어 놓은 상태와 같다. 자갈끼리는 몇 개의 점에서만 닿기 때문에, 리튬 이온이라는 물이 흐를 수 있는 통로가 좁고 끊기기 쉽다. 액체 전해질은 자갈 사이를 채운 물과 같아서 접촉 면적 문제가 거의 없지만, 고체 전해질에서는 이 ‘물’이 없다.
KR20130136150A 명세서도 이 문제를 직접 짚는다. 명세서는 고체 고이온전도체를 분말 형태로 셀 안에 적용하면 고체 간에 높은 계면저항이 발생한다고 적고, 저항이 생기는 자리를 두 곳으로 나눈다.
- 전극 내부: 전극 활물질과 고체 전해질 사이의 계면
- 전극 사이: 양극과 음극 사이의 계면(양극/분리막/음극 또는 양극/음극)
이 특허의 해법은 자갈을 붓는 대신 ‘구멍 뚫린 틀’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기공 없이 치밀한 층(무공부)은 두 전극을 전기적으로 갈라 놓는 벽 역할을 하고, 그 면에 붙은 다공성 층(다공부)의 열린 기공 안에 전극 활물질을 채워 넣어 고체 전해질과 활물질이 넓은 면적으로 맞닿게 한다.
비교: 계면 저항을 다루는 세 가지 접근
아래 표는 원문이 다룬 두 특허와 배경기술을 계면 접근 방식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KR20130136150A의 수치는 공보 기재 범위이며, 체리자동차 특허는 원문 열람이 되지 않아 보도 내용만 옮겼다.
| 구분 | 분말형 고체전해질(배경기술) | KR20130136150A(현대자동차) | CN122348252A(체리자동차) |
|---|---|---|---|
| 대상 전해질 | 고체 고이온전도체 분말 | 산화물·황화물계 등(LiSICON, Garnet, LiPON 등 기재) | 황화물계 |
| 계면 접근 | 입자 혼합·가압 | 무공부 + 일면 이상에 접합된 다공부 일체 구조 | 전해질 표면에 기능성 코팅층 |
| 핵심 수치 | – | 다공부 기공률 20~90%, 기공 크기 0.01~50μm | 공개 보도에 수치 없음 |
| 다공부 두께 | – | 음극측 10~500μm, 양극측 10~300μm(명세서 기재) | – |
| 주 문제의식 | 고체 간 높은 계면저항 | 전극 내부·전극 사이 두 계면의 저항 | 고속 충전 시 계면 열화 |
| 권리 상태 | – | Ceased(소멸) | 공개 단계로 보도(2026-07-08) |
자료: Google Patents KR20130136150A 서지·명세서, CarNewsChina 보도(2026-07-08)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2012년 현대자동차의 해법은 기공률 20~90%의 다공 구조로 ‘접촉 면적’을 늘리는 방향이고, 2026년 체리자동차의 해법은 황화물 표면을 코팅해 ‘계면 자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같은 계면 문제라도 권리의 핵심 구성요소가 구조 수치와 표면 조성으로 갈린다.
출원 흐름을 보는 데에는 국가별 통계도 참고가 된다. 특허청(KIPO)이 2026년 2월 발표한 IP5(한·미·일·중·유럽) 전고체전지 특허 분석은 다음과 같다.
| 출원국 | 누적 출원(건, 2004~2023) | 연평균 증가율(%) |
|---|---|---|
| 일본 | 9,881 | 8.6 |
| 중국 | 6,749 | 33.6 |
| 한국 | 5,770 | 18.0 |
| 미국 | 4,417 | 12.3 |
| 유럽 | 2,173 | 7.8 |
자료: 특허청 보도자료를 인용한 팍스경제TV 보도(2026-02-18)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누적 건수는 일본이 가장 많지만 증가율은 중국이 33.6%로 가장 높다. 같은 분석에서 출원인별로는 도요타가 2,337건, LG에너지솔루션이 2,136건으로 1·2위였고, 연간 출원은 2004년 331건에서 2023년 3,938건으로 늘었다.
특허 관점: 소멸된 공보와 살아 있는 형제 특허
서지 사항: KR20130136150A(발명의 명칭 ‘리튬금속배터리용 고체 고이온전도체 및 이를 이용한 리튬금속배터리’)의 출원인은 현대자동차주식회사이고, 출원일·우선일은 2012년 6월 4일, 공개일은 2013년 12월 12일이다. Google Patents 기준 법적 상태는 Ceased(소멸)로 표시되며, 등록 공보는 확인되지 않는다. 원문은 삼성전기의 전고체 준비 발언에 이어 이 특허를 소개했지만, 이 공보는 삼성전기가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출원이다.
청구항 요지(재서술): 청구항 1은 다음 구성으로 이뤄진 리튬금속배터리용 고체 고이온전도체다.
- 기공 없이 치밀한 구조로 된 무공부
- 무공부의 적어도 한 면에 접합되고, 복수의 열린 기공을 가진 하나 이상의 다공부
- 다공부의 기공률 20~90%
원문은 다공부가 무공부의 ‘양면’에 접합된다고 설명했으나, 청구항 문언은 ‘적어도 일면’이다. 양면 구조는 도면에 나타난 실시 형태이고, 권리 범위는 한쪽 면에만 다공부를 둔 구조까지 포괄하도록 쓰여 있다.
자료: Google Patents KR20130136150A·KR101382869B1 서지와 청구항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통찰: 같은 날 출원된 ‘형제 특허’는 살아 있다. 현대자동차는 같은 날(2012년 6월 4일) 별도 출원을 냈고, 이것이 KR101382869B1(‘배터리용 복합형 고체 고이온전도체 및 이를 이용한 리튬황배터리’)로 2014년 4월 8일 등록됐다. Google Patents 기준 이 등록 특허는 Active이고 예상 만료일은 2032년 6월 4일이다. 청구항 1은 전극 활물질을 채울 수 있는 다공형 평판체(다공부)의 측면 가장자리를 치밀부가 둘러싸, 활물질의 용융온도 이상에서 활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게 한 구조다. 즉 원문이 다룬 공보는 소멸됐지만, 같은 발상의 변형 구조는 한국에서 여전히 권리로 남아 있다. 공보 하나의 상태만 보고 FTO(침해 여부 검토)를 끝내면 이런 형제 출원을 놓칠 수 있다.
회피 포인트: 소멸된 KR20130136150A 자체는 한국에서 침해 소지를 따질 권리가 아니므로, 무공부/다공부 적층 구조는 이 공보 기준으로는 자유 실시 영역에 가깝다. 오히려 이 공보는 후속 계면 구조 특허의 신규성·진보성을 다툴 때 선행기술로 쓸 수 있다. Google Patents에는 이 공보를 인용한 후속 문헌이 8건 표시되며, 여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US11264618B2가 포함된다. 반면 KR101382869B1은 ‘치밀부가 다공부의 측면 가장자리를 둘러싸는’ 구성을 요구하므로, 다공부 가장자리를 치밀층으로 감싸지 않는 설계는 문언 침해와 거리를 둘 여지가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다만 가장자리 밀봉을 치밀부가 아닌 별도 부재(예: 실링재)로 수행하더라도, 활물질 유출 방지라는 같은 기능을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달성하면 균등 침해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같은 날 출원된 KR20130136150A와 그 밖의 다공/치밀 복합 구조 선행문헌이 KR101382869B1의 유효성 다툼에 쓰일 가능성도 있다. 회피 가능성과 권리 안정성은 결국 실제 셀 구조와 청구항을 1:1로 대조해야 판단할 수 있다.
체리자동차 CN122348252A: 원문은 이 특허를 2026년 ‘최근’ 출원했다고 썼으나, 확인된 보도 기준으로는 2026년 7월 8일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황화물 전해질 표면에 기능기를 가진 코팅층을 형성해 고속 충전 시 계면 불안정과 구조 열화를 줄이려는 내용이다. Google Patents에서 원문을 열람하지 못해 청구항 문언은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권리 범위 판단은 원문 확보 이후로 미룬다.
한계와 전망
원문은 2023년 5월 기준 전고체 배터리 핵심기술 글로벌 특허 출원이 2만798건이라고 적었으나, 이 수치의 1차 출처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 가능한 특허청 분석(2026년 2월)에서도 도요타가 최다 출원인이라는 점은 같다. 계면 저항이 상용화의 큰 병목이라는 인식이 이어지는 만큼, 재료 조성 특허와 함께 계면을 물리적으로 다루는 구조 설계 특허의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다공부 기공에 활물질을 채우는 일체형 구조는 소결 온도, 기공 제어, 활물질 충진 공정이 모두 맞아야 성립하므로, 양산 단계에서 공정 비용이 이점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의 2012년 구조 특허 중 하나가 등록되지 못하고 소멸된 점도, 구조 청구항이 선행기술과 쉽게 겹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로 읽을 수 있다. 이 경우 업계의 무게중심은 체리자동차 사례처럼 표면 코팅·계면층 조성 쪽으로 옮겨 갈 수 있다.
전략적 대안은 계면 특허를 ‘구조(기공률·두께·배치)’와 ‘표면 화학(코팅·계면층)’ 두 축으로 나눠 추적하고, 각 축에서 소멸 공보를 선행기술 풀로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소멸 공보는 자유 실시의 근거이자 경쟁사 특허를 다툴 무기가 되므로, 살아 있는 권리만 모으는 포트폴리오보다 방어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실무 액션: 다공/치밀 복합 구조의 고체 전해질을 검토하는 기획·IP 담당자는 KR20130136150A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같은 출원인의 같은 날 출원(KR101382869B1, 만료 예정 2032-06-04)의 ‘측면 가장자리를 둘러싸는 치밀부’ 구성과 자사 구조를 대비한 표를 먼저 작성하는 것이 좋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KR20130136150A가 소멸에 이른 경위(거절결정 여부와 일자)를 특허청 행정처리 이력으로 확인
- CN122348252A의 출원일·청구항 원문·출원인 법인명(중국 국가지식산권국 공보 기준)
- 원문의 ‘2023년 5월 기준 글로벌 출원 2만798건’ 수치의 1차 출처와 집계 기준
- 삼성전기 전고체전지 출원 14건이 산화물계 계면 구조를 다루는지 여부
출처
- Google Patents, KR20130136150A – 리튬금속배터리용 고체 고이온전도체 및 이를 이용한 리튬금속배터리(현대자동차주식회사)
- Google Patents, KR101382869B1 – 배터리용 복합형 고체 고이온전도체 및 이를 이용한 리튬황배터리(현대자동차주식회사)
- 디일렉, 삼성전기, 전고체전지 특허 14건 출원(2023-03-20)
- CarNewsChina, Chasing 600 Wh/kg: Chery files sulfide patent to fix solid state cell degradation(2026-07-08)
- 팍스경제TV, 특허청 전고체전지 특허 동향 보도(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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