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리사이클링 특허 — 습식제련 대체 기술 동향

전기차 보급 확대로 폐배터리 처리 문제가 부각되면서, 폐배터리를 분쇄해 얻는 ‘블랙매스(black mass)’에서 니켈·코발트·리튬을 회수하는 리사이클링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경주에 리사이클링 공장을 구축하는 등 국내 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다만 기존 주류인 습식제련(hydrometallurgical) 방식은 고온·화학처리로 활물질의 결정 구조 자체를 파괴해, 재활용된 소재가 원래 성능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대체하는 ‘직접 재활용(direct recycling)’ 특허가 늘고 있다.

US11631909B2 FIG.1 — 배터리 코어 섹션 처리 및 양극재 재활용 방법 흐름도
US11631909B2 FIG.1 — 배터리 코어 섹션 처리 및 양극재 재활용 방법 흐름도

기본 원리

습식제련은 블랙매스를 산에 녹여 금속 이온 형태로 분리한 뒤 다시 화합물을 합성하는 방식이다. 원소 단위로 순도 높게 회수할 수 있지만, 활물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셈이라 에너지·화학물질 소모가 크다. 직접 재활용은 이와 달리 양극재의 결정 구조를 최대한 유지한 채 리튬만 보충하거나 표면 결함만 복원해, 활물질을 ‘재생’하는 접근이다. 공정 단계가 짧아지는 대신, 원료가 되는 폐배터리의 화학적 균질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허 관점

US11631909B2(Methods and systems for scalable direct recycling of batteries, 출원인 Li Industries)의 청구항 핵심은 폐배터리를 복수의 코어 섹션(애노드부·캐소드부·분리막부·전해질 포함)으로 처리한 뒤, 이 코어 섹션들을 용매에 넣어 캐소드 재료의 혼합물을 만들어내는 단계다. 이 특허가 배경기술로 인용하는 US8,846,225(리튬 재도입 특허)는 습식제련 이후 리튬만 다시 넣어주는 종래 기술인데, Li Industries의 특허는 그 앞 단계 — 즉 배터리를 원소 단위로 완전 분해하지 않고도 처리 가능한 코어 섹션 단위로 스케일업하는 공정 — 를 청구범위로 확보했다는 점이 다르다.

이 특허 패밀리의 후속 특허(US12266772B2, US12431553B2)는 열처리 조건(온도·시간·분위기)을 더 세밀하게 청구항에 포함시켜, 초기 특허의 넓은 개념을 구체적인 공정 파라미터로 좁혀가는 전형적인 특허 포트폴리오 확장 패턴을 보여준다.

한계와 전망

직접 재활용은 폐배터리마다 열화 정도와 화학 조성이 제각각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힌다. 특허 문헌들이 열처리 조건을 세밀하게 규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도 이 균질성 문제를 공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EU가 재활용 배터리 사용 비율을 법제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앞으로는 회수율 자체보다 ‘재생된 소재의 성능 보증’ 관련 특허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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