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비는 음극이 양극보다 리튬을 얼마나 더 받아낼 수 있는지를 정하는 셀 설계의 첫 숫자다. 리튬 석출을 막는 안전 여유로만 알려져 있지만, 등록 특허 하나를 뜯어보면 이 숫자가 고충전 영역에서 흑연이 어떤 상태에 머무를지까지 정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N/P비는 ‘음극을 얼마나 넉넉하게 만들까’라는 안전 여유의 문제인 동시에, 셀이 가장 자주 쓰이는 충전 구간에서 흑연이 어떤 구조로 버틸지를 고르는 설계 변수다.
업계 상황부터 보자. 리튬이온 셀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맞추는 값 중 하나가 N/P비(Negative-to-Positive capacity ratio), 곧 마주 보는 단위 면적에서 음극 용량을 양극 용량으로 나눈 값이다. 충전하면 양극에서 빠져나온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들어가는데, 음극이 받아낼 자리가 모자라면 남은 리튬이 음극 표면에 금속으로 쌓인다. 이를 리튬 석출(lithium plating)이라 하고, 심해지면 나뭇가지 모양의 덴드라이트(dendrite)로 자랄 수 있다. 그래서 N/P비는 항상 1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 설계의 출발점이다[2].
긴장 요인은 여기서 생긴다. 음극을 넉넉하게 만들수록 석출 위험은 줄지만, 그만큼 셀 안에 ‘쓰이지 않는 음극’이 늘어난다. 실리콘을 섞는 음극은 흑연보다 더 큰 여유가 필요할 수 있어[2] 이 줄다리기가 더 팽팽해진다. 게다가 2023년 미국에서 등록된 한 셀 기업의 특허는 N/P비가 급속 충방전 뒤의 ‘일시적 출력 저하’와도 연결된다고 주장한다[1].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이것이다. N/P비는 얼마의 여유로 잡아야 하며, 그 숫자가 석출 방지 말고 무엇을 더 바꾸는가.
② 기본 원리 — N/P비는 ‘주차장 여유 칸’이다
충전을 ‘퇴근길 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상황’에 비유해 보자. 양극은 차량(리튬 이온)을 내보내는 쪽이고, 음극은 그 차량을 받는 주차장이다. 주차 칸이 차량 수와 딱 맞으면 계산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칸이 고르지 않게 그려졌거나 일부 칸이 막혀 있으면 차량이 길가에 불법 주차를 하게 된다. 이 불법 주차가 리튬 석출이다. 그래서 설계자는 주차 칸을 차량 수보다 조금 더 그려 둔다.

자료: US11769904B2 명세서 및 셀 설계 해설 자료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조금 더’에는 공정 공차가 들어간다. 코팅 두께가 위아래로 1%씩 흔들린다고 가정하면, 최악의 경우 양극은 1% 두껍고 음극은 1% 얇게 만들어진다. 이 경우에도 N/P비가 1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설계값을 최소 1.02 정도로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2]. 실제 설계 여유는 여기에 수명 중 음극 열화, 첫 충전 때 소모되는 리튬 등이 더해져 정해진다.
그런데 주차장에는 층이 있다. 흑연은 리튬이 들어가는 양에 따라 4단계, 3단계, 2단계, 1단계의 충전 단계 구조(stage structure)를 차례로 거친다[1].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1단계 구조에서는 흑연의 부피 변화가 크고, 2단계 구조에서는 상대적으로 작다[1]. 흔히 쓰이는 고충전 구간(SOC 70~90%)에서 흑연이 1단계 구조에 머물면, 급속 충방전을 반복할 때 전극 조립체가 빠르게 부풀었다 줄기를 되풀이하며 펌프처럼 전해액을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이 특허의 설명이다[1]. N/P비를 바꾸면 SOC 축 위에서 이 단계 경계가 움직인다. N/P비는 주차 칸의 개수이자, 어느 층부터 차가 차오를지를 정하는 값이기도 한 셈이다.
③ 비교 — N/P비 설계 구간별로 얻는 것과 잃는 것
| 설계 구간 | N/P비(무차원) 기준 | 기대 효과 | 대가·주의점 |
|---|---|---|---|
| 여유 부족 | 1 이하 | — | 음극 수용 공간 부족 → 리튬 석출·덴드라이트 위험[2] |
| 공차만 반영한 최소 여유 | 약 1.02(코팅 공차 ±1% 가정 시)[2] | 음극 비활성 부분 최소화 | 수명 중 열화·첫 사이클 손실은 미반영 |
| 실리콘 혼합 음극 | 흑연 단독보다 상당히 높은 값이 필요할 수 있음[2] | 고용량 음극재 활용 | 여유분만큼 에너지밀도 이득 일부 상쇄(정성) |
| US11769904B2 청구항 1 | NPR 1.45~1.90, AAR 0.75~0.90, NPR/AAR 1.60~2.55[1] | 고SOC 급속 충방전 뒤 출력 저하 억제 목적[1] | 음극 여유가 커 비활성 음극 비중 증가(정성) |
| US11769904B2 청구항 2 | NPR 1.05~1.40, AAR 0.55~0.65, NPR/AAR 1.60~2.55[1] | 같은 목적, 낮은 NPR 영역 | 음극 비활성 리튬 비중이 큰 조건과 짝을 이룸 |
| 선행문헌(특허 배경기술 인용) | 양극/음극 용량비 0.6~0.9(역수 환산 시 N/P 약 1.11~1.67)[1] | 차량용 셀 설계 사례 | 역수 환산은 편집부 계산 |
자료: US11769904B2 명세서·청구항[1], 셀 설계 해설 자료[2]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표가 말하는 것: 공차만 반영하면 N/P비 1.02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등록 특허는 NPR 1.05~1.90이라는 훨씬 넓은 범위를 비활성 리튬 지표(AAR)와 묶어 권리화했다. 같은 N/P비라도 음극에 묶여 있는 비활성 리튬의 양에 따라 ‘좋은 설계’와 ‘나쁜 설계’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④ 특허 관점 — 숫자 하나가 아니라 ‘비율의 비율’을 청구했다
핵심 특허는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앤 솔루션즈(Prime Planet Energy & Solutions)의 US11769904B2(발명의 명칭: Nonaqueous electrolyte secondary battery)다. 우선일 2020-08-11(일본 출원 2020-135765), 미국 출원일 2021-07-12, 공개(US20220052373A1) 2022-02-17, 등록일 2023-09-26이며, Google Patents 기준 법적 상태는 Active(예상 만료 2041-10-26)다. 등록 청구항은 2개로, 두 항 모두 독립항이다[1].
이 특허에서 먼저 짚을 용어가 둘 있다. NPR은 음극 충전 용량을 양극 충전 용량으로 나눈 값으로 사실상 N/P비다. AAR은 음극의 유효 방전 용량을, 음극에 묶여 더는 쓰이지 않는 ‘비활성 리튬’에 해당하는 용량과 유효 방전 용량의 합으로 나눈 값이다[1]. 명세서는 NPR이 클수록 3단계/2단계 경계가 고SOC 쪽으로, AAR이 클수록 2단계/1단계 경계가 저SOC 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하고, 두 값의 비(NPR/AAR)로 SOC 70~90% 구간에 흑연 2단계 구조를 맞춘다는 논리를 편다[1].
|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 권리 범위상의 의미 |
|---|---|
| (a) 전극 조립체와 전해액을 갖고, 조립체의 적어도 일부가 전해액에 함침된 비수전해질 이차전지 | 일반적 리튬이온 셀 대부분이 해당 — 한정 효과 작음 |
| (b) 조립체는 양극·음극·분리막을 포함하고, 분리막이 두 전극을 분리 | 통상 구성 |
| (c) 음극 활물질이 흑연을 포함 | 흑연 계열로 한정 — 흑연을 일부라도 쓰면 충족 가능성 |
| (d) NPR/AAR이 1.60 이상 2.55 이하 | 핵심 한정 — N/P비 단독이 아니라 비활성 리튬 지표와의 비율로 범위를 설정 |
| (e) 추가로 NPR 1.45~1.90, AAR 0.75~0.90을 동시에 만족 | 청구항 1의 적용 창을 고NPR 영역으로 좁힘(청구항 2는 NPR 1.05~1.40, AAR 0.55~0.65) |
자료: US11769904B2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권리 범위의 무게중심은 (d)와 (e)다. 흥미로운 점은 AAR이 ‘설계 도면의 숫자’가 아니라 제조·활성화 이후에 측정되는 상태량이라는 데 있다. 같은 도면으로 만든 셀이라도 화성(formation) 조건이나 측정 시점에 따라 AAR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침해 소지를 다툴 때는 ‘어떤 셀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측정했는가’가 먼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명세서는 단극 셀과 dV/dQ 분석을 이용한 측정 방식을 설명하고 있어[1], 이 측정 방식이 청구항 해석의 기준선으로 쓰일 가능성도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포함): 문언상으로는 NPR 1.40~1.45 사이, 또는 AAR 0.65~0.75 사이처럼 두 청구항의 창 사이에 놓이는 설계가 먼저 떠오른다. 예컨대 NPR 1.20에 AAR 0.80인 셀은 NPR/AAR이 1.50으로 (d)부터 벗어난다. 그러나 반론도 분명하다. AAR은 사이클이 진행되며 변하는 값이므로, 출하 시점에는 범위 밖이던 셀이 사용 중 범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 또 수치 한정 발명은 균등론 적용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지만, 측정 편차 범위 안의 근접 설계는 다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회피 설계를 택한다면 출하 시점과 수명 말기 양쪽의 NPR·AAR 측정 기록을 함께 남겨 두는 편이 방어에 유리하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이 특허의 배경기술은 양극/음극 용량비를 0.6~0.9로 한 일본 공개특허 2002-203608을 선행문헌으로 인용한다[1]. N/P비 단독 범위는 오래전부터 공개된 영역이고, US11769904B2는 여기에 ‘비활성 리튬’과 ‘흑연 단계 구조’라는 새 축을 더해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읽힌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N/P비를 ‘석출 방지용 안전계수’에서 ‘운전 구간 최적화 변수’로 다시 보는 관점은 급속 충전과 고출력 반복이 잦은 차량용 셀에서 설계 여지를 넓혀 줄 수 있다. 같은 소재로도 N/P비와 활성화 조건만 조정해 특정 SOC 구간의 거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1].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특허가 제시하는 메커니즘(흑연 부피 변화에 따른 전해액 펌핑)은 명세서 스스로 ‘추정을 포함한다’고 밝히고 있다[1]. 실리콘 비중이 커지는 음극에서는 부피 변화의 주인공이 흑연이 아니라 실리콘이 되므로, 흑연 단계 구조로 창을 맞추는 논리가 그대로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N/P비 여유는 다시 ‘석출 방지’라는 본래 역할 쪽으로 무게가 옮겨 간다.
전략적 대안은 N/P비를 설계값 하나가 아니라 ‘설계 N/P, 활성화 후 유효 N/P, 수명 말기 N/P’의 세 시점 값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석출 여유와 운전 구간을 동시에 점검할 수 있고, IP 측면에서는 비활성 리튬 지표를 쓰는 청구항과의 거리를 시점별로 증명할 근거가 된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자사 흑연 계열 셀의 NPR과 활성화 후 비활성 리튬 비율(AAR에 해당하는 값)을 한 표로 정리해, 두 값이 US11769904B2 청구항 1·2의 창(NPR/AAR 1.60~2.55)과 겹치는지 먼저 대조해 볼 것. 겹친다면 측정 방법과 측정 시점을 포함한 FTO(침해 여부) 검토를 별도로 요청하는 것이 좋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US11769904B2의 일본·중국 등 패밀리 특허 구성과 각국 등록 여부는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다.
- ‘실리콘 혼합 음극은 더 높은 N/P비가 필요할 수 있다’는 내용은 해설 자료 1건에 근거하며, 구체적 권장 수치는 확인하지 못했다.
- N/P비 여유가 셀 에너지밀도(Wh/kg)를 얼마나 깎는지에 대한 정량 자료는 이번에 확보하지 못해 정성 비교로만 적었다.
- 선행문헌 JP2002-203608은 US11769904B2 명세서의 인용 내용으로만 확인했으며 원문은 별도로 열람하지 않았다.
출처
- Google Patents, US11769904B2 「Nonaqueous electrolyte secondary battery」 서지사항·명세서·청구항 1~2(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 Kerem Batuş, 「Why N/P Ratio Matters in Lithium-Ion Cells」, Battery Design, 2025-09-05(2025-12-09 수정).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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