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등록된 안정화 리튬 금속 분말(SLMP) 제조 특허 US7588623B2의 존속기간 만료 예정일이 2026년 11월 25일입니다. 사전리튬화(pre-lithiation)라는 기술을 지탱해 온 가장 오래된 권리 축 하나가 곧 풀린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것을 “이제 사전리튬화는 자유롭게 쓸 수 있다”로 읽으면 위험합니다. 실제 방어선은 물질이 아니라 공정 조건으로 옮겨가 있고, 그쪽 권리는 2034년에서 2038년까지 남아 있습니다.
1. 무엇이 화제인가 — 실험실 용어가 라인 공정표에 올라왔다
업계 상황부터 정리하겠습니다. 2026년 8월,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IOP CAS)가 쑤저우에서 가동 중인 전고체 파일럿 라인의 구성이 공개됐습니다. 셀 기준 0.2 GWh 목표의 이 라인은 전극 일체화, 이온전도막, 사전리튬화, 열 라미네이션, 가압 스택을 5대 핵심 공정으로 묶었습니다. 같은 주에 장비사 리위안헝(利元亨)이 최상위 고객사의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수주하고 검수를 통과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여기서 긴장이 생깁니다. 사전리튬화는 2000년대 중반부터 논문과 특허에는 꾸준히 등장했지만, 실제 양산 라인의 공정 목록에 이름을 올린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안전과 원가 때문에 “좋은 건 아는데 못 쓰는 기술”로 분류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리콘계 음극 비중이 올라가고 전고체 파일럿 라인이 실체화되면서, 이 공정이 갑자기 견적서 항목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지금 사전리튬화에 진입하려는 기업은 어떤 권리 지형을 마주하는가. 그리고 흔히 인용되는 “원천특허 만료”라는 근거는 실무에서 얼마나 유효한가.
2. 기본 원리 — 첫 충전에서 사라지는 리튬을 미리 채워 넣는다
리튬이온 셀을 처음 충전하면 음극 표면에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 고체 전해질 계면층)라는 얇은 보호막이 생깁니다. 이 막은 셀 수명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리튬을 소모합니다. 일종의 입장료입니다. 한 번 내면 돌려받지 못합니다.
문제는 이 입장료를 낼 리튬이 오직 양극에서만 나온다는 점입니다. 셀 안의 리튬 총량은 양극이 처음 들고 온 만큼으로 고정돼 있으므로, SEI가 가져간 리튬은 그대로 셀 용량의 영구 손실이 됩니다. 이 손실 비율을 뒤집어 표현한 지표가 초기 쿨롱 효율(ICE, Initial Coulombic Efficiency)입니다.
흑연 음극은 입장료가 비교적 쌉니다. 반면 실리콘·실리콘 산화물(SiOx) 계열은 비표면적이 크고 충방전 중 부피가 크게 변해 SEI가 계속 새로 생기므로, 입장료가 훨씬 비쌉니다. 실리콘 함량을 올려 에너지 밀도를 얻으려 할수록 초기 손실이 커지는 구조적 딜레마가 여기서 나옵니다.
사전리튬화는 이 입장료를 개장 전에 대신 내주는 기술입니다. 양극이 아닌 별도의 리튬원을 셀 안에 미리 넣어 SEI 형성 몫을 충당하고, 양극이 가져온 리튬은 온전히 용량으로 쓰게 만듭니다. 개념은 단순한데 구현 방식이 셋으로 갈리고, 그 갈림이 곧 권리 지형의 갈림입니다.
3. 비교 — 사전리튬화 3경로, 무엇이 다른가
| 구분 | ① 리튬 금속 분말(SLMP) 도포 | ② 전기화학식 도핑 | ③ 양극 희생 첨가제 |
|---|---|---|---|
| 리튬 공급원 | 표면을 부동태화한 리튬 금속 분말 | 리튬 금속 스트립·대극 | 과리튬 산화물(Li5FeO4, Li6CoO4 등) |
| 투입 위치 | 전극 코팅·압연 이후 표면 | 전극 완성 후 별도 반응조 또는 스택 후 | 양극 슬러리 배합 단계 |
| 기존 라인 변경 | 도포·가압 설비 신설 | 함침·통전 설비 + 체류 시간 | 사실상 없음(배합 레시피 변경) |
| 환경·안전 요구 | 최상 — 초저노점 드라이룸, 발화 관리 | 중간 — 전해액 취급·통전 관리 | 낮음 |
| 주요 부작용 | 분말 균일 분산·부착 편차 | 공정 시간 증가, 배치 편차 | 분해 시 가스 발생 → 디개싱 부담 |
| 대표 특허 | US7588623B2 (FMC→Livent, 2009 등록) | US9705154B2 · US11183683B2 (LG에너지솔루션) | US10608279B2 (NanoGraf, 2020 등록) |
| 존속기간 만료 예정 | 2026-11-25 | 2034-07-07 · 2038-10-23 | 2035-06-22 |
이 표가 말하는 것. 세 경로는 성능이 아니라 “라인을 얼마나 뜯어야 하는가”로 갈립니다. 그리고 만료 예정일 행을 보면 순서가 정확히 뒤집혀 있습니다 — 도입이 가장 어려운 분말 경로의 권리가 가장 먼저 풀리고, 도입이 가장 쉬운 양극 첨가제 경로의 권리가 가장 늦게까지 남습니다. 특허가 풀린다고 해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남는 장벽이 법률에서 설비·안전으로 자리를 옮기는 구조입니다. (존속기간 만료 예정일은 Google Patents 표기 기준이며, 연차료 납부 상태와 국가별 패밀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특허 관점 — 만료되는 권리와 남는 권리
4-1. 만료가 임박한 축: SLMP 안정화 제조법
US7588623B2(FMC Corp 출원, 현 권리자 Livent USA Corp, 2006년 출원·2009년 등록)의 청구항 1은 리튬 금속을 융점 이상으로 가열하고, 교반하면서 불소화제와 접촉시켜 표면에 보호층을 형성하는 제조방법을 대상으로 합니다. 즉 권리 범위가 “분말이라는 물건”보다 “그 분말을 안정화하는 방법”에 걸려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자가 자주 넘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 특허가 만료되면 자유로워지는 것은 같은 방식으로 SLMP를 제조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셀 메이커가 라인에서 실제로 하는 일은 분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포하고 가압하고 전사하는 것입니다. 그 층위에는 후속 개량특허가 별도로 쌓여 있습니다. 원천특허 만료를 FTO(Freedom to Operate, 침해 여부 자유도) 확보와 동일시하는 순간 침해 소지를 놓치게 됩니다.
4-2. 오래 남는 축: 공정 조건 수치한정
LG에너지솔루션의 US11183683B2(2018년 출원·2021년 등록, 패밀리 CN110178252B·KR102261504B1·EP3561918B1)는 전형적인 수치한정형 청구항입니다. 청구항 1의 요지는 두 단계로, ① 전해액 안에서 리튬 금속을 전극에 20~50 kgf로 0.5~3시간 가압 접촉시켜 전리튬화하고, ② 리튬 금속을 제거한 뒤 같은 압력대로 2~6시간 안정화 처리를 하는 구성입니다. 핵심 효과는 실리콘계 음극의 부피 변화와 활물질 간 접촉 손실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같은 회사의 US9705154B2(2014년 출원·2017년 등록)는 장치 쪽입니다. 격벽으로 구획된 반응조에 유닛셀을 넣고 같은 극성끼리 도선으로 연결한 뒤, 리튬 금속판을 양극이 아닌 음극에 직결해 다수의 셀을 동시에 도핑하는 구성입니다. 양극 금속 이온이 음극 SEI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다는 효과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양극 경로에서는 NanoGraf의 US10608279B2(2018년 출원·2020년 등록)가 참고할 만합니다. 리튬화제를 Li2O, Li2O2, Li5FeO4, Li6CoO4, Li2S, LiN3 등으로 열거하는 방식입니다.
4-3. 회피설계 시나리오와 그 반론
수치한정 청구항은 겉보기에 회피가 쉬워 보입니다. 20 kgf 미만의 저압에서 시간을 늘리거나, 별도 가압 대신 롤 텐션으로 접촉압을 주는 구성을 택하면 문언 침해는 벗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열거형 청구항인 US10608279B2도 열거 밖의 과리튬 상을 쓰면 문언 범위를 피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시나리오에는 반론이 붙습니다. 균등론이 적용될 경우, 과제 해결원리가 같고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며 치환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다면 수치를 조금 벗어난 실시도 침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남습니다. 반대로, 출원 과정에서 해당 수치 범위를 “효과가 발현되는 임계 구간”으로 좁혀 등록받은 이력이 있다면 출원경과 금반언에 따라 균등 주장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회피 가능 여부는 청구항 문언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명세서와 심사 과정의 의견서 이력까지 함께 읽어야 방향이 잡힙니다.
5. 한계와 전망 — 낙관론의 반대편
낙관적으로 보면 그림은 깔끔합니다. 원천특허가 풀리고, 실리콘 함량은 올라가고, 전고체 파일럿 라인이 사전리튬화를 표준 공정으로 채택하고 있으니, 관련 설비·소재 수요가 따라 올라간다는 전개입니다.
반대 시나리오도 성립합니다. 사전리튬화가 필요한 근본 이유는 실리콘 비중 확대인데, 그 확대 자체가 늦어지면 이 기술의 도입 시점도 함께 밀립니다. 업계 컨센서스는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우선 적용, 황화물계 양산은 2028~2030년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게다가 시장 수요는 지금 ESS와 LFP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 2026년 7월 중국 동력전지 장착량에서 LFP 비중은 84.6%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LFP·ESS 용도에서는 초기 효율 몇 %보다 사이클 수명과 원가가 우선 지표이므로, 사전리튬화 설비에 선투자할 유인이 생각보다 약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대안 하나. 설비 선투자 대신 양극 희생 첨가제 경로를 되돌릴 수 있는 옵션으로 먼저 검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라인 변경이 배합 단계에 머물러 원복이 쉽고, 확보해야 할 권리도 조성물 한 층으로 단순합니다. 대신 분해 가스 발생량과 기존 디개싱 공정의 여유를 정량으로 먼저 재두어야 합니다. 이 경로의 권리가 가장 늦게까지 살아 있다는 점도 함께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기획·IP 담당자가 오늘 확인할 것
사내나 협력사에서 올라온 사전리튬화 검토 자료에 “원천특허 만료”가 근거로 적혀 있다면, 그 문장 옆에 두 가지를 별지로 요구하십시오. 첫째, 해당 특허번호의 대상국별 패밀리와 각국 존속기간. 둘째, 우리 라인이 실제로 밟게 될 단계(도포·가압·전사·배합)에 걸린 후속 특허 목록. 만료되는 것은 대체로 물질·제조 축이고, 라인이 밟는 단계는 다른 축에 걸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글은 공개된 특허 서지사항과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한 기술·산업 해설이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특허의 등록·존속·침해 판단은 관할 국가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의사결정 시에는 변리사·변호사의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참고 자료
- US7588623B2 — Stabilized lithium metal powder for li-ion application, composition and process (FMC Corp / Livent USA Corp)
- US11183683B2 · CN110178252B · KR102261504B1 · EP3561918B1 — Pre-lithiation method of negative electrode for secondary battery (LG Energy Solution)
- US9705154B2 — Method for prelithiation, method for fabricating lithium secondary battery comprising the method (LG Energy Solution)
- US10608279B2 — Cathode additives to provide an excess lithium source for lithium ion batteries (NanoGraf Corp)
- SMM(metal.com), 전고체 배터리 3대 전선 및 상장사 2026년 상반기 실적 리뷰 (2026-08-17~18)
- CnEVPost, 중국 2026년 7월 동력전지 장착량 통계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