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무엇이 화제인가
2026년 3월과 8월, CATL과 BYD가 각각 전고체 배터리의 가장 까다로운 난제인 ‘계면 열화(전극과 고체전해질이 맞닿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성능 저하)’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특허를 연달아 공개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2027년 파일럿 생산이라는 같은 목표를 말하지만, Google Patents 원문을 직접 확인한 결과 문제를 푸는 접근 방식은 정반대에 가까웠습니다. CATL은 ‘양극재 표면을 화학적으로 코팅’하는 소재 중심 해법을, BYD는 ‘전극 구조 자체를 물리적으로 변형’하는 구조 중심 해법을 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흔히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고체전해질 조성물’ 하나로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청구항을 뜯어보면 같은 문제를 서로 다른 층위(소재 vs 구조)에서 풀고 있어, 두 특허군이 향후 서로의 권리범위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공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결국 충돌 지점이 생길 것인지가 이 업계 IP 전략가들 사이의 실질적 관심사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 특허를 나란히 놓고 그 답을 가늠해봅니다.
② 기본 원리
초고니켈 양극재(니켈 함량이 매우 높은 삼원계 소재로,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편)와 황화물 고체전해질을 그냥 맞붙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비유하자면 ‘반응성이 강한 두 화학약품을 완충제 없이 직접 섞는 것’과 비슷합니다. 충방전이 반복될수록 접촉면에서 불필요한 부반응이 일어나 리튬플루오린화물(LiF)이나 황화니켈(NiS) 같은 찌꺼기가 쌓이고, 이 찌꺼기 층이 전기저항을 높여 배터리의 첫 효율과 수명을 갉아먹습니다.
CATL의 해법은 이 두 화학물질 사이에 ‘완충 코팅층’을 하나 더 끼워 넣는 것입니다. 양극 소재(모재) 표면에 먼저 리튬지르코네이트 계열(LZO) 코팅을 입히고, 그 위에 다시 나시콘(NASICON, 이온이 통과하기 쉬운 인산염 골격 구조를 가진 고체전해질 소재) 계열 코팅을 한 번 더 씌우는 2단 코팅 방식입니다. 반면 BYD의 해법은 코팅이 아니라 ‘길을 뚫는’ 접근입니다. 전극 표면에 일부러 오목한 홈(리세스)을 파고, 그 홈 안에 고체전해질을 채워 넣어 이온이 다니는 통로를 짧고 곧게 만듭니다. 앞서 ②에서 설명한 ‘도로 공사’ 비유를 다시 쓰면, CATL은 도로와 지반 사이에 완충용 자갈층을 까는 쪽이고, BYD는 아예 도로 자체의 굴곡을 줄이는 쪽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③ 비교: CATL vs BYD 전고체 계면 특허
| 구분 | CATL (CN121964524A) | BYD (CN121768970A) |
|---|---|---|
| 출원인 | 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td. | BYD Co., Ltd. |
| 출원번호 / 우선권일 | CN202610409310.1A / 2026-03-31 | CN202511149912.XA / 2025-08-15 |
| 공개일 / 상태 | 2026-05-01 / 심사 계속(Pending) | 2026-03-31 / 심사 계속(Pending) |
| 해법의 층위 | 소재 화학 (2단 코팅 조성) | 전극 구조 (리세스 충전 설계) |
| 핵심 청구 대상 | LZO 제1코팅층 + NASICON형 인산염계 제2코팅층을 갖는 양극활물질 | 활물질층 표면 오목부(리세스)에 제1고체전해질을 충전한 극판 구조 |
| 고체전해질 종류(청구항 기재) | 인산염계(리튬-게르마늄/실리콘/알루미늄/붕소/티타늄/니오븀 인산화물) | 산화물·황화물·할라이드·폴리머 중 선택(바람직하게 황화물) |
이 표가 말하는 것: 두 특허는 우선권일이 약 7개월 차이 나고(BYD가 선행), 공개일도 CATL이 한 달가량 늦습니다. 청구항의 핵심 구성요소가 ‘코팅 소재'(CATL)와 ‘전극 구조'(BYD)로 서로 다른 층위에 위치해 있어, 표면적으로는 권리범위가 정면충돌하기보다 병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다만 이는 공개된 청구항만을 기준으로 한 예비적 판단이며, 확정적 결론은 아닙니다).
④ 특허 관점: 청구항 요지·출원 흐름·회피 포인트
CN121964524A의 독립항(청구항 1)은 “정극 활물질이 매트릭스 재료, 매트릭스 표면 일부를 덮는 제1코팅재(LZO 함유), 그리고 제1코팅재 표면을 덮는 제2코팅재(고체전해질 재료)를 포함한다”는 구조로 되어 있어, 권리 범위가 ‘두 겹 코팅’이라는 구성 자체에 걸려 있습니다. 이 청구항을 침해 소지 없이 우회하려는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코팅층을 한 겹으로 줄이거나 LZO 대신 다른 완충 소재(예: 리튬란타넘지르코네이트 계열)를 쓰는 방식의 회피 방안을 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CATL의 종속항들이 코팅 두께·조성비의 세부 수치범위까지 폭넓게 커버하고 있어(청구항 4~9), 실제 FTO 판단을 위해서는 자사 코팅 공정의 정확한 두께·조성 데이터를 놓고 청구항 문언 대 문언으로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CN121768970A는 독립항(청구항 1)에서 “집전체와 활물질층을 포함하는 전극에서, 활물질층 표면에 오목부가 형성되고 그 오목부 깊이가 활물질층 두께보다 작으며, 오목부에 제1고체전해질을 포함하는 필러가 충전된다”는 구조를 청구합니다. 종속항에는 오목부 깊이와 활물질층 두께의 비율(0.4~0.8), 오목부 간 최소거리, 배열 형태(사각형·평면 등)까지 수치로 특정되어 있어(청구항 2~4), 권리범위가 상당히 구체적인 기하학적 파라미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로는, 오목부의 깊이 비율을 청구범위(0.4~0.8) 밖으로 설계하거나, 오목부 대신 연속된 미세홈(그루브) 형태로 변형하는 방안이 이론적으로 거론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는, BYD가 이미 6건의 관련 특허를 잇달아 출원하며 파라미터 범위를 세분화된 여러 종속항으로 촘촘히 방어하고 있어, 특정 수치를 살짝 비껴가는 정도의 설계 변경만으로는 회피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두 출원 모두 아직 등록 전 심사 계속 상태(Pending)이므로, 최종 청구항의 범위는 심사 과정에서 보정을 거쳐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등록 여부와 최종 권리범위는 어디까지나 현재로서는 가능성의 영역에서 지켜봐야 할 사안입니다.
⑤ 한계 및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두 회사의 해법이 층위를 달리하기 때문에 상호 라이선스 없이도 각자 양산에 나설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반대 시나리오도 가능성으로 남겨둬야 합니다. 만약 CATL이 후속 출원에서 코팅재 위에 다시 오목부 구조를 추가하는 결합형 청구항을 낸다면(혹은 그 반대로 BYD가 오목부 충전재에 다층 코팅 개념을 결합한다면), 두 특허군은 실시 단계에서 사실상 하나의 셀 구조 안에 동시에 걸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전략적 대안으로는, 국내 셀메이커나 소재사가 이 두 특허의 회색지대 — 즉 ‘코팅과 구조를 동시에 쓰지 않는’ 제3의 접근(예: 전해질 자체의 조성 구배를 이용해 계면 반응성을 낮추는 방식) — 을 별도로 특허화해 선점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는 상용화 경쟁이 격화될수록 라이선스 협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방향입니다.
액션 아이템: IP 담당자는 CN121964524A와 CN121768970A 두 건에 대해 우선 심사경과(Legal events) 알림을 설정해, 등록 결정 또는 보정 청구항 공개 시점을 놓치지 않고 자사 전고체 개발 로드맵과 대조하는 절차를 이번 분기 내 마련할 것을 권합니다.
※ 본 글의 특허 분석은 2026년 8월 기준 Google Patents에 공개된 출원 정보 및 청구항을 근거로 한 예비적 해석이며, 최종 등록 여부·권리범위·침해 판단을 확정하지 않습니다. 실제 회피설계나 FTO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반드시 별도의 전문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