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화제인가: 셀이 굵어질수록 열은 코어에 갇힌다
지름 46mm 원통형(46시리즈) 셀 경쟁에서 탭리스 전극 다음의 특허 쟁점은 ‘열이 빠져나가는 길’이다. 셀이 굵어지면 부피는 크게 늘지만 표면적은 그만큼 늘지 않아, 권취체 한가운데(코어)에서 생긴 열이 바깥으로 나오기 어려워진다. 이 글은 공개된 특허 세 건을 셀 전극 구조, 셀 내부, 모듈 냉각이라는 세 층위로 나눠 읽고, 각 층위의 권리 범위와 회피 여지를 정리한다.
업계 상황부터 보면,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은 2024년 2월 15일 보도에서 “8~9월 정도에 4680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생산지로 오창 공장이 거론됐다. 이후 2025년 1월 21일 보도는 오창 공장의 4680 양산이 2024년 11월 이후 시작됐으며 초기 물량은 고객 검증용 수준이라고 전했다. 삼성SDI는 2025년 3월 31일 46파이 배터리(4695, 지름 46mm·높이 95mm) 양산을 발표했다. 셀은 천안사업장 마더라인에서 생산하고, 마이크로모빌리티용으로 미국 고객사에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긴장 요인은 크기 그 자체다. 외장 치수만으로 단순 계산하면 4680의 부피는 2170의 약 5.5배다. 반면 부피당 표면적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탭리스 구조가 전기 저항을 낮춰 발열량을 줄였다면, 이제는 남은 열을 어떤 경로로 빼낼지가 설계와 특허의 다음 과제가 된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세 가지다. 큰 원통형 셀에서 열은 어디에 쌓이는가, 공개 특허는 그 문제를 어느 층위에서 청구하는가, 그리고 기획·IP 담당자는 FTO(침해 여부 검토)를 어떻게 나눠 설계해야 하는가이다.
기본 원리: 굵은 통나무는 속까지 식는 데 오래 걸린다
원통형 셀은 양극·분리막·음극을 김밥처럼 말아 넣은 권취체(젤리롤)를 금속 캔에 담은 구조다. 충·방전 중 열은 권취체 전체에서 생기지만, 빠져나가는 출구는 캔 표면뿐이다. 가는 장작은 금방 식지만 굵은 통나무는 겉이 식어도 속이 뜨겁게 남는 것과 같다.
자료: WO2020096973A1, US20240006722A1 명세서 설명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한 개념도
열이 코어를 벗어나는 길은 크게 두 방향이다. 하나는 권취체의 반지름 방향으로 여러 겹의 전극과 분리막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층마다 경계가 있어 열이 잘 건너가지 못한다. 다른 하나는 전극 집전체(금속 포일)를 따라 셀의 위아래, 즉 축 방향으로 빠지는 길이다. 금속 포일은 열을 잘 전하므로, 포일 가장자리가 캔 바닥이나 집전판과 넓게 닿으면 이 길이 넓어진다.
탭리스 구조가 열 문제와 연결되는 지점이 여기다. 테슬라의 WO2020096973A1(발명의 명칭 “A cell with a tabless electrode”) 명세서는 전극 길이 전체에 걸친 전도부가 캔과 닿는 면적이 사실상 셀 지름의 100%를 차지해, 셀 바닥을 통한 열전달, 특히 음극에서의 열전달이 개선된다고 기재한다. 즉 탭리스는 전기 경로 단축 기술이면서 동시에 축 방향 방열 통로를 넓히는 기술이기도 하다.
그래도 코어 문제는 남는다. LG에너지솔루션의 US20240006722A1 명세서는 전극조립체의 바깥 지름이 커질수록 코어에서 바깥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열이 코어에서 잘 빠지지 않으면 코어부의 고온으로 분리막 수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명세서는 46mm 지름 셀을 직접 언급한다.
비교: 셀 크기와 방열 조건, 그리고 특허의 층위
아래 첫 번째 표는 외장 치수(지름·높이)만으로 계산한 단순 기하 값이다. 캔 두께, 권취체 내부 공극, 실제 에너지 용량은 반영하지 않았다.
| 규격 | 지름(mm) | 높이(mm) | 부피(cm³) | 2170 대비 부피 | 부피당 표면적(mm⁻¹) |
|---|---|---|---|---|---|
| 2170 | 21 | 70 | 24.2 | 1.0배 | 0.219 |
| 4680 | 46 | 80 | 133.0 | 약 5.5배 | 0.112 |
| 4695 | 46 | 95 | 157.9 | 약 6.5배 | 0.108 |
자료: 규격명 표기 치수로 편집부 계산. 4695 치수는 삼성SDI 발표(2025-03-31)
이 표가 말하는 것: 4680은 2170보다 부피가 약 5.5배 크지만 부피당 표면적은 약 51% 수준(0.219→0.112mm⁻¹)으로 줄어든다. 삼성SDI가 4695의 에너지 용량을 21700 대비 약 6배 이상으로 발표한 것도 이 부피 차이와 같은 방향의 수치다.
| 층위 | 대표 문헌 | 출원인 | 우선일 | 상태(Google Patents) | 열과 관련된 핵심 |
|---|---|---|---|---|---|
| 셀 전극 구조 | WO2020096973A1 | Tesla Inc | 2018-11-05 | Ceased(PCT 단계) | 전극 전도부가 캔과 넓게 접촉해 바닥 방향 열전달 개선 |
| 셀 내부(코어) | US20240006722A1 | LG Energy Solution | 2021-04-08 | Pending(심사 중) | 권취 중심 쪽 전극 가장자리에 고정부를 두어 분리막 수축 억제 |
| 모듈 냉각 | WO2017043889A1 / US10347880B2 | LG Chem(현 LG Energy Solution) | 2015-09-08 | WO: Ceased / US: Active(2037-02-10 만료 예정) | 쿨링 핀 하단 플랜지가 냉각판 슬릿을 관통해 하면과 접촉 |
자료: Google Patents 서지 및 청구항·명세서(WO2020096973A1, US20240006722A1, WO2017043889A1, US10347880B2)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세 문헌은 같은 ‘방열’을 다루지만 청구 대상이 전극, 권취체 내부, 모듈로 서로 다르다. 따라서 한 층위의 FTO 결과가 다른 층위의 침해 소지를 대신 판단해 주지 않는다.
특허 관점: 셀 안쪽으로 이동하는 권리 범위
원문 정정: 원문은 WO2017043889A1(냉각 성능이 개선된 배터리 모듈)을 원통형 셀 모듈의 냉각 설계로 설명했다. Google Patents 기준 이 특허의 출원인은 LG Chem이고, 명세서가 전제하는 셀은 파우치형 이차전지다. 청구항 1은 슬릿이 형성된 판상 냉각판, 그 위에 세워 나란히 배치된 셀, 셀 일면과 접하는 벽면과 이 벽면에 일체로 형성되어 슬릿을 관통해 냉각판 하면에 닿는 하단 플랜지를 가진 쿨링 핀으로 구성된다. 종속항에는 냉각수 유로를 가진 히트싱크, 알루미늄 합금 등 열전도성 금속 재질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 특허는 원통형 대형화 이전 세대의 ‘모듈 층위 방열’ 사례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셀 내부 층위: US20240006722A1(출원인 LG Energy Solution, 우선일 2021년 4월 8일, 출원일 2022년 4월 7일, 공개일 2024년 1월 4일)의 청구항 1은 권취형 전극조립체에서 제1 전극이 전극 활물질층 위에 고정부를 갖고, 이 고정부가 권취 중심에 가장 가까운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분리막의 적어도 일부에 고정되는 구성을 요지로 한다. 명세서는 고정부의 예로 열 안정성을 가진 라미네이션 테이프를 든다. 이 출원은 Google Patents 기준 심사 중(Pending)이므로 최종 등록 시 청구항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자료: US20240006722A1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통찰: 방열 특허의 무게중심이 ‘열을 빼는 부품’에서 ‘열이 남아 있을 때 버티는 구조’로 옮겨 가고 있다. 2015년 우선일의 모듈 특허는 냉각판과 셀 사이의 접촉 면적을 늘려 열을 빼내는 데 집중했다. 2018년 우선일의 탭리스 특허는 전극 자체를 방열 통로로 활용했다. 2021년 우선일의 LG에너지솔루션 출원은 코어의 열이 다 빠지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그 상태에서 분리막이 수축하지 않도록 기계적으로 붙잡는 방식을 청구한다. 셀이 굵어질수록 ‘냉각’만으로는 코어 온도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청구항 설계에 반영된 흐름으로 읽힌다.
회피 포인트: US20240006722A1의 핵심 한정은 고정부의 위치(권취 중심에 가장 가까운 가장자리)와 고정 대상(분리막)이다. 분리막 수축 억제를 고정부가 아닌 내열 코팅 분리막 등 소재 쪽에서 달성하거나, 코어부에 중공 구조를 두어 열이 쌓이는 조건 자체를 바꾸는 설계는 이 구성요소를 결여할 여지가 있다. 모듈 층위의 US10347880B2는 ‘슬릿 관통 플랜지’가 핵심이므로, 쿨링 핀을 냉각판 상면에만 접합하거나 냉각판 일체형 핀 구조를 쓰면 문언 범위와 거리를 둘 수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다만 고정부의 위치를 조금 옮기거나 테이프를 다른 부착 부재로 바꾼 설계가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코어부 분리막 수축 억제)을 같은 방식으로 달성한다면 균등론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심사 중인 출원은 보정으로 청구항이 좁아질 수도, 계속출원으로 다른 각도의 권리가 추가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 시점의 청구항만 보고 회피를 확정하기보다 등록 시점과 패밀리 확장을 함께 추적해야 한다.
한계와 전망
셀이 커질수록 못 관통 시험 같은 안전 시험을 통과시키기 위한 설계도 까다로워진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원통형 대형화 경쟁이 이어지는 한, 방열 특허는 냉각판 설계를 넘어 셀 내부 열전도 경로 자체를 재설계하는 방향, 예컨대 축 방향 방열 통로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2025년 1월 보도가 전한 것처럼 4680의 초기 물량이 고객 검증 수준에 머물고 수요 확대가 늦어진다면, 셀 내부 방열 특허는 실제 제품에서 실시되지 않은 채 권리로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권리 행사보다 교차 라이선스 협상 카드로서의 가치가 먼저 부각될 수 있다.
전략적 대안은 방열 관련 FTO를 전극 구조, 셀 내부, 모듈 냉각의 세 층위로 나눠 각각 검토하는 것이다. 셀 제조사와 모듈·팩 제조사가 다른 공급망에서는 층위별로 침해 소지를 부담하는 주체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급 계약의 IP 보증 조항도 같은 층위 구분을 따라 설계하는 편이 안전하다.
실무 액션: 46시리즈 셀을 도입하거나 개발하는 기획·IP 담당자는 US20240006722A1의 심사 경과와 패밀리 출원 현황을 모니터링 목록에 올리고, 자사 설계의 코어부 분리막 처리 방식(고정 부재 유무와 위치)을 청구항 1의 구성요소와 1:1로 대조해 두어야 한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원문이 언급한 LG에너지솔루션의 열폭주 방지 특허 축적 현황(구체 특허번호 미확인)
- 원문이 언급한 테슬라 측 ‘건식전극 접착 부동태막 조성물’ 특허의 존재와 번호
- WO2020096973A1의 미국 등 개별국 패밀리 등록 여부와 청구항
- US20240006722A1의 한국 우선권 출원(10-2021-0045993) 및 해외 패밀리의 등록 여부
- 대형 원통형 셀의 못 관통 시험 관련 업계 지적의 1차 출처
출처
- Google Patents, WO2017043889A1 / US10347880B2 서지·청구항
- Google Patents, WO2020096973A1 “A cell with a tabless electrode” 서지·명세서
- Google Patents, US20240006722A1 “Electrode assembly, battery cell, battery pack, and vehicle” 서지·청구항·명세서
- 디일렉, 「김동명 LG엔솔 사장 “8월 한국서 4680 배터리 양산”」, 2024-02-15
- 디지털데일리, 「LG엔솔, 작년 말 4680 양산 돌입…테슬라 부진에 물량 확대는 ‘쉼표’」, 2025-01-21
- 삼성SDI 뉴스룸, 「삼성SDI, 차세대 46파이 배터리 양산…美고객사 초도 공급」,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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