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셀을 뜯어 보면 음극이 양극보다 가장자리마다 조금씩 더 넓다. 이 ‘음극 오버행(anode overhang)’이 왜 필요한지, 그 대가로 무엇을 치르는지, 그리고 ‘오버행이 필요 없는 조건’을 청구한 특허가 거꾸로 무엇을 말해 주는지 정리한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음극 오버행은 흑연처럼 낮은 전위에서 작동하는 음극을 쓰기 때문에 드는 ‘보험’이며, 그 보험료는 에너지밀도와 ‘가역 용량 변동’이라는 측정상의 혼선으로 지불된다. 음극 전위가 충분히 높으면 이 보험이 필요 없다는 특허 청구항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를 거꾸로 보여준다.
업계 상황부터 보자. 셀 설계에서 음극을 양극보다 크게 만드는 것은 오랫동안 기본 설계 규칙처럼 여겨져 왔다. 양극 가장자리에서 나온 리튬이 받아 줄 음극이 없는 곳에 도달하면, 그 자리에 금속 리튬으로 석출(lithium plating)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메드트로닉(Medtronic)의 특허 명세서도 음극이 양극 가장자리를 넘어서도록 하는 것을 리튬 석출 방지를 위한 전통적 설계로 설명한다[3].
긴장 요인은 이 보험의 비용이다. 양극과 마주 보지 않는 음극, 즉 오버행 부분은 에너지 저장에 직접 기여하지 않으면서 공간과 재료를 차지한다. 게다가 오버행은 셀이 쉬는 동안 리튬을 천천히 빨아들였다가 내놓으며 용량 측정값을 흔든다[1][2]. 그래서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이것이다. 오버행은 정확히 무엇을 막고 무엇을 비용으로 치르며, 특허는 이 설계 규칙의 어느 지점을 권리로 잡고 있는가.
② 기본 원리 — 물받이가 화분보다 넓어야 하는 이유
오버행은 화분과 물받이의 관계와 같다. 물을 줄 때 물받이가 화분보다 작으면 가장자리로 흐른 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충전은 양극(화분)에서 음극(물받이)으로 리튬을 옮기는 과정이다. 양극 가장자리에서 출발한 리튬이 받아 줄 음극을 찾지 못하면, 음극 끝단에 몰리거나 금속으로 쌓일 수 있다. 그래서 물받이를 화분보다 조금 넓게 만드는 것이다.

자료: Lewerenz et al.(2018), Fath et al.(2020) 및 US8105714B2 명세서의 설명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그런데 물받이의 바깥 테두리, 즉 오버행 부분에도 리튬이 조금씩 옮겨 간다. 양극과 마주 보는 대향부(facing region)와 오버행 사이에는 리튬 농도 차가 생기고, 리튬은 이 차이를 따라 옆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다섯 가지 충전 상태(SOC)에서 캘린더 노화(보관 중 노화) 시험을 분석한 연구는, 초기의 비선형 용량 감소가 오버행으로의 리튬 이동에 따른 ‘가역적’ 손실이고, 그 뒤 100~200일에 걸친 선형 감소가 ‘비가역적’ 노화라고 구분했다. 선형 구간을 t=0으로 외삽하면 오버행으로 이동한 리튬 양을 추정할 수 있으며, 이 측면 리튬 흐름은 온도 의존성을 보였다[1].
다른 연구는 3전극 셀에서 양극 지름을 바꿔 오버행 면적을 조절하고, 분리막 특성이 오버행과 활성 영역 사이의 균형 속도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런 모델은 사이클·캘린더 노화 시험에서 가역·비가역 손실을 더 신뢰성 있게 분리하고 실제 건강 상태(SOH, State of Health)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2]. 오버행은 셀을 지키는 구조이면서, 동시에 셀의 수명 데이터를 읽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구조다.
③ 비교 — 오버행을 다루는 세 가지 설계
| 항목 | 통상 오버행 설계(저전위 음극) | 오버행 없는 설계(US8105714B2) | 오버행 + 정렬 유지 구조(US20240429455A1) |
|---|---|---|---|
| 전극 면적 관계 | 음극 도포 면적 > 양극 도포 면적[3] | 음극 도포 면적 ≤ 양극 도포 면적[3] | 음극 가장자리에 연장부를 두고 분리막 절곡부가 양극 측면을 덮음[4] |
| 음극 전위 조건 | 한정 없음(흑연 등) | 리튬 기준 0.2 V 초과[3] | 한정 없음[4] |
| 주된 목적 | 가장자리 리튬 석출 방지[3] | 에너지밀도 개선·제조 단순화[3] | 진동·충격 시 정렬 어긋남과 리튬 석출 방지[4] |
| 부수 효과 | 오버행으로의 리튬 이동에 따른 가역 용량 변동[1][2] | 이 글에서 정량 미확인 | 이 글에서 정량 미확인 |
자료: Lewerenz et al.(2018)[1], Fath et al.(2020)[2], US8105714B2[3], US20240429455A1[4]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표가 말하는 것: 오버행의 필요성은 음극 소재의 작동 전위에 묶여 있다. 음극 전위를 리튬 기준 0.2 V 초과로 올리면 면적 관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청구항이 있다는 것은, 오버행이 ‘보편 규칙’이 아니라 ‘흑연 시대의 조건부 규칙’임을 뜻한다.
④ 특허 관점 — ‘음극이 더 크지 않아도 된다’는 청구항
메드트로닉의 US8105714B2(「Lithium-ion battery」)는 오버행 규칙을 정면으로 뒤집는 청구항을 갖고 있다. Google Patents 기준 우선일 2004-10-29, 출원일 2007-07-13, 등록 2012-01-31, 법적 상태 Active(예상 만료 2028-03-09)이며, 2004~2005년 선출원들의 일부계속출원(CIP)으로 표시된다. 청구항은 35개다[3][5]. 청구항 1을 구성요소 단위로 재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 권리 범위상의 의미 |
|---|---|
| (a) 대체로 평판형인 양극과 음극이 번갈아 배치되어 전극 적층체를 이루는 리튬이온 전지일 것 | 구조 한정 — 평판 적층형(권취형 젤리롤은 문언상 대상이 아닐 가능성) |
| (b) 각 전극은 두 면을 가진 집전체와, 적어도 한 면에 도포된 활물질로 이루어질 것 | 통상의 전극 구성 |
| (c) 음극 활물질의 전위가 리튬 기준 전극 대비 0.2 V보다 클 것 | 소재 조건 한정 — 흑연 같은 저전위 음극은 제외될 가능성 |
| (d) 음극 집전체 중 활물질로 덮인 면적이 양극 집전체 중 활물질로 덮인 면적보다 크지 않을 것 | 오버행 규칙의 반전 — 음극 도포 면적 ≤ 양극 도포 면적이라는 핵심 한정 |
자료: Google Patents US8105714B2 서지사항 및 청구항 1(Justia Patents 청구항 전문 대조)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명세서는 티탄산리튬 같은 고전위 음극을 쓰면 전통적 오버행 규칙 없이도 리튬 석출 방지를 유지하면서 에너지밀도 개선과 제조 단순화를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다[3]. 이 청구항의 권리 범위는 (c)와 (d)의 조합으로 정해진다. 흑연 음극 셀은 (c)를 충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대부분의 상용 흑연 셀에서 침해 소지는 낮을 가능성이 있다.
회피 설계 시나리오(반론 포함): 고전위 음극을 쓰는 셀이라면 ⓐ 음극 도포 면적을 양극보다 약간이라도 크게 유지하는 설계, ⓑ 평판 적층이 아닌 권취형 구조를 택하는 설계가 문언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론도 있다. ⓐ에서 차이가 측정 오차 수준으로 작다면 ‘크지 않다’의 해석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고, ⓑ는 ‘대체로 평판형’이라는 표현이 권취형의 평탄부까지 포괄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 특허는 2028년 만료가 예상되므로, 고전위 음극 제품의 출시 시점에 따라 FTO(침해 여부) 판단의 실익 자체가 달라진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흑연 계열 셀에서 오버행을 ‘지키는’ 쪽의 권리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US20240429455A1(우선일 2022-01-04, 출원일 2023-01-03, 공개 2024-12-26, 심사 중)은 음극 가장자리에 소정 길이의 연장부를 두고, 분리막 가장자리를 소정 각도로 굽혀 양극 측면 일부를 덮게 하는 구성을 청구한다. 명세서는 진동·충격으로 전극이 어긋나 오버행이 무너지고 리튬이 석출되는 문제를 막는 것을 목적으로 든다. 동일 패밀리의 일본 JP7726454B2는 유효한 것으로 표시된다[4]. 한쪽은 오버행을 없애는 조건을, 다른 쪽은 오버행을 유지하는 구조를 권리화하고 있는 셈이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오버행에 따른 가역 용량 변동을 정량 모델로 분리하는 방법이 정착되면[1][2], 셀 수명 평가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오버행 폭을 필요 최소한으로 줄이는 설계 최적화가 가능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실리콘 혼합 음극처럼 부피 변화가 큰 소재가 늘어나거나 셀이 대형화될수록, 조립 공차와 사용 중 전극 이동이 커져 오버행은 줄이기보다 오히려 지켜야 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진동·충격에 따른 정렬 어긋남을 막는 구조가 새로 출원되고 있다는 점[4]이 그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전략적 대안은 오버행 폭을 ‘안전 여유’와 ‘측정 보정 변수’로 이중 관리하는 것이다. 설계 단계에서는 조립 공차와 사용 중 이동량을 기준으로 폭을 정하고, 평가 단계에서는 오버행 효과를 보정한 용량 데이터로 수명을 판정하면, 초기 용량 변동을 노화로 오판하거나 반대로 비가역 노화를 가역 변동으로 착각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자사 셀 수명 평가 보고서에서 초기 캘린더 노화 구간의 용량 감소가 오버행 효과로 보정됐는지 확인하고, 고전위 음극(티탄산리튬 등) 제품을 검토 중이라면 음극·양극 도포 면적 관계를 US8105714B2 청구항 1의 (c)·(d)와 대조해 볼 것.
확인이 필요한 항목
- 상용 셀의 일반적인 오버행 폭(mm)과 음극/양극 용량비(N/P 비) 수치는 이 글에서 출처로 확인하지 못해 싣지 않았다.
- US8105714B2의 청구항 1 전문은 Google Patents 원문 페이지에서 추출되지 않아 Justia Patents의 청구항 전문으로 대조했다.
- US20240429455A1은 미국에서 심사 중이며, 최종 등록 여부와 등록 청구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EP4322310A4의 현재 상태도 확인하지 않았다.
- US8105714B2의 구성이 실제 상용 제품에 적용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출처
- M. Lewerenz, G. Fuchs, L. Becker, D. U. Sauer, 「Irreversible calendar aging and quantification of the reversible capacity loss caused by anode overhang」, Journal of Energy Storage, vol. 18, pp. 149-159, 2018, DOI 10.1016/j.est.2018.04.029. 링크
- J. P. Fath, L. Alsheimer, M. Storch, J. Stadler, J. Bandlow, S. Hahn, R. Riedel, T. Wetzel, 「The influence of the anode overhang effect on the capacity of lithium-ion cells – a 0D-modeling approach」, Journal of Energy Storage, vol. 29, 101344, 2020, DOI 10.1016/j.est.2020.101344. 링크
- Google Patents, US8105714B2 「Lithium-ion battery」 서지사항·명세서(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 Google Patents, US20240429455A1 「Electrode Assembly Including Negative Electrode Having Extension Portion」 서지사항·청구항 1(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 Justia Patents, US Patent 8,105,714 청구항 전문(청구항 1, 총 35개 청구항, 2026-09-23 확인).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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