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린더링 밀도는 이온의 길을 어떻게 바꾸나 — 전극 공극률·굴곡도와 MIT 저굴곡 전극 특허(US9065093B2)

캘린더링으로 전극을 눌러 밀도를 높이면 에너지는 늘지만, 이온이 지나야 할 기공의 길은 좁고 구불구불해진다. 공극률과 굴곡도(tortuosity)가 어떻게 엮여 있는지 정리하고, 전극을 관통하는 저굴곡 기공을 청구한 MIT 등의 등록 특허로 권리 경계를 읽는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캘린더링 밀도 사양은 겉으로는 ‘얼마나 눌렀는가’의 숫자지만, 실제로는 이온이 두께 방향으로 얼마나 돌아가야 하는지를 정하는 굴곡도 사양이다.

업계 상황부터 보자. 코팅과 건조를 마친 전극은 롤 사이를 지나며 눌리는 캘린더링(calendering, 압연)을 거친다. 이 공정은 전극의 기공을 줄여 밀도를 높이고 접착력을 강화하는 핵심 단계로, 압축이 세질수록 공극률이 뚜렷하게 낮아진다[3]. 같은 부피에 활물질을 더 담을 수 있으니 에너지밀도 측면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긴장 요인은 기공이 곧 이온의 통로라는 데 있다. 한 리뷰는 공극률이 높을수록 대개 굴곡도가 낮아져 이온 흐름이 쉬워지지만, 대신 전자 전도 효율은 떨어진다고 정리한다[3]. 눌러서 전자 경로를 촘촘히 하면 이온 경로가 막히고, 풀어서 이온 경로를 열면 전자 경로와 에너지밀도를 잃는 구조다. 여기에 판상 흑연처럼 납작한 입자는 눌리는 과정에서 옆으로 눕기 때문에, 이온이 두께 방향으로 지나는 길이 유독 길어지는 굴곡도 이방성(tortuosity anisotropy) 문제도 겹친다[4].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이것이다. 캘린더링 밀도는 이온 경로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며, 그 경로를 곧게 펴려는 설계는 어디까지 특허로 묶여 있는가.

② 기본 원리 — 굴곡도는 ‘산길의 실제 걸음 수’다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직선거리가 1km라도, 실제 등산로가 지그재그로 나 있으면 3km를 걸어야 한다. 전극에서 직선거리는 전극 두께이고, 등산로는 입자 사이를 잇는 기공이다. 굴곡도(τ)는 이온이 실제로 지나는 유효 경로 길이를 투영 경로 길이(두께)로 나눈 값으로 정의된다[1]. 곧게 뚫린 터널이면 1이고, 구불구불할수록 커진다.

캘린더링 전후 전극 단면에서 판상 입자가 눕고 이온 경로가 길어지는 모습과, 전극을 관통하는 저굴곡 기공 채널 구조를 나란히 비교한 도식
Fig. 1. 캘린더링(20)은 공극률을 낮추고 판상 입자를 눕혀 두께 방향 이온 경로를 늘리며, 전극을 관통하는 저굴곡 기공(30)은 이 경로를 두께에 가깝게 되돌린다.
자료: US9065093B2 명세서 및 전극 미세구조 연구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는 특허 명세서의 설명이 잘 보여 준다. 일반적인 전극의 굴곡도는 대체로 3 이상인데, 이온 이동이 성능을 좌우하는 조건에서는 굴곡도 3인 전극이 굴곡도 1인 전극과 같은 출력을 내려면 두께를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1]. 다시 말해 굴곡도는 ‘허용 가능한 전극 두께’를 그대로 깎아 먹는 계수다.

캘린더링은 이 등산로를 두 방향으로 바꾼다. 첫째, 기공 자체가 줄어 길이 좁아진다. 둘째, 입자가 눌리며 배열이 바뀌어 길이 더 구불구불해진다. 특히 판상 입자가 전극 면과 나란히 누우면, 면 방향으로는 길이 비교적 트여 있어도 두께 방향으로는 입자를 빙 돌아가야 한다. X선 단층 촬영으로 전극 미세구조를 분석한 연구는 입자 모양과 압축이 만든 이런 방향별 차이가 출력과 에너지 손실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다[4]. 공극률만으로 굴곡도를 추정하는 브루그만(Bruggeman) 관계식이 흔히 쓰이지만, 이런 이방성이 있으면 실제 두께 방향 굴곡도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③ 비교 — 일반 압연 전극, 동결 주조 전극, 저굴곡 채널 전극

비교 축 일반 전극(코팅·압연) 동결 주조(ice-templating) 전극 저굴곡 채널 전극(US9065093B2)
굴곡도(τ, 무차원) 대체로 3 이상[1] 1.7(NCM712, 기존 전극보다 1.5 낮음)[2] 관통 채널 1.5 미만, 매트릭스 기공 2 이상(청구항 1)[1]
공극률 압연 강도로 조정, 압축이 셀수록 감소[3] 출처 수치 없음 전체 20~60%, 그중 채널 비중 20~80%(청구항 1)[1]
같은 출력을 위한 두께 이온 이동 지배 조건에서 τ=3 전극은 τ=1 전극 두께의 1/3이어야 동등 출력[1]
방향성 판상 입자 정렬로 두께 방향 굴곡도가 커지는 이방성[4] 얼음 결정 성장 방향으로 기공 정렬(정성) 전극의 한 외부 면에서 다른 외부 면까지 관통하는 기공[1]
성능 보고 예 — — 2C 방전에서 비슷한 밀도의 소결 전극 대비 비용량 3배 이상(명세서 실시예)[1]
Fig. 2. 전극 기공 구조 유형별 굴곡도·공극률·방향성 대조표. 출처 수치가 없는 칸은 정성 비교로 표기.
자료: US9065093B2 명세서·청구항[1], Sim 외(2023)[2], Chen 외(2025)[3], Ebner 외(2014) 연구 소개[4]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표가 말하는 것: 일반 전극의 굴곡도가 3 이상이라면, 이를 1에 가깝게 낮추는 것만으로 같은 출력에서 허용 두께가 최대 세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굴곡도는 공극률을 크게 희생하지 않고도 출력과 두께의 제약을 동시에 푸는 거의 유일한 손잡이인 셈이다.

④ 특허 관점 — 기공의 ‘양’이 아니라 ‘종류와 몫’을 청구했다

핵심 특허는 US9065093B2(발명의 명칭: Controlled porosity in electrodes)다. Google Patents 기준 현 권리자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시간대,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UC샌디에이고로 표기되며, 발명자에는 예트밍 창(Yet-Ming Chiang) 등이 올라 있다. 우선일 2011-04-07(미국 가출원), 출원일 2012-04-09, 공개(US20120315538A1) 2012-12-13, 등록일 2015-06-23이며, 법적 상태는 Active(예상 만료 2033-08-14), 등록 청구항은 20개다[1].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권리 범위상의 의미
(a) 굴곡도 2 이상의 고굴곡 기공을 가진 매트릭스 재료를 포함하는 전극 일반적인 다공성 전극 구조를 ‘바탕’으로 전제
(b) 굴곡도 1.5 미만의 저굴곡 기공 다수가 매트릭스를 지나 전극의 한 외부 기하학적 면에서 다른 외부 기하학적 면까지 이어짐 ‘관통’하는 곧은 기공이 요건 — 기공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서 끝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음
(c) 전극의 전체 공극률 20~60% 실용 전극의 공극률 구간을 넓게 포괄
(d) 전체 공극 중 저굴곡 기공이 차지하는 비율 20~80% 핵심 한정 — 기공의 총량이 아니라 두 종류 기공 사이의 ‘몫’으로 범위를 설정
Fig. 3. US9065093B2 청구항 1의 구성요소 분해와 권리 범위상의 의미.
자료: US9065093B2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이 청구항은 제조 방법을 묻지 않는 물건 청구항이다. 동결 주조든, 레이저 가공이든, 자기장 정렬이든 결과물인 전극이 (a)~(d)를 모두 갖추면 문언상 권리 범위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종속항은 공극률 29~39%와 채널 비중 25~47%(청구항 2), 매트릭스가 세라믹을 포함하는 경우(청구항 11) 등으로 범위를 좁혀 간다[1].

동시에 이 청구항은 입증이 까다로운 구조다. 굴곡도는 ‘유효 경로 ÷ 투영 경로’로 정의되지만[1], 실제 값은 X선 단층 촬영 기반 계산인지 전기화학적 측정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침해 소지를 다툴 때 ‘1.5 미만’과 ‘2 이상’을 어떤 방법으로 증명하느냐가 첫 번째 관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포함): 가장 먼저 검토되는 축은 (b)의 ‘관통’ 요건이다. 분리막 쪽 표면에서 두께의 일부까지만 파고든 홈이나 기공 패턴은 ‘한 외부 면에서 다른 외부 면까지’라는 구성을 문언상 충족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전극 전체 공극률을 20% 미만 또는 60% 초과로 두거나, 채널 몫을 20% 미만으로 제한하는 설계도 문언 범위 밖에 놓일 수 있다. 반론은 이렇다. 캘린더링 후 두께 방향으로 거의 관통한 채널을 두고 ‘실질적으로 관통’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고, 채널 굴곡도를 1.5 바로 위로 맞춘 설계는 측정 편차 안에서 다툼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특허는 2033년 만료 예정이므로, 양산 시점이 만료 이후라면 FTO(침해 여부) 판단의 무게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같은 패밀리의 US10164242B2(현 권리자 미시간대·MIT 등, 예상 만료 2033-08-26)는 길쭉한 영역이 정렬된 1차 구조물을 만든 뒤 일부 구성분을 제거해 길쭉한 기공을 남기는 방법을 청구해, 물건 청구항과 방법 청구항이 짝을 이루는 구조다. 캘린더링 조건 자체를 한정한 특허로는 건식 전극 압축비를 다룬 SK온 US12199265B2가 있으나, 이는 기공 형태가 아니라 압축 공정 창을 청구한다는 점에서 축이 다르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굴곡도 제어는 후막화·급속 충전·고밀도화라는 서로 충돌하는 요구를 동시에 누그러뜨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명세서 실시예가 보여 준 ‘2C에서 비용량 3배 이상’[1]과 동결 주조 전극의 굴곡도 1.7[2]은 구조 설계만으로도 성능 폭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 시나리오는 공정이다. 동결 주조나 소결처럼 저굴곡 구조를 만드는 방법은 대부분 롤투롤 코팅·압연 라인과 결이 다르다. 게다가 채널로 비운 부피만큼 활물질이 빠지므로, 채널 몫을 키울수록 부피 에너지밀도를 일부 내주게 된다. 양산 라인에서 속도와 수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굴곡도 개선은 실험실 성과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대안은 굴곡도를 ‘새 공정’이 아니라 ‘기존 공정의 품질 지표’로 먼저 관리하는 것이다. 캘린더링 밀도 사양 옆에 두께 방향 굴곡도(또는 이를 반영하는 이온 저항) 측정값을 함께 기록하면, 판상 입자 정렬로 생기는 손실을 공정 변경 없이 찾아낼 수 있다. 이 데이터는 향후 채널 구조를 도입할 때 자사 설계가 청구항의 굴곡도·공극률 창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 주는 근거로도 쓰인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레이저 패터닝·자기장 정렬 등 전극 기공 구조 과제가 있다면, 채널이 전극을 ‘관통’하는지, 전체 공극률과 채널 몫이 각각 20~60%·20~80% 안에 드는지를 US9065093B2 청구항 1과 대조하고, 양산 예정 시점과 2033년 만료 시점을 함께 표기해 둘 것.

확인이 필요한 항목

  • US9065093B2의 해외 패밀리 구성과 각국 등록·존속 여부는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다.
  • 동결 주조 전극의 공극률, 방향성에 대한 구체 수치는 인용한 리뷰에서 확인하지 못해 정성으로 적었다.
  • Ebner 외(2014)의 원문은 열람하지 못했고, 대학 보도자료의 요약 내용만 인용했다.
  • 명세서가 사용한 브루그만 관계식의 구체적 형태와 지수 가정은 세부 검토하지 않았다.

출처

  1. Google Patents, US9065093B2 「Controlled porosity in electrodes」 서지사항·명세서·청구항 1~20(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 같은 패밀리 US10164242B2 서지사항(2026-09-23 확인). 링크
  2. Yoon Bo Sim, Bo Keun Park, Ki Jae Kim, 「Reasonable design of thick electrodes in lithium-ion batteries」, Frontiers in Batteries and Electrochemistry, 2023. 링크
  3. Jiashen Chen 외, 「Modelling of lithium-ion battery electrode calendering: A critical review」, Journal of Energy Storage, 2025. 링크
  4. Purdue University School of Materials Engineering, 「Tortuosity Anisotropy in Lithium-Ion Battery Electrodes」(Ebner, Chung, García, Wood, Advanced Energy Materials 4권 5호, 2014 소개).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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