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화제인가: 휴머노이드 배터리 첫 대형 레퍼런스를 누가 가져가나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배터리 공급을 놓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경쟁하고 있다. 당초 상반기 공급사 선정이 예상됐지만 일정이 지연되면서 연말께 최종 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라는 것이 업계 보도다. 이 글은 이 수주전을 셀 폼팩터(셀의 외형 규격) 관점에서 읽고, 폼팩터 선택이 공급사 구도와 특허 검토 범위를 어떻게 바꾸는지 정리한다.
업계 상황부터 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제품 페이지에서 아틀라스의 배터리 구동 시간을 4시간으로 제시하고, 로봇이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가서 배터리를 직접 교체한 뒤 작업에 복귀한다고 설명한다. 같은 페이지는 키 1.9m, 무게 90kg, 자유도 56, 작동 온도 -20~40°C를 제시한다. 2026년 2월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긴장 요인은 셀 규격에 대한 관측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원문은 업계가 21700 원통형(지름 21mm, 높이 70mm) 적용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전했지만, 2026년 1월 한 영문 보도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아틀라스가 21700보다 4680 규격 원통형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세 가지다. 휴머노이드에서 원통형이 유리한 이유는 무엇인가, 21700과 46계열 중 어느 쪽이냐에 따라 두 회사의 강점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그리고 IP 담당자는 어떤 권리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가이다.
기본 원리: 벽돌을 쌓을 것인가, 기둥을 세울 것인가
셀 설계 관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폼팩터다. 업계는 공간 활용성과 고출력, 설계 유연성을 이유로 원통형 배터리 적용 가능성을 높게 본다. 휴머노이드는 관절마다 배터리를 분산 배치하거나 좁은 공간에 팩을 우겨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각형·파우치보다 원통형의 형상 자유도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자료: Boston Dynamics Atlas 제품 페이지와 The Investor 보도(2026-01-21)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유하자면 21700은 작은 벽돌, 46계열(지름 46mm)은 굵은 기둥이다. 작은 벽돌은 곡면이 많은 흉부나 좁은 틈에 맞춰 쌓기 쉽지만, 개수가 많아 연결부와 관리 회로가 늘어난다. 굵은 기둥은 개수가 적어 조립이 단순하지만, 한 개가 차지하는 공간이 커서 배치 자유도가 줄어든다. 2026년 1월 보도에서 한 애널리스트는 4680 규격이면 로봇 흉부에 약 40개로 맞출 수 있지만, 기존 규격은 200개 이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배터리에 요구되는 조건은 다음처럼 정리된다.
- 연속 구동: 보스턴다이내믹스 제시 4시간, 보도된 배터리 용량 3.7kWh
- 자가 교체: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를 바꾸는 구조이므로 팩 단위의 탈착·체결 신뢰성이 중요
- 공간 제약: 흉부 등 제한된 공간에 들어가야 하므로 셀 개수와 배치가 설계 변수
- 환경 조건: -20~40°C 작동, IP67 방진·방수 등급
비교: 규격과 공급사 강점
아래 표는 공개 자료로 확인한 두 원통형 규격의 차이를 정리한 것이다. 셀 개수는 애널리스트 추정치로 보도된 값이다.
| 항목 | 21700 원통형 | 46계열 원통형(4680) |
|---|---|---|
| 규격(mm) | 지름 21 × 높이 70 | 지름 46 × 높이 80 |
| 아틀라스 흉부 탑재 셀 수(추정) | 200개 이상(기존 규격 기준) | 약 40개 |
| 기존 로봇 적용 사례 | 삼성SDI, 현대차 로봇 ‘달이(DAL-e)’·’모베드(MobED)’에 공급 | CES 2026 아틀라스에 LG에너지솔루션 46계열 적용 보도(공식 미공개) |
| 설계상 장점 | 작은 단위로 곡면·틈새 배치 유리 | 셀 수 감소로 연결부·조립 단순화 |
| 설계상 부담 | 셀 수 증가에 따른 연결·관리 부담 | 개별 셀 부피가 커 배치 자유도 감소 |
자료: LG에너지솔루션 기술 블로그(21700 규격), 한국경제(2025-03-31, 46계열 규격), The Investor(2026-01-21), 코리아중앙데일리(2026-02-12) 보도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21700과 46계열은 흉부 탑재 셀 수에서 200개 이상 대 약 40개로 5배 넘게 차이 나는 것으로 보도됐다. 어느 규격이 채택되느냐가 곧 어느 회사의 기존 실적이 더 직접적인 레퍼런스가 되느냐와 연결된다.
| 구분 | 삼성SDI | LG에너지솔루션 |
|---|---|---|
| 현대차그룹과의 관계 |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 공동개발 업무협약(2025년) | CES 2026 아틀라스 배터리 공급 보도(업계 소식통 인용) |
| 로봇 공급 이력 | 현대차 서비스 로봇에 21700 셀 공급 |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 1.0·2.0, 베어로보틱스(2024년부터 독점 공급), 로봇 고객사 6곳 이상 |
| 차세대 카드 |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 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 | 원통형 소형전지 양산 역량 |
자료: The Investor(2026-01-21), 코리아중앙데일리(2026-02-12), 디일렉(인터배터리 2026 보도)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삼성SDI는 현대차그룹과의 공동개발과 21700 공급 실적, LG에너지솔루션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군 공급 실적과 46계열 적용 보도가 각각 근거다. 강점의 축이 서로 다른 규격에 걸쳐 있다.
특허 관점: 로봇 특허에는 배터리가 없고, 셀 특허에 로봇이 없다
이번 수주전과 직접 연결된 특허는 공개된 특허 정보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휴머노이드와 원통형 셀 양쪽의 공개 특허를 보면 권리 지형의 모양을 읽을 수 있다.
휴머노이드 쪽: 피규어AI(Figure AI Inc)의 US20250269518A1(“Humanoid robot”, 우선일 2024년 2월 26일, 공개일 2025년 8월 28일)은 청구항 1에서 몸통, 팔, 손목 회전축, 손가락·엄지의 자유도와 손목 운동 시 각도 변화를 청구한다. 배터리는 명세서 설명 부분에서 몸통 중앙부의 자유도를 줄이면 더 큰 배터리 팩을 넣을 수 있다는 정도로만 언급된다. 즉 로봇 특허의 권리 범위는 기구학에 집중돼 있고, 배터리는 ‘공간’으로만 등장한다.
셀 쪽: 테슬라의 US11749842B2(“Cell with a tabless electrode”, 우선일 2018년 11월 5일, 등록일 2023년 9월 5일)는 Google Patents 기준 Active이며 예상 만료일은 2039년 11월 4일이다. 청구항 1은 원통형 셀에서 전극 기판 끝단의 도전부를 간격을 두고 여러 개 형성하고, 권취 후 이를 굽혀 캡에 동심원 형태로 접촉시키는 구성을 청구한다.
자료: Google Patents US11749842B2 청구항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통찰: 폼팩터 선택이 FTO 범위를 정한다. 21700은 오랜 기간 양산된 표준 규격이지만, 46계열처럼 지름이 큰 원통형에서 탭리스(tabless) 구조를 채택하면 US11749842B2와 같은 전극 구조 특허가 검토 대상에 들어온다. 로봇 특허에는 셀 구조가, 셀 특허에는 로봇 용도가 청구돼 있지 않으므로, 휴머노이드 배터리의 FTO(침해 여부 검토)는 로봇 쪽이 아니라 선택된 셀 규격의 내부 구조 특허에서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규격 결정이 공급사 선정과 동시에 특허 검토의 범위까지 정하는 셈이다.
회피 포인트: US11749842B2의 청구항 1은 ‘간격을 둔 복수의 도전부’가 ‘굽혀진 상태로 캡에 동심원 패턴으로 접촉’하는 구성을 요구한다. 도전부를 연속된 한 띠로 형성하거나 캡이 아닌 별도 집전판을 거쳐 연결하는 설계는 문언상 이 구성과 거리를 둘 여지가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다만 별도 집전판을 거치더라도 전극 끝단 전체를 굽혀 넓은 면으로 접촉시키는 방식이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과 효과를 낸다면, 균등 침해 판단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셀 제조사는 각자 자체 탭리스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실제 분쟁 가능성은 교차 라이선스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채택될 셀의 전극 연결 구조를 청구항과 1:1로 대조해야 판단할 수 있다.
한계와 전망
이번 수주는 단순 매출을 넘어 앞으로 커질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 시장 선점의 핵심 레퍼런스로 평가된다. 낙관적 전망은 첫 공급사가 대량 생산 단계에서 표준 셀 규격을 선점해 후속 로봇 모델까지 이어 가는 것이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CES 2026 아틀라스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와 제품명은 공식 공개되지 않았고, 보도마다 추정이 엇갈린다. 규격 자체도 21700과 46계열로 관측이 갈린다. 또 삼성SDI가 로봇용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제시한 만큼, 대량 생산 시점에 셀 화학이나 규격이 바뀌면 첫 수주의 레퍼런스 가치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대안은 공급사가 하나로 확정되더라도 규격별 이원화(예: 초기 물량과 차세대 물량의 셀 규격 분리)를 전제로 설계와 권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로봇 제조사 입장에서는 팩 단위의 자가 교체 인터페이스를 셀 규격과 분리해 두면, 셀 공급사나 규격이 바뀌어도 기구 설계를 유지할 수 있다.
실무 액션: 로봇용 배터리를 기획하는 IP 담당자는 후보 셀 규격(21700·46계열)별로 전극 연결 구조를 먼저 확인하고, 탭리스 구조가 포함되면 US11749842B2 청구항 1의 ‘간격을 둔 도전부·캡 동심원 접촉’ 요소와 대비한 표를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공급사 선정이 상반기에서 연말로 지연됐다는 보도의 1차 출처와 현대차그룹의 공식 입장
- 아틀라스 양산형에 채택될 셀 규격(21700 또는 46계열)과 CES 2026 시연 기체의 실제 배터리 공급사
- 삼성SDI·현대차·기아 로봇 배터리 공동개발 업무협약의 정확한 체결일
-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배터리 자가 교체 구조에 관한 특허 출원 여부
- US20250269518A1의 등록 여부와 등록번호
출처
- Boston Dynamics, Atlas 제품 페이지
- The Investor, Behind Hyundai’s Atlas, battery race is taking shape(2026-01-21)
- Korea JoongAng Daily, Atlas robot powered by LG Energy Solution battery, industry sources say(2026-02-12)
- 한국금융신문, 로봇 배터리 시장 관련 보도(2026-02-09)
- 한국경제, 삼성·현대차, 로봇·휴머노이드 전용 배터리 개발 손잡았다(2025-03-31)
- 디일렉, 배터리 3사 ‘인터배터리 2026’서 로봇 배터리 승부
- LG에너지솔루션 기술 블로그, 원통형 배터리의 다크호스 21700(2022-06-09)
- Google Patents, US11749842B2 – Cell with a tabless electrode(Tesla Inc)
- Google Patents, US20250269518A1 – Humanoid robot(Figure AI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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