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전극조립체를 쌓는 방식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불량을 감수하고 어떤 불량을 없앨 것인가를 고르는 설계 결정입니다.
셀 내부는 양극·분리막·음극이 번갈아 겹친 구조입니다. 이 겹침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갈립니다 — 길게 말아 감는 권취(와인딩), 낱장을 쌓되 긴 분리막으로 지그재그로 감싸는 스택 앤 폴딩, 전극과 분리막을 미리 붙여 단위체를 만든 뒤 쌓는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입니다.
긴장 요인은 폼팩터 경쟁에서 나옵니다. 각형과 원통형은 케이스 강성이 있어 권취가 자연스럽지만, 파우치는 외장이 무르기 때문에 내부 적층 구조가 곧 셀의 형상 안정성을 결정합니다. 게다가 에너지 밀도 요구가 올라가면서 셀 두께가 두꺼워지고, 두꺼워질수록 ‘말아 놓은’ 구조의 약점이 드러납니다. 이 글이 답할 질문 — 세 방식은 각각 어떤 물리적 대가를 치르며, 그 차이는 특허 관점에서 어떻게 보호되고 있는가.
기본 원리 — 김밥, 병풍, 그리고 샌드위치
세 방식은 일상 비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권취는 김밥입니다. 긴 전극 두 장과 분리막을 한 번에 말아 올립니다. 공정이 단순하고 빠르지만, 말린 끝단에는 반드시 곡률이 생깁니다.
- 스택 앤 폴딩은 병풍입니다. 낱장 전극을 올려놓고 긴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접어 감싸며 층을 만듭니다. 곡률이 셀 가장자리에만 남습니다.
-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은 샌드위치입니다. 전극과 분리막을 열·압력으로 미리 접합해 ‘바이셀’ 단위체를 만들고, 그 단위체를 층층이 쌓습니다. 곡률이 원리적으로 없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곡률의 위치입니다. 전극이 휘어 있으면 그 부위는 충·방전 때 전극이 팽창·수축하는 동안 응력이 집중됩니다. 특히 권취형에서 말림이 시작되는 안쪽 코너는 곡률 반경이 가장 작아 응력이 몰리고, 반복 사이클에서 활물질 탈리나 리튬 석출이 먼저 나타나기 쉬운 지점이 됩니다.
비교 — 세 방식이 맞바꾸는 것
| 항목 | 권취(와인딩) | 스택 앤 폴딩 |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 |
|---|---|---|---|
| 공정 속도 | 가장 빠름 | 중간 | 느림(단위체 제작 공정 추가) |
| 내부 곡률 | 전 층에 존재 | 가장자리에 한정 | 원리적으로 없음 |
| 공간 활용(각진 케이스) | 모서리에 데드 스페이스 발생 | 양호 | 가장 우수 |
| 두꺼운 셀 대응 | 불리(내측 응력 집중) | 보통 | 유리 |
| 정렬 정밀도 요구 | 낮음 | 중간 | 높음(층마다 정렬 관리) |
| 주 적용 폼팩터 | 원통형·각형 | 파우치·각형 | 파우치 중심 |
이 표가 말하는 것 — 세 방식은 ‘속도’와 ‘구조 안정성’을 맞바꿉니다. 권취는 시간당 생산량이,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은 층 정렬 정밀도가 각각 병목입니다. 따라서 같은 회사라도 저가 LFP 라인과 고에너지 하이니켈 라인에서 서로 다른 적층 방식을 쓰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특허 관점 — 구조 청구항과 장치 청구항이 서로를 보완한다
적층 기술의 권리 범위는 두 층위로 쌓여 있습니다.
구조 축에서는 등록특허 KR100987300B1(“스택-폴딩형 전극조립체 및 그것의 제조방법”)이 대표적 참조점입니다. 핵심 효과 기준으로 보면, 낱장 적층의 공간 효율과 연속 분리막의 안정성을 결합해 단위 셀을 긴 분리막 시트로 감싸 고정하는 구조에 권리의 초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WO2013137575A1(“신규한 구조의 전극조립체 및 이를 포함하는 전지셀”)처럼 단위체 배열을 달리하는 후속 출원이 이어지며, 하나의 원천 구조가 배열·치수·고정 방식별로 잘게 나뉘어 출원되는 전형적인 특허 덤불 형태를 보입니다.
장치 축에서는 KR101795830B1(“배터리 라미네이션 및 적층 장치, 그리고 그 방법”), WO2017146386A1(“롤 프레스 및 롤 프레스를 이용한 라미네이션 방법”) 같이 접합 롤의 온도·압력 부여 구조와 이송 경로를 청구하는 문헌들이 자리합니다. 완제품 셀만 놓고 보면 장치 청구항의 침해 소지는 낮지만, 장비를 직접 제작하거나 국산화하려는 사업자에게는 이쪽이 실질적인 FTO 리스크가 됩니다.
회피 방안(반론 시나리오) — 구조 청구항은 대체로 ‘분리막이 단위체를 감싸는 형태’처럼 형상 요건으로 특정되므로, 감싸는 순서나 단위체의 극성 배열을 달리하는 설계 변경으로 문언 침해를 피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우회는 대개 이미 후속 출원으로 선점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회피 설계보다 패밀리 단위 존속기간 확인이 더 실효적일 수 있습니다 — 2000년대 후반 출원 건은 상당수가 이미 존속기간이 끝났거나 임박했기 때문에, 회피에 자원을 쓰기 전에 권리가 살아 있는지부터 보는 편이 빠릅니다.
한계와 전망
낙관적 전망은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의 확산입니다. 셀이 커지고 두꺼워질수록 곡률 없는 구조의 이점이 커지고, 셀-투-팩 구조에서 셀 형상 안정성이 팩 강성에 직접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반대 시나리오 — 적층 방식의 우열은 결국 단위 시간당 생산량에서 판가름납니다.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은 층마다 정렬을 맞춰야 하므로 택트 타임이 길고, 정렬 오차가 누적되면 오히려 가장자리 단락 위험이 커집니다. 만약 권취 장비의 고속·고정밀 제어가 지금보다 한 단계 올라가고 두꺼운 셀의 응력 문제를 케이스 구속 설계로 흡수할 수 있게 되면, 원가 우위를 가진 권취가 저가 대량 시장을 계속 지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략적 대안 — 적층 방식을 하나로 표준화하려 하기보다, 제품군별로 나누는 이원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고에너지·후막 라인은 스태킹, 원가 중심 LFP 라인은 권취로 두고, 두 라인이 공용할 수 있는 전극 규격만 맞춰 두면 설비 투자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습니다.
기획·IP 담당자가 지금 확인할 것 — 도입을 검토 중인 적층 장비의 접합 롤 구조와 이송 방식이 위 장치 축 문헌들의 청구 구성과 겹치는지 확인하고, 동시에 해당 특허들의 존속기간 만료일과 패밀리 국가를 먼저 조회하십시오. 이미 만료된 권리라면 회피 설계 예산 자체가 불필요해집니다.
본 글은 공개된 특허 문헌과 업계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해설이며, 특정 제품의 침해 여부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등록·소송 결과는 확정적으로 예단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