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화제인가: 황화물 전해질 특허의 무게중심은 ‘조성’에서 ‘첨가물’로 옮겨간다
황화물계 전고체 특허의 선점 경쟁은 이제 새로운 기본 조성을 찾는 싸움보다, 이미 알려진 황화물 전해질에 무엇을 얼마나 더해 약점을 막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글이 살펴볼 두 특허, 삼성SDI의 KR102893044B1(공개 KR20230036851A)과 포스코제이케이솔리드솔루션의 KR102918440B1(공개 KR20250018801A)은 모두 황화물 전해질에 비전도성 무기 입자나 도펀트를 일정 함량 넣는 구성을 청구한다.
업계 상황부터 보면, 삼성SDI는 2026년 3월 11일 인터배터리 2026에서 주용락 연구소장이 미국 기준 전고체 특허를 약 1,100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됐다. 같은 자리에서 회사는 2026년 말까지 제품 개발·검증을 마치고 2027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SAIT)·일본연구소(SRJ)와 협업해 2008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왔고, 폴리머는 만들기 쉽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고 산화물은 크게 만들기 어려워 생산성이 좋은 황화물을 택했다고 2021년 설명한 바 있다.
통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2026년 2월 지식재산처 발표를 다룬 보도에 따르면 IP5(한·미·중·일·유럽) 전고체전지 특허 출원은 2004년 331건에서 2023년 3,938건으로 늘어 연평균 13.9% 증가했고, 최근 3년(2021~2023) 출원 연평균 증가율에서 삼성SDI(51.7%)와 LG에너지솔루션(50.8%)이 1·2위를 차지했다. 긴장 요인은 황화물의 수분 민감성이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두 가지다. 황화물 전해질의 약점을 특허는 어떤 구성으로 막고 있는가, 그리고 그 권리 범위는 셀 제조사와 소재 공급사 중 누구를 겨누는가이다.
기본 원리: 부드러운 점토 같은 전해질, 그러나 물에 약하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리튬·인·황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여기에 염소·브롬 같은 할로겐 원소를 더해 아지로다이트(argyrodite, 특정 결정 구조를 가진 광물 이름에서 온 구조형)형 결정 구조를 만든다. 이 구조는 이온전도도가 높고 연성이 있어 전극과의 접촉이 쉽지만, 수분과 반응하면 유독가스인 황화수소(H₂S)를 발생시키는 것이 약점이다.
자료: KR102893044B1·KR102918440B1 명세서와 원문 분류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유하자면 황화물 전해질은 손으로 눌러 모양을 잡을 수 있는 부드러운 점토이고, 산화물 전해질은 단단한 도자기에 가깝다. 점토는 전극 입자 사이에 밀착시키기 쉽지만, 습기를 먹으면 성질이 변하고 반복해서 눌리면 금이 간다. 그래서 특허들은 점토에 모래 같은 보강재를 섞어 금이 덜 가게 하거나(구조 설계), 점토 자체에 방습 성분을 넣는(도펀트) 방향으로 나뉜다.
특허 흐름은 대체로 세 방향으로 정리된다.
- 조성 최적화: 이온전도도를 높이는 기본 조성과 할로겐 비율 조정
- 도펀트 추가: 대기·수분 안정성을 높이는 소량 첨가 성분
- 구조 설계: 충방전·압착 시 부피 변화로 생기는 균열과 계면 저항 억제
비교: 두 특허의 청구 구성과 실시예 수치
먼저 삼성SDI가 설명한 전해질 계열 선택의 논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량 수치가 아니라 회사 측 정성 설명이다.
| 전해질 계열 | 제조 용이성 | 약점(회사 설명) | 삼성SDI 선택 |
|---|---|---|---|
| 폴리머 | 만들기 쉬움 | 내구성 부족 | 미채택 |
| 산화물 | 대형화 어려움 | 생산성 낮음 | 미채택 |
| 황화물 | 생산성 양호 | 수분 반응 시 H₂S 발생 | 채택(2008년부터 개발) |
자료: 데일리안 2021-05-25 보도의 삼성SDI 설명을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H₂S 약점은 본문 원리 설명 기준)
이 표가 말하는 것: 삼성SDI는 생산성을 이유로 황화물을 택했고, 그 대가로 수분 민감성이라는 숙제를 안았다. 아래 두 특허는 바로 그 숙제를 서로 다른 층위에서 다룬다.
| 구분 | KR102893044B1(삼성SDI) | KR102918440B1(포스코제이케이솔리드솔루션) |
|---|---|---|
| 청구 대상 | 전고체 이차전지(셀) | 아지로다이트 황화물 고체전해질(소재) |
| 핵심 구성 | 황화물 전해질층 + 리튬 비전도성 금속산화물 입자 | Li₂S-P₂S₅-LiX에 SnS₂·Cu₃(PO₄)₂ 도핑 |
| 수치 한정 | 평균 입경 50nm~5㎛, 함량 1~10 wt% | SnS₂ 1~15 wt%, Cu₃(PO₄)₂ 0.1~10 wt% |
| 실시예 이온전도도 | – | 5.28~6.09 mS/cm |
| 수분 안정성(탈이온수 침지 분해 시간) | – | 실시예 12~14.5분 vs 비교예 1~4분 |
| 드라이룸 24시간 후 감소율 | – | 실시예 16.86%·12.64% vs 미도핑 35.25% |
| 출원일 / 등록일 | 2021-09-08 / 2025-11-27 | 2023-07-31 / 2026-01-27 |
자료: KR102893044B1, KR20230036851A, KR102918440B1, KR20250018801A 청구항·명세서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도핑 특허는 명세서 실시예에서 드라이룸 24시간 감소율을 35.25%에서 12.64~16.86%로 낮췄다고 기재한다. 다만 이는 출원인 실시예 값으로, 제3자 재현 데이터는 아니다.
특허 관점: 셀을 겨누는 청구항, 소재를 겨누는 청구항
서지 사항(삼성SDI): KR20230036851A(전고체 이차전지 및 이의 제조방법)는 2021년 9월 8일 출원, 2023년 3월 15일 공개됐고, 2025년 11월 27일 KR102893044B1로 등록됐다. Google Patents 기준 상태는 Active, 예상 만료일은 2041년 9월 8일이며, 패밀리로 US20240429436A1과 WO2023038392A1이 확인된다.
청구항 요지(재서술): 양극층, 음극층, 그 사이의 고체전해질층으로 이루어진 전고체 이차전지에서, 고체전해질층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평균 입경 50nm~5㎛의 무기 입자를 포함한다. 공개 청구항은 무기 입자가 리튬 이온 비전도성인 금속산화물이고 그 함량이 고체전해질층 전체의 1~10 wt%라고 한정한다. 등록 청구항은 여기에 MgO, SiO₂, Al₂O₃, TiO₂, ZrO₂, ZnO 등 금속산화물을 마쿠시(Markush, 후보 물질을 나열해 그중 선택하게 하는 형식) 군으로 명시했다. 명세서는 리튬 이온 전도성 산화물 입자를 스페이서로 쓰는 종래 복합 전해질에서 이온전도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한다.
자료: KR102893044B1 청구항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서지 사항(포스코제이케이솔리드솔루션): KR20250018801A(이차전지용 아지로다이트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및 그 제조방법)는 2023년 7월 31일 출원, 2025년 2월 7일 공개됐고, 2026년 1월 27일 KR102918440B1로 등록됐다(Active, 예상 만료 2043년 7월 31일). 공개 청구항 1은 Li₂S-P₂S₅-LiX(X는 Cl, F, Br, I 중 하나 이상) 아지로다이트 전해질을 SnS₂와 Cu₃(PO₄)₂로 도핑한 구성이고, 화학식 Li₇₋ₓ₊ᵧCu₃ₐP₁₊₂ₐSnᵦS₆₋ₓ₊₂ᵦO₈ₐXₓ₊ᵧ와 x·y·a·b 범위는 공개 단계에서 청구항 5에 있었다. 등록 청구항 1은 이 화학식(0.5≤x≤2 등)과 도펀트 함량을 함께 담아 범위가 더 좁아졌다.
통찰: 같은 ‘황화물 특허’라도 겨누는 대상이 다르다. 삼성SDI 특허는 셀 청구항이므로 침해 소지는 비전도성 산화물 입자를 섞은 전해질층으로 셀을 조립하는 단계에서 생긴다. 반대로 도핑 특허는 전해질 소재 자체를 청구하므로 분말을 합성·판매하는 소재 공급사가 직접 검토 대상이 된다. 또 화학식으로 청구된 조성은 어떤 원료로 합성했는지를 묻지 않으므로, 도펀트 원료를 바꾸는 것만으로 회피된다고 보기 어렵다. 셀 업체의 FTO(침해 여부 검토)는 자사 공정만이 아니라 공급받는 전해질 분말의 조성 분석표까지 포함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회피 포인트: 삼성SDI 청구항은 입경 50nm~5㎛, 함량 1~10 wt%, 열거된 금속산화물이라는 세 겹 한정을 가진다. 하나라도 벗어나면 문언 침해를 피할 여지가 있다. 도핑 특허는 SnS₂와 Cu₃(PO₄)₂ 두 도펀트를 함께 요구하므로 한쪽만 쓰거나 함량 범위를 벗어난 설계가 회피 방안이 될 수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그러나 리튬 이온 전도성 산화물로 바꾸는 회피는 명세서가 스스로 지적한 이온전도도 저하 문제를 떠안게 된다. 즉 회피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구조여서, 실질적으로는 라이선스나 입경·함량 경계 부근의 데이터 확보가 현실적 대응일 수 있다. 수치 경계 부근에서는 측정 방법(입경 분포 기준, 함량 산정 기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계와 전망
황화물계는 이온전도도에서 앞서지만 수분 민감성이라는 근본 제약이 남아 있다. 특허 흐름을 보면 조성 자체보다 ‘습도에 노출돼도 유독가스 발생을 억제하는 첨가제·구조’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중이다. 삼성SDI가 2027년 양산을 공언한 만큼, 셀 조립 공정에서의 수분 관리 특허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출원 증가율 1·2위라는 통계는 ‘속도’를 보여 줄 뿐 ‘누적 규모’는 아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누적 출원 1위는 도요타(2,337건)이고 삼성SDI는 706건이었다. 첨가물 특허가 늘어나는 것은 기본 조성 권리가 이미 선점돼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후발 기업은 기본 조성 층위에서 해외 선행 권리자와의 FTO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대안은 권리를 ‘기본 조성’, ‘첨가물·도펀트’, ‘셀 구조’, ‘제조 환경(수분 관리)’의 네 층위로 나눠 지도화하는 것이다. 첨가물 층위는 회피 설계가 비교적 쉬운 반면, 제조 환경 층위는 양산 시점에 모든 업체가 부딪히는 공통 병목이므로 선제적 출원 가치가 클 수 있다.
실무 액션: 황화물 전해질을 조달하거나 개발하는 기획·IP 담당자는 공급 분말의 조성표에 Sn·Cu 도핑 여부와 함량, 전해질층의 비전도성 산화물 입자 입경·함량을 항목으로 추가해 KR102918440B1·KR102893044B1 청구 범위와 대조한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원문의 ‘미국 등록 기준 전고체 관련 특허 1,100여 건으로 국내 1위’ 표현 중 ‘국내 1위’의 공식 발표 문구
- 지식재산처 전고체전지 특허 동향 발표의 정확한 배포일(보도별 2026-02-18·19 표기 차이)과 전해질 계열별 출원 비중
- US20240429436A1(KR102893044B1 미국 패밀리)의 심사 경과와 청구항 차이
- KR102918440B1 실시예의 황화수소 발생량 측정 데이터 존재 여부
출처
- Google Patents, KR20230036851A·KR102893044B1 서지·청구항
- Google Patents, KR20250018801A·KR102918440B1 서지·청구항·명세서
- 한경비즈니스,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6 발표 보도(2026-03-11)
- 머니투데이, 지식재산처 전고체전지 특허 출원 동향 보도(2026-02-19)
- 전자신문, 지식재산처 전고체전지 출원 증가율 보도(2026-02)
- 데일리안,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개발 보도(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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