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태양전지·배터리 자동화설비·ESS 입찰 — 9월 첫째 주 전력원 경쟁의 세 갈래 신호

① 무엇이 화제인가

이차전지 업계의 경쟁은 더 이상 셀 내부(양극재·음극재·전해질)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며칠 사이 공시된 소식 세 건 — 우주용 탠덤 태양전지의 실증 확대, 이차전지 제조 로보틱스 자동화설비의 대형 수주, 그리고 정부 ESS 3차 중앙계약시장 입찰 임박 — 은 각기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전력을 어디서 만들고, 어떻게 저장하며, 누가 그 설비를 가장 빠르고 정밀하게 지어줄 것인가.”

업계 상황을 보면, 배터리 셀 자체의 화학적 차별화는 전고체·소듐이온 등으로 이미 포화 수준의 특허 경쟁이 진행 중이다. 반면 “셀을 어떻게 더 빨리, 더 정밀하게 만드는가”(자동화설비)와 “만든 전력을 어디에 저장·공급하는가”(ESS, 우주 전력원)라는 인접 영역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다. 그런데 2026년 9월 첫째 주에만 이 두 영역에서 굵직한 뉴스가 동시에 나왔다는 점이 긴장 요인이다. 이 글은 “이 세 갈래 뉴스가 왜 지금 함께 터졌는가, 그리고 이차전지 기획·IP 담당자는 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② 기본 원리

우주용 탠덤 태양전지는 그물 두 겹을 겹쳐 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굵은 그물(CIGS, 박막 태양전지)이 파장이 긴 적색·적외선 빛을 낚아채고, 그 위에 촘촘한 그물(페로브스카이트)을 한 겹 더 얹어 파장이 짧은 청록색 빛까지 잡아낸다. 그물 하나로는 놓치는 물고기(빛 에너지)가 많지만, 두 겹을 쓰면 같은 면적에서 훨씬 많은 전력을 회수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 사내벤처 플렉셀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셀이 이 방식이며, 기존 3-5족(III-V)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 대비 가볍고 저렴하다는 점이 위성·우주선에는 특히 매력적이다.

이차전지 로보틱스 자동화설비는 그동안 사람의 손과 지그(jig)로 이뤄지던 조립·이송 공정을 로봇 팔과 비전 센서로 대체하는 것이다. 제이스로보틱스가 최근 공시한 332억 6000만 원 규모 계약은 이러한 자동화설비를 해외 이차전지 제조사에 공급하는 계약으로, 계약 규모가 직전 매출액의 108%를 넘는다는 점에서 회사 체급 대비 매우 큰 수주다.

ESS 중앙계약시장은 정부(전력거래소)가 일정 용량의 에너지저장장치 설비를 장기 계약 형태로 발주하는 입찰 제도다. 민간 발전사업자가 자유 경쟁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필요한 저장 용량을 정해 놓고 배터리 3사를 포함한 공급망 전체가 그 몫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된다.

③ 비교: 우주용 태양전지 기술별 특성

구분 변환효율(%, 실험실 기준) 비출력(W/kg) 비고
실리콘(Si) 단결정 약 20-22 낮음 지상용 표준, 우주용으로는 방사선 열화에 취약
3-5족(III-V) 다중접합 30 이상 중간 현재 위성 표준, 고비용·고중량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플렉셀스페이스 등) 약 23-24 (인증 기준) III-V 대비 우수 경량·유연, 방사선 저항성 보고, 장기 우주 신뢰성은 검증 진행 중
우주 태양전지·배터리 자동화설비·ESS 입찰 — 9월 첫째 주 전력원 경쟁의 세 갈래 신호 비교표 시각화
위 비교표를 시각화한 요약 카드

이 표가 말하는 것 —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은 절대 변환효율에서는 아직 3-5족에 못 미치지만, 무게당 출력(W/kg)에서 우위를 보여 발사 비용이 지배적 변수인 위성·우주선 시장에서는 총소유비용(TCO) 관점의 경쟁력을 갖는다.

④ 특허 관점

세 가지 흐름 모두에서 권리 범위 다툼의 초기 신호가 보인다. 첫째, 이차전지 자동화설비 영역에서는 노칭(notching)·와인딩·이송 공정을 두고 디에이테크놀로지, 디이엔티 등 국내 장비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특허를 축적해 왔다. 이 영역의 구체적인 청구항 분석은 이어지는 별도 특허분석 글에서 다룬다.

둘째, 페로브스카이트-CIGS 탠덤 태양전지는 Helmholtz-Zentrum Berlin 등 해외 연구기관이 이미 유사 구조의 선행 특허·논문을 다수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국내 기업이 상용화 단계로 넘어갈 때 FTO(침해 여부) 검토가 필수적이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조성물의 안정화 첨가제나 CIGS와의 계면 버퍼층 구조는 선행 특허와 겹칠 소지가 있는 구성요소로 꼽힌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 만약 특정 계면 버퍼층 구조는 선행 특허의 권리 범위에 포함된다면, 버퍼층의 증착 방식(예: 진공증착 대신 용액공정)을 달리하거나 층 두께·조성비를 청구항이 특정한 수치 범위 밖으로 설계하는 방식의 회피가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 있는 전략이며, 실제 등록 특허의 청구항 원문을 대조하기 전까지는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⑤ 한계 및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세 흐름 모두 2026-2028년 사이 실증에서 상용화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있다. 그러나 반대 시나리오도 함께 놓아야 한다. 우주 태양전지의 경우 저궤도(LEO) 실증에서의 초기 성능이 정지궤도(GEO)급 장기 방사선 노출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될지는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상용화 지연 리스크로 남는다.

전략적 대안으로는, 국내 장비사·소재사가 개별 실증 성과를 특허 청구항으로 조기에 문서화해 우선권을 확보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증 데이터가 쌓인 뒤에 출원하면 이미 해외 경쟁사가 유사 구성을 선점했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독자(기획·IP 담당자)가 지금 확인해야 할 실용적 액션은 하나다 — 자사가 참여 중이거나 검토 중인 자동화설비·우주전력·ESS 프로젝트의 핵심 구성요소를 리스트업하고, 그 각각에 대해 선행 특허 존재 여부를 우선순위별로 크로스체크하는 것이다. 화제가 되는 시점에는 이미 늦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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