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를 눕히는 방향 하나로 실장 면적을 줄였다 — 무라타의 표면실장형 전고체 배터리 특허

웨어러블 기기나 IoT 센서 안에 들어가는 초소형 배터리는 ‘전지가 얼마나 세는가’보다 ‘기판 위에 어떻게 눕혀 붙이느냐’가 더 큰 숙제인 경우가 많다. 무라타 제작소(Murata Manufacturing)의 미국 공개특허 US20130280598A1(“Solid State Battery”, 소니에서 이관된 기술 계보)는 이 ‘눕히는 방향’ 하나를 바꿔서 표면실장형 전고체 배터리를 실현한 사례다.

무엇이 화제인가 — 배터리를 세워야 기판에 붙일 수 있다

기존 적층형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층·고체전해질층·음극층을 기판에 수직인 방향으로 쌓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 구조에서는 양극·음극 단자가 배터리의 윗면에 나란히 나 있어, 기판 회로와 연결하려면 와이어본딩 같은 별도 배선 공정이 필요했다. 이는 실장 면적을 늘리고, 소형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었다.

기본 원리 — 적층 방향을 90도 돌린다

무라타의 해법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이다. 양극층·고체전해질층·음극층을 기판과 ‘수직’이 아니라 ‘수평’ 방향으로, 즉 케이스 바닥면이 뻗어나가는 방향을 따라 나란히 배열한다. 이렇게 하면 양극층과 음극층의 옆면(측면)이 자연스럽게 기판을 향하게 되고, 각 층의 측면에 바로 접속단자를 붙여 기판의 전자회로 배선에 리플로우 솔더링으로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배선을 우회할 필요가 없어지니 실장 면적이 줄고, 케이스 바닥부에는 양극·음극 접속부를 관통구멍(텅스텐 충전)으로 만들어 내부-외부를 전기적으로 연결한다.

비교 — 기존 수직적층 vs 무라타 수평적층 구조

구분 기존 수직 적층 구조 무라타 수평 적층 구조(US20130280598A1)
적층 방향 기판 실장면에 수직 기판 실장면이 뻗는 방향과 나란히
전극 접속 방식 와이어본딩 등 별도 배선 필요 측면 단자로 리플로우 솔더링 직접 연결
실장 면적 배선 경로만큼 추가 필요 배선 불필요로 면적 절감
실시예 배터리 크기 – 5mm×5mm(실장면), 방전용량 0.1mAh
전해질 두께 최적범위 – 150~300μm(특허 실험값)

특허 관점 — 청구항의 핵심

독립항은 양극층·고체전해질층·음극층을 순서대로 적층한 전지 적층체와, 이를 수납하는 케이스 본체(베이스부+뚜껑부)로 구성된 고체전지에서, ①베이스부가 전지 적층체를 지지하고, ②양극층과 음극층이 ‘베이스부가 뻗는 방향’으로 적층돼 있다는 조건을 핵심으로 청구했다. 종속항에서는 베이스부 안쪽면과 바깥쪽면을 전기적으로 잇는 전극접속부(양극접속부·음극접속부), 그 위에 형성되는 집전체층, 범프층 등 세부 구조를 겹겹이 규정했다. 실시예 데이터에서는 전극 폭이 300~2000μm, 그중에서도 300~1500μm 구간이 가장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고 명시해, 단순 구조 청구항을 넘어 최적 치수 범위까지 실험적으로 뒷받침했다.

한계와 전망

이 출원 자체는 최종적으로 포기(Abandoned)됐지만, 무라타는 이후 US20220013816A1 등 후속 특허로 같은 표면실장형 전고체 배터리 계보를 이어갔고, 파나소닉·도요타·삼성전기 같은 경쟁사들도 유사한 기술 영역에서 특허를 축적하며 서로를 인용하는 관계를 형성했다. 웨어러블·의료기기·IoT 센서처럼 극도로 작은 폼팩터가 요구되는 시장에서는, 셀 화학보다 ‘어느 방향으로 눕혀 붙이는가’ 같은 기구적 설계가 실제 채택을 가르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이 특허가 보여준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