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셀의 금속 캔은 전기를 저장하지 않지만 셀 무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니켈도금강·알루미늄·스테인리스라는 소재 선택과 캔 벽 두께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어떻게 가르는지, 그리고 ‘두께 분포’를 청구한 파나소닉 특허의 권리 범위를 함께 정리한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원통형 셀 캔의 경쟁은 ‘어떤 금속을 쓰느냐’에서 ‘같은 금속을 부위별로 얼마나 다르게 두껍게 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소재를 바꾸는 선택지와, 소재는 그대로 두고 두께 지도를 다시 그리는 선택지가 동시에 열려 있다.
업계 상황부터 보자. 18650·21700 규격 원통형 셀의 캔(하우징, housing)은 대체로 니켈을 입힌 강철, 즉 니켈도금강(nickel-plated steel)으로 만든다. 한 연구는 이 강철 캔이 셀 전체 질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면서 용량에는 전혀 기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1]. 셀 설계자 입장에서 캔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에너지밀도를 깎아 먹는 부품’인 셈이다. 한편 각형·원통형 하드케이스 소재로는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강이 흔히 언급된다[3].
긴장 요인은 두 방향에서 온다. 캔을 가볍게 하려면 알루미늄으로 바꾸거나 벽을 얇게 해야 하는데, 알루미늄은 부피 측면에서 손해를 보고, 얇은 벽은 가스가 새거나 캔이 변형될 위험을 키운다. 그래서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이것이다. 캔 소재와 두께는 에너지밀도를 얼마나 바꾸며, 특허는 이 트레이드오프의 어느 지점을 권리로 잡고 있는가.
② 기본 원리 — 캔은 ‘압력솥의 몸체’이자 ‘배낭의 무게’다
캔의 역할은 등산 배낭에 비유할 수 있다. 배낭 자체가 무거우면 같은 짐을 넣어도 총무게가 늘어난다. 셀에서 짐은 전극(젤리롤)이고, 배낭은 캔이다. 캔이 가벼워질수록 같은 무게 안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 동시에 캔은 압력솥의 몸체이기도 하다. 셀 내부에서 가스가 생기면 캔이 그 압력을 버티고, 뚜껑 쪽 안전장치가 작동할 시간을 벌어준다.

자료: US11621450B2 청구항·명세서 및 US8734961B2의 니켈도금강 구성 설명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원통형 캔은 바닥이 막힌 컵 형태로 성형한 뒤, 윗부분을 안쪽으로 조여 링 모양의 홈, 즉 그루브(groove, 비딩이라고도 부른다)를 만든다. 이 그루브가 캡 어셈블리를 걸어 고정하는 턱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조임 부위가 형상이 급격히 바뀌는 곳이라는 점이다. 파나소닉의 특허 명세서는 오용 상황에서 셀 내부에서 생긴 가스가 캔과 발전 요소(전극) 사이 계면을 따라 흐르며 그루브 부위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4].
니켈도금은 강철 표면을 부식에서 보호하는 얇은 피막이다. 도금 두께는 0.3~2 μm 수준으로 제시될 만큼 얇지만[5], 도금 후 열처리와 표면 거칠기 조건이 캔 성형 시 흠집과 금형 오염을 좌우한다는 점이 특허로도 다뤄져 왔다[5]. 즉 캔의 성능은 ‘모재 두께’와 ‘표면 처리’라는 두 층위에서 결정된다.
③ 비교 — 니켈도금강 vs 알루미늄 vs 스테인리스
| 항목 | 니켈도금강 | 알루미늄 | 스테인리스강 |
|---|---|---|---|
| 대표 적용 | 18650·21700 표준 캔[1] | 대형 원통형·경량화 연구 대상[1][2] | 하드케이스 소재로 언급[3] |
| 캔 질량 | 셀 질량의 1/4 이상[1] | 시험 캔 기준 강철 캔보다 63% 가벼움[1] | 이 글에서 정량 미확인 |
| 중량 에너지밀도(Wh/kg) | 기준 | +9~11%[2] / 25% 초과 향상(LTO/LFP 18650 시험)[1] | 이 글에서 정량 미확인 |
| 부피 에너지밀도(Wh/L) | 기준 | −3~4%[2] | 이 글에서 정량 미확인 |
| 급속충전(4695, 하단 냉각) | 13분 45초 | 11분 45초(약 15% 단축)[2] | 이 글에서 정량 미확인 |
| 특허 명세서상 벽 두께 예시 | 몸통 0.15~0.4 mm, 바닥 0.3~0.5 mm(니켈도금강 또는 알루미늄·알루미늄 합금 공통 기재)[4] | 해당 기재 없음 | |
자료: Bree et al.(2023)[1], Pegel et al.(2023)[2], Baazouzi et al.(2023)[3], US11621450B2 명세서[4]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표가 말하는 것: 알루미늄 캔은 중량 에너지밀도를 9~11% 끌어올리는 대신 부피 에너지밀도를 3~4% 내주는 교환이다. 강철 캔이 셀 질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캔 설계는 전극 소재 개선 못지않은 에너지밀도 레버라는 뜻이다.
④ 특허 관점 — 캔 두께를 ‘부등식’으로 청구하다
소재를 바꾸지 않고 캔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두께를 부위별로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다. 파나소닉 IP 매니지먼트(Panasonic Intellectual Property Management)의 US11621450B2(「Battery can and cylindrical battery」)가 이 지점을 권리로 잡았다. 우선일 2017-03-24, 미국 출원일 2019-09-20, 등록 2023-04-04이며, Google Patents 기준 법적 상태는 Active(예상 만료 2038-03-04), 청구항은 8개다. 대응 패밀리로 JP6994650B2, CN110226243B, WO2018173453A1이 표시된다[4]. 청구항 1을 구성요소 단위로 재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 권리 범위상의 의미 |
|---|---|
| (a) 원통형 몸통부, 한쪽 끝의 개구부, 다른 쪽 끝을 막는 바닥부를 갖는 전지 캔일 것 | 대상 한정 — 원통형 캔 일반 |
| (b) 개구부 끝단 부근을 조여 형성한 환형 그루브가 있고, 그루브는 상단부·최협부(가장 안쪽)·하단부로 나뉠 것 | 그루브의 세 구간을 정의 — 이후 두께 비교의 기준점 |
| (c) 그루브 하단부의 벽 두께 T1이 몸통부 벽 두께 T2보다 클 것 | 그루브 하단을 몸통보다 두껍게 — 가스 흐름에 의한 손상 부위를 보강하는 핵심 한정 |
| (d) T1이 그루브 상단부 벽 두께 T3보다도 클 것 | 그루브 내부에서도 하단이 가장 두꺼워야 함 |
| (e) T3는 T2보다 작을 것 | 결과적으로 T1 > T2 > T3의 부등식이 성립해야 함 |
| (f) T1과 T3는 각 구간의 가장 두꺼운 부분에서 잰 값일 것 | 측정 위치 한정 — 침해 판단 시 실측 방법이 쟁점이 될 수 있음 |
자료: Google Patents US11621450B2 청구항 1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명세서는 T1을 T2의 1.01~1.6배 범위로 설명하고, 1.15배 이상, 더 바람직하게는 1.3배 이상을 선호 범위로 제시한다[4]. 다만 이 배율은 청구항 1의 문언에 들어 있지 않으므로, 청구항 1의 권리 범위는 배율과 무관하게 T1 > T2 > T3라는 대소 관계 자체로 정해진다고 읽는 것이 자연스럽다.
회피 설계 시나리오(반론 포함): 이 청구항은 세 부등식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 그루브 하단을 몸통과 같거나 얇게 두는 설계(T1 ≤ T2), ⓑ 그루브 상단을 몸통보다 얇게 만들지 않는 설계(T3 ≥ T2)는 문언 침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 반론은 두 가지다. 첫째, 그루브 조임 가공 조건에 따라 부위별 두께가 달라질 수 있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양산품의 실측값이 부등식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f)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어디로 볼지에 따라 측정값이 달라질 수 있어, 침해 소지는 도면이 아닌 단면 실측 데이터로 다퉈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FTO(침해 여부) 판단에는 설계 도면과 함께 양산 캔의 단면 측정 결과가 필요하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캔 소재 쪽에서는 도요강판(Toyo Kohan)의 US8734961B2(우선일 2009-06-09, 출원일 2010-05-31, 등록 2014-05-27, Active, 예상 만료 2031-07-08)가 있다. 청구항 1은 최표층에 Fe-Ni 확산층을 가진 니켈도금 강판에서 표면 거칠기 Ra 0.9~2.0 μm, Ry 4.0~15 μm, 오제(Auger) 분석 기준 Fe 비율 20~50%를 한정한다[5]. 두께(형상)와 표면(소재 처리)이 서로 다른 출원인의 권리로 나뉘어 있다는 점은 캔 FTO를 한 번에 끝낼 수 없음을 보여준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대형 원통형 셀에서 알루미늄 캔은 무게뿐 아니라 축 방향 열저항을 줄여 급속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까지 보고되고 있어[2], 소재 전환 논의가 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알루미늄 캔의 25% 초과 에너지밀도 향상은 티탄산리튬(LTO) 음극/인산철(LFP) 양극 조합의 18650에서 얻은 결과이고[1], 부피 에너지밀도는 오히려 3~4% 줄어든다[2]. 차량 팩이 무게보다 공간에 먼저 막히는 설계라면, 알루미늄 전환의 이득은 표의 숫자보다 작게 나타날 수 있다.
전략적 대안은 소재 전환 전에 ‘두께 지도’부터 최적화하는 것이다. 몸통은 얇게, 가스 흐름과 기계적 하중이 몰리는 그루브 하단만 두껍게 하는 방식은 기존 강철 캔 설비를 유지하면서 질량을 줄이는 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방향은 US11621450B2가 이미 부등식 형태로 권리를 확보해 둔 영역이므로, 두께 분포를 설계 변수로 쓸 때는 부등식의 방향부터 확인해야 한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자사 또는 조달 원통형 캔의 그루브 상단·하단·몸통 벽 두께를 단면 실측으로 확보하고, T1 > T2 > T3 관계가 성립하는지 US11621450B2 청구항 1의 (c)~(f)와 대조해 볼 것.
확인이 필요한 항목
- 스테인리스강 캔의 질량·에너지밀도에 관한 정량 비교는 이 글에서 출처로 확인하지 못했다.
- 알루미늄 캔의 부피 에너지밀도가 줄어드는 구체적 원인(벽 두께 증가 등)은 참고 논문 초록에 명시돼 있지 않아 본문에서 단정하지 않았다.
- US11621450B2의 구성이 실제 양산 캔에 적용됐는지, 대응 일본·중국 특허의 청구 범위가 미국과 같은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 Pegel et al.(2023)의 수치가 실측·모델링 중 어떤 방법으로 얻어졌는지는 초록만으로 확인하지 못했으며, 실제 양산 셀에서의 차이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출처
- G. Bree, D. Horstman, C. T. J. Low, 「Light-weighting of battery casing for lithium-ion device energy density improvement」, Journal of Energy Storage, vol. 68, 107852, 2023, DOI 10.1016/j.est.2023.107852. 링크
- H. Pegel, D. Wycisk, D. U. Sauer, 「Influence of cell dimensions and housing material on the energy density and fast-charging performance of tabless cylindrical lithium-ion cells」, Energy Storage Materials, vol. 60, 102796, 2023, DOI 10.1016/j.ensm.2023.102796. 링크
- S. Baazouzi et al., 「Design, Properties, and Manufacturing of Cylindrical Li-Ion Battery Cells—A Generic Overview」, Batteries, vol. 9, 309, 2023. 링크
- Google Patents, US11621450B2 「Battery can and cylindrical battery」 서지사항·청구항 1·명세서(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 Google Patents, US8734961B2 「Nickel-plated steel sheet and process for producing battery can using the nickel-plated steel sheet」 서지사항·청구항 1(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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