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형 배터리 폼팩터 전환, 특허로 읽는 삼성SDI·LG엔솔 신경전

2026년 3월 ‘인터배터리 2026’ 부대행사에서 삼성SDI 연구소장은 “미국 등록 기준 각형 배터리 특허를 1,200건 넘게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경쟁사는 30~40건 수준”이라며 기술 격차를 강조했다. 이는 최근 각형 시장 진출을 선언한 LG에너지솔루션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단일 분야가 아닌 배터리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특허 7만 건을 내세우며 맞섰다. 삼성SDI는 1997년부터 각형 배터리 특허를 출원해온 원조 격이다.

기본 원리

각형 배터리는 젤리롤(전극을 감은 원통형 코일)을 각진 금속 캔에 넣는 구조다. 파우치형보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원통형보다 팩 내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충방전 시 젤리롤이 팽창하면서 각진 모서리 부분에 응력이 집중돼 캔이 변형되거나 내부 압력이 불균일해지는 문제가 있다. 특허 경쟁은 캔 강성 설계, 젤리롤 권취 구조, 전극 집전체 형상 세 갈래로 진행된다.

특허 관점

삼성SDI가 2024년 공개한 전고체·각형 관련 특허 보도에 따르면, 양극과 음극을 연결하는 집전체를 각각 다른 두께와 재질로 설계해 리튬 이온 이동을 최적화하는 구성이 핵심이다. 이는 각형이라는 사각 형태 안에서 균일하지 않은 전류 밀도 분포 문제를 집전체 설계로 보정하려는 접근이다. 삼성SDI는 1997년 최초 출원 이후 재료·부품 설계와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특허를 축적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단일 원천특허가 아니라 두꺼운 특허 포트폴리오로 진입장벽을 쌓는 전략임을 시사한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대표는 “각형 전지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정도의 특허는 가지고 있다”고 밝혀, 삼성SDI의 특허 경고에 정면 충돌보다는 자체 특허로 우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실제로 각형 캔 구조나 젤리롤 권취 방식은 세부 치수·형상에 따라 청구범위가 좁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 같은 ‘각형’이라도 구체적 설계가 다르면 비침해로 판단될 여지가 크다.

한계와 전망

각형 특허 신경전은 기술 그 자체보다 시장 진입을 견제하려는 신호전에 가깝다는 시각도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각형 채택을 늘리고 있는 만큼, 실제 소송으로 번지기보다는 라이선스 협상이나 설계 우회를 통한 공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특허 출원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K배터리 내부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공동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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