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을 두께 방향으로 나누는 이유 — 다층·그래디언트 설계와 LG에너지솔루션 이중층 음극 특허(US11777080B2)

전극은 한 가지 조성으로 고르게 바르는 것이 기본이지만, 급속 충전과 고로딩이 겹치면서 분리막 쪽과 집전체 쪽의 조성을 다르게 나누는 다층·그래디언트 설계가 늘고 있다. 두께 방향으로 조성을 바꾸는 이유를 정리하고, 확산 속도가 다른 흑연 두 층을 청구한 LG에너지솔루션의 등록 특허로 권리 경계를 읽는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다층 전극은 ‘층을 몇 개 쌓았는가’의 기술이 아니라, 이온이 먼저 도착하는 분리막 쪽과 나중에 도착하는 집전체 쪽에 서로 다른 일을 맡기는 기술이다. 그리고 특허의 울타리도 층의 개수가 아니라 층 사이 물성의 ‘비율’에 쳐진다.

업계 상황부터 보자. 음극 설계자는 오래전부터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용량이 큰 활물질은 충전 성능이 아쉽고, 충전 성능이 좋은 활물질은 용량이 아쉽다. 흔한 해법은 두 재료를 한 층 안에 섞는 것이었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명세서는 이 방식의 한계를 이렇게 짚는다. 섞어 버리면 충전 성능이 좋은 재료가 음극 표면에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해 리튬 이온 확산이 원활하지 않고, 표면 부반응과 부산물 때문에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1].

긴장 요인은 급속 충전이다. 충전 전류가 커질수록 분리막 가까운 전극 표면에 이온이 몰리고, 그곳에서 리튬 석출이 먼저 시작되기 쉽다. 흑연 음극을 세 층으로 나눠 위층의 공극률을 가장 높게, 아래층을 가장 낮게 만든 연구는 이런 구조가 4C 충전까지 리튬 석출을 크게 억제했다고 보고했다[2]. 두께 방향으로 조성을 바꾸는 설계가 실험실과 특허 양쪽에서 동시에 늘어나는 이유다.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이것이다. 왜 두께 방향으로 조성을 바꾸는가, 그리고 무엇을 바꾸면 이미 등록된 권리와 부딪칠 수 있는가.

② 기본 원리 — 다층 전극은 ‘입구 쪽에 빠른 계산대를 둔 마트’다

퇴근 시간 마트를 떠올려 보자. 손님(리튬 이온)은 모두 한쪽 입구(분리막 쪽)로 들어온다. 입구 가까운 계산대는 늘 붐비고, 안쪽 계산대는 한가하다. 계산대 속도를 모두 똑같이 맞추면 입구 쪽에 줄이 길게 늘어서고, 참지 못한 손님이 통로에 물건을 내려놓고 나가 버린다. 이것이 표면 리튬 석출에 해당한다. 똑똑한 매장은 입구 쪽에 빠른 셀프 계산대를, 안쪽에 대용량 카트 전용 계산대를 둔다.

집전체 위에 용량 중심 하부층과 확산이 빠른 상부층을 쌓은 이중층 음극 단면에서 충전 시 리튬 이온이 분리막 쪽부터 들어오는 흐름을 나타낸 도식
Fig. 1. 이온이 먼저 도착하는 분리막(40) 쪽 상부층(30)에 확산이 빠른 입자를, 집전체(10) 쪽 하부층(20)에 용량 중심 입자를 배치해 두께 방향으로 역할을 나눈다.
자료: US11777080B2 명세서 및 그래디언트 전극 연구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다층 음극도 같은 논리다. 이온이 먼저 도착하는 위층(분리막 쪽)에는 리튬 이온 확산 속도(lithium-ion diffusion rate)가 빠른 입자를 두어 몰려드는 이온을 빨리 받아들이고, 이온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아래층(집전체 쪽)에는 용량이 큰 입자를 두어 전체 용량을 지킨다. 한 층에 섞으면 빠른 입자가 두께 전체에 흩어지지만, 층으로 나누면 필요한 곳에 몰아 둘 수 있다.

무엇을 바꾸느냐에 따라 설계 변수는 여러 갈래다. 입자의 종류와 확산 속도를 바꿀 수도 있고, 공극률을 바꿀 수도 있으며, 바인더 종류나 입자 배향을 바꿀 수도 있다. 여기서 배향 지수(orientation index)는 흑연 결정면이 얼마나 한 방향으로 누워 있는지를 X선 회절 피크 면적비로 나타낸 값이다. 특허 명세서는 배향 지수 12~14의 인조흑연을 쓰고, 배향 지수 21.5의 인조흑연을 비교 대상으로 두었다[1]. 공극률 그래디언트는 전해액 속 이온 농도 기울기를 줄이는 방식으로[2], 입자 그래디언트는 입자 자체의 이온 수용 속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같은 문제를 푼다.

③ 비교 — 단일층 혼합, 이중층 입자 설계, 3층 공극률 그래디언트

비교 축 단일층 혼합 이중층 입자 설계(US11777080B2) 3층 공극률 그래디언트(Yang 외 2022)
두께 방향으로 바꾸는 변수 없음(균일) 입자 종류·확산 속도·배향 지수(청구항 1은 바인더도 포함)[1] 공극률[2]
분리막 쪽(위층) 빠른 입자가 표면에 충분히 위치하지 못함[1] 인조흑연, 확산 속도 1.0~2.0×10-8cm²/s, 배향 지수 12~14[1] 공극률 최고층[2]
집전체 쪽(아래층) — 천연흑연, 확산 속도 5.0~7.0×10-9cm²/s[1] 공극률 최저층[2]
실시예 층 두께 — 아래층 60µm + 위층 30µm(구리 호일 20µm 포함 총 110µm)[1] 출처 수치 없음
보고된 효과 충전 성능 개선에 한계, 표면 부반응[1] 1.6C 충전 평가에서 리튬 석출 시작 시점 지연(단일층 혼합 비교예 대비)[1] 4C까지 리튬 석출 억제, 1층 전극 대비 율특성·내구성 우수[2]
Fig. 2. 두께 방향 조성 설계 방식별 변수·배치·효과 대조표. 출처 수치가 없는 칸은 비워 두거나 정성으로 표기.
자료: US11777080B2 명세서·청구항[1], Yang 외(2022)[2]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표가 말하는 것: 이중층 특허는 위층 입자의 확산 속도를 아래층의 2~3배(예: 1.0~2.0×10-8 대 5.0~7.0×10-9cm²/s)로 벌려 놓았고, 공극률 그래디언트 연구는 같은 목적을 기공 쪽에서 풀었다. 두 방식 모두 ‘분리막 쪽을 더 빠르게’라는 방향은 같고, 무엇으로 빠르게 만드느냐가 다를 뿐이다.

④ 특허 관점 — 층이 아니라 ‘2~3배’라는 비율이 울타리다

핵심 특허는 LG에너지솔루션(LG Energy Solution)의 US11777080B2(발명의 명칭: Negative electrode for secondary battery)다. 출원인은 LG화학이었고 현 권리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우선일 2016-07-04(한국 출원 10-2016-0084358), PCT 출원일 2017-07-04, 미국 공개(US20180287145A1) 2018-10-04, 등록일 2023-10-03이며, Google Patents 기준 법적 상태는 Active(예상 만료 2037-07-04), 등록 청구항은 15개다[1].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권리 범위상의 의미
(a) 집전체, 그 위의 제1 활물질층(제1 입자), 그 위의 제2 활물질층(제2 입자)으로 이뤄진 음극 적층 순서 한정 — 집전체 쪽이 제1층, 표면 쪽이 제2층
(b) 제2 입자의 리튬 이온 확산 속도가 제1 입자의 2~3배 핵심 한정 — 절대값이 아니라 두 층 입자 사이의 비율로 발명을 정의
(c) 제1 입자는 천연흑연, 제2 입자는 배향 지수 12~14의 인조흑연(배향 지수는 XRD (004)/(110) 피크 면적비) 재료 조합과 측정 정의까지 한정
(d) 각 층은 바인더와 도전재를 포함하고, 제2 바인더는 HFP와 PVdF·CMC·SBR 중 하나 이상의 공중합체 위층 바인더 한정 — 단, 독립항 15에는 이 요건이 없음
(e) 제2 입자 함량이 전체 입자 대비 30~90% 두 층의 상대적 비중 한정 — 독립항 15에는 없음
(f) 확산 속도: 제1 입자 5.0~7.0×10-9cm²/s, 제2 입자 1.0~2.0×10-8cm²/s 비율 외에 절대값 창도 이중으로 설정
Fig. 3. US11777080B2 청구항 1의 구성요소 분해와 권리 범위상의 의미.
자료: US11777080B2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이 특허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항이 두 개라는 사실이다. 청구항 15는 청구항 1에서 위층 바인더(HFP 공중합체) 요건과 입자 함량(30~90%) 요건을 뺀 채, 적층 구조·확산 속도 비율과 절대값·천연/인조흑연 조합·배향 지수만으로 구성돼 있다[1]. 그만큼 권리 범위가 넓다는 뜻이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포함): 흔히 떠올리는 ‘위층 바인더만 바꾸기’는 청구항 1은 피할 수 있어도 청구항 15 앞에서는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문언상 의미 있는 회피 축은 ① 위·아래 입자의 확산 속도 비를 2배 미만 또는 3배 초과로 두는 것, ② 위층 인조흑연의 배향 지수를 12~14 밖으로 두는 것, ③ 아래층을 천연흑연이 아닌 재료로 구성하는 것(예: 인조흑연 두 종의 조합)이다. 반론도 있다. 확산 속도는 측정 방법과 조건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어, 자사 측정으로는 범위 밖이던 설계가 상대방 측정으로는 범위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또 동시 코팅으로 두 층 경계가 일부 섞이는 경우 ‘제2층이 제1층 위에 배치’라는 구성의 해석이 다툼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회피 설계를 택한다면 확산 속도와 배향 지수의 측정 방법을 명세서 정의에 맞춰 재현한 기록을 함께 남겨 두는 편이 좋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공극률로 두께 방향을 나눈 3층 흑연 전극 연구(Yang 외, 2022)는 같은 목적을 다른 변수로 푼 비특허 문헌으로, 향후 공극률 그래디언트 계열 청구항의 신규성·진보성 판단에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2]. 제조 측면에서는 두 층을 한 번에 바르는 듀얼 슬롯다이 코터 특허(US20250375790A1)처럼, 다층 전극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 쪽 권리도 별도로 형성돼 있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급속 충전 요구가 커질수록 두께 방향 설계의 가치는 올라간다. 소재를 새로 개발하지 않고도 기존 흑연 두 종의 배치만 바꿔 리튬 석출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점[1]은 양산 셀에 바로 적용하기 쉬운 장점이다.

반대 시나리오는 공정과 품질 관리다. 층이 둘 이상이 되면 층별 두께·로딩·경계 혼합을 모두 관리해야 하고, 한 층의 편차가 전체 성능을 흔들 수 있다. 음극 소재 자체의 확산 속도가 개선돼 단일층으로도 충분한 충전 성능이 나온다면, 다층 설계의 추가 비용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전략적 대안은 ‘무엇을 두께 방향으로 바꿀 것인가’를 성능뿐 아니라 측정 가능성과 권리 밀집도로 함께 고르는 것이다. 입자 확산 속도처럼 측정 편차가 큰 변수는 침해 입증과 회피 입증 모두 어렵고, 공극률이나 층 두께처럼 재현성 있게 잴 수 있는 변수는 권리 경계가 비교적 선명하다. 설계 변수 선택 단계에서 IP 담당자가 함께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자사 다층 음극 과제를 층별 재료·확산 속도·배향 지수·바인더로 정리한 뒤, US11777080B2의 청구항 1과 청구항 15를 각각 따로 대조할 것. 특히 ‘아래층 천연흑연 + 위층 인조흑연’ 조합이라면 확산 속도 비(2~3배)와 배향 지수(12~14)의 측정 기록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US11777080B2 명세서에서 리튬 이온 확산 속도를 어떤 방법으로 측정했는지는 이번에 세부 확인하지 않았다.
  • US11777080B2 실시예의 충전 성능 평가 수치는 원문 표의 판독이 불확실해 인용하지 않고 정성으로만 적었다.
  • 한국 원출원(10-2016-0084358) 등 패밀리 특허의 청구항 구성과 등록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 Yang 외(2022)의 층별 공극률 수치와 전극 로딩은 원문을 열람하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다.

출처

  1. Google Patents, US11777080B2 「Negative electrode for secondary battery」 서지사항·명세서·청구항 1~15(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2. J. Yang, Y. Li, A. Mijailovic, G. Wang, J. Xiong, K. Mathew, W. Lu, B. W. Sheldon, Q. Wu, 「Gradient porosity electrodes for fast charging lithium-ion batteries」,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2022(초록 확인).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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