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화제인가: 전기차가 아니라 UPS가 첫 무대인 이유
소듐이온(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데이터센터 UPS(무정전전원장치)부터 들어가는 것은 마케팅이 아니라 화학이 정한 순서다. 한국 배터리 3사가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나란히 언급한 차세대 카드는 전고체가 아니라 소듐이온, 그것도 UPS용이었다. 이 글은 리튬보다 무겁고 에너지밀도도 낮은 이 배터리가 왜 지금, 왜 하필 UPS부터 가는지를 화학·비교·특허 순서로 정리한다.
업계 상황은 이렇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ESS·UPS·BBU(서버 랙에 붙는 배터리 백업 유닛)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고, 이 시장의 화학은 LFP(리튬인산철)가 사실상 장악했다. 국내 3사는 UPS 차세대 제품으로 소듐이온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양산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CATL이 2021년 7월 29일 1세대 셀을 공개한 뒤 2025년 4월 21일 소듐이온 브랜드 ‘낙스트라(Naxtra)’를 내놓으며 앞서 있다.
긴장 요인은 공급망이다. LFP 밸류체인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고, 리튬 가격은 시황에 따라 요동친다. 여기서 이 글이 답할 질문이 나온다. 리튬 없이 만드는 배터리가 이 정치형(stationary, 한곳에 고정 설치되는) 시장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길목에 어떤 특허가 놓여 있는가.
기본 원리: 리튬을 나트륨으로 바꾸면 생기는 일
주기율표에서 리튬 바로 아래 칸이 나트륨이다. 작동 원리는 같아서,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방전한다. 다른 것은 이온의 몸집과 성격이다. 나트륨 이온은 리튬 이온보다 크고 무거워 같은 부피에 저장되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에너지밀도가 대체로 LFP보다 한 단계 낮은 이유다.
자료: 원문 설명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유하자면 같은 주차장에 경차 대신 중형차를 세우는 셈이다. 칸 수가 줄어드니 총 수용량(에너지밀도)은 떨어지지만, 대신 주차장 설계를 바꿀 여지가 생긴다. 소듐이온이 화학을 바꾸면서 얻는 것은 세 가지다.
- 음극: 나트륨 이온은 리튬처럼 흑연 층 사이에 안정적으로 끼어들지 못해 하드카본이라는 비정질(결정 배열이 불규칙한) 탄소를 쓴다
- 집전체: 리튬 전지는 음극에 구리박을 써야 하지만(저전위에서 리튬이 알루미늄과 합금을 만들기 때문), 나트륨은 알루미늄과 합금화하지 않아 양극·음극 모두 알루미늄박을 쓸 수 있다. 구리 대비 원가가 내려가고, 0V까지 완전 방전한 상태로 보관·운송할 수 있어 취급 안전성이 올라간다
- 저온·열 안정성: 우수한 편이라 옥외·비공조 환경에 강하다
요컨대 에너지밀도를 내주고 원가 상한·안전·저온을 받는 교환이다. 양극 화학은 층상 산화물, 프러시안 블루 유사체(철·망간 등이 시안화물 골격으로 연결된 개방형 구조), 폴리음이온계 세 갈래가 경쟁 중이다.
비교: 정치형 시장의 관점에서 본 LFP와 소듐이온
| 항목 | LFP | 소듐이온 |
|---|---|---|
| 에너지밀도 | 높음(정치형 기준 충분) | 낮음 — 무게·부피 페널티 |
| 핵심 원자재 | 리튬(가격 변동·편재) | 나트륨(풍부·저가) |
| 집전체 | 음극 구리박 필요 | 양·음극 모두 알루미늄 가능 |
| 완전 방전 보관·운송 | 불가(과방전 손상) | 0V 보관 가능 |
| 저온·열 안정성 | 양호 | 우수한 편 |
| 양산 성숙도 | 세계 표준 | 초기 — 중국 선행, 한국 진입 단계 |
자료: 원문 비교표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정성 평가)
이 표가 말하는 것: 소듐이온의 약점(에너지밀도)은 정치형 시장에서 가장 덜 아픈 항목이고, 강점(원가 상한·완전 방전 취급·저온)은 UPS가 가장 크게 쳐주는 항목이다.
정성 비교를 수치로 보완하기 위해, 선행 주자인 CATL이 공개한 셀 수치를 정리했다. 모두 회사 발표값이며 제3자 검증 수치가 아니다.
| 구분 | 1세대 소듐이온 셀(2021-07-29 발표) | 낙스트라(2025-04-21 발표) |
|---|---|---|
| 셀 에너지밀도(Wh/kg) | 최대 160 | 175 |
| 저온 성능 | -20°C에서 용량 유지율 90% 이상 | -40°C에서 가용 전력 90% 유지 |
| 작동 온도 범위(°C) | 공개 자료로 미확인 | -40 ~ +70 |
| 양극·음극 소재 | 프러시안 화이트 양극, 다공성 하드카본 음극 | 공개 자료로 미확인 |
| 기타 | 상온 15분에 SOC 80% 충전, 리튬이온 혼합 AB 배터리 시스템 | 회사는 LFP에 필적하는 에너지밀도라고 설명 |
자료: CATL 보도자료(2021-07-29), CATL 테크데이 발표(2025-04-21)를 바탕으로 편집부 정리
이 표가 말하는 것: CATL 발표 기준 셀 에너지밀도는 4년 사이 160에서 175Wh/kg로 올랐고, 저온 기준은 -20°C에서 -40°C로 내려갔다. 에너지밀도 격차는 좁혀지는 중이지만, 가장 두드러진 차별점은 여전히 저온 쪽이다.
특허 관점: 양극 소재와 수분 관리에 걸린 권리
소듐이온 특허 경쟁의 축은 양극 화학과 음극 하드카본의 원료(바이오매스·수지 등)·전구체 처리다. 선행 주자는 분명 중국이며, CATL은 상용 셀과 브랜드를 먼저 냈고 소재 밸류체인도 LFP에서 하던 방식대로 수직 구축하고 있다. Google Patents에서 CATL의 미국 등록 특허 두 건을 확인했다.
- US10818924B2(발명의 명칭 “Positive electrode plate, preparation method thereof and sodium-ion battery”): 원출원인 CATL, 우선일 2017년 10월 30일, 등록 2020년 10월 27일, Active, 만료 예정 2038년 12월 16일. 현재 권리자는 CATL 홍콩 법인으로 표시된다
- US11196046B2(층상 산화물 양극 활물질): 원출원인 CATL, 우선일 2019년 1월 11일, 등록 2021년 12월 7일, Active, 만료 예정 2040년 1월 2일. 청구항 1은 Na₀.₆₇MnxAyBzO2+δ 조성(0.6<x<1, 0<y<0.1 등)을 한정한다
청구항 요지(재서술): US10818924B2 청구항 1은 양극 집전체 위에 양극 활물질 막을 두고, 그 막이 AxM[M'(CN)₆]y(0<x≤2, 0<y<1) 조성의 프러시안 블루 유사체를 포함하며, 막 1g당 수분 함량이 100~5000μg인 양극판을 청구한다. 여기서 A는 알칼리 또는 알칼리토금속 이온, M과 M’는 전이금속이다.
자료: US10818924B2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통찰: 프러시안 블루 계열의 FTO는 ‘조성표’가 아니라 ‘건조 공정 기록’에서 갈릴 수 있다. 프러시안 블루 유사체는 결정 안에 물을 품기 쉬운 구조여서, 수분 관리가 성능의 핵심 변수다. US10818924B2는 바로 이 수분 함량을 수치 범위로 청구해, 같은 조성이라도 건조 조건에 따라 권리 범위 안팎이 갈리는 구조를 만든다. 따라서 침해 소지는 양극재 조성보다 전극 건조 공정과 수분 측정 방법(측정 시점·방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회피 포인트: 문언상으로는 막 수분을 100μg/g 미만으로 더 건조하거나, 층상 산화물·폴리음이온계처럼 시안화물 골격이 아닌 양극을 쓰면 이 청구항과 거리를 둘 수 있다. US11196046B2 역시 Na 0.67, Mn 비율 등 좁은 조성 창을 한정하므로, 조성 창 밖의 층상 산화물은 문언 범위 밖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그러나 100μg/g 미만의 초건조는 공정 비용을 올리고, 셀 조립·보관 중 재흡습으로 수분이 범위 안에 들어올 수 있어 입증 다툼의 여지가 남는다. 조성 창 회피도 성능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결국 수치 한정 청구항을 피하는 비용과 라이선스 비용을 비교하는 경제적 판단이 필요하며, 수치 한정의 경계값이 선행기술과 비교해 유효하게 유지될지도 별도 검토 대상이다.
반론은 시장 쪽에도 있다. 소듐이온의 경제성은 ‘리튬이 비쌀 때’ 극대화되는 상대 가격 논리다. 리튬 가격이 낮게 유지되는 국면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완성한 LFP를 원가로 이기기 어렵고, 소량 생산 단계의 소듐이온 셀 단가는 오히려 LFP보다 높을 수 있다. 즉 소듐이온의 승부처는 ‘지금 싸다’가 아니라 ‘가격 상한이 구조적으로 낮고, 공급망이 리튬과 특정 국가에서 분리된다’는 보험 가치에 가깝다.
한계와 전망
낙관 시나리오는 UPS·BBU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하드카본·전해질 공급망이 톤 단위로 성숙하면, 옥외·한랭지·안전 규제 강화 구역 같은 정치형 세그먼트를 소듐이온이 가져간다는 그림이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리튬 저가 국면이 길어지고 LFP 원가가 계속 내려가면, 소듐이온은 학습곡선을 탈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채 니치에 머물 수 있다. 여기에 핵심 양극 특허가 중국 선행 주자에 집중돼 있다면, 한국 업체는 물량과 권리라는 두 개의 진입 장벽을 동시에 넘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대안은 양극 화학 선택을 특허 지형과 함께 결정하는 것이다. 프러시안 블루·층상 산화물·폴리음이온계 가운데 권리 밀집도가 낮은 갈래를 고르거나, 하드카본 전구체처럼 아직 권리 지형이 정리되지 않은 소재에서 자체 포트폴리오를 먼저 쌓는 방식이다. 분기점은 화학이 아니라 물량이며, 2027년 나올 국내 양산 제품의 스펙과 단가가 첫 번째 답안지가 될 것이다.
실무 액션: 소듐이온 UPS를 기획하는 담당자는 채택 예정 양극재의 조성과 전극 수분 측정값을 US10818924B2·US11196046B2 청구항의 수치 범위와 대비한 표로 정리하고, 셀 공급 계약에 특허 보증(면책) 조항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국내 배터리 3사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중 소듐이온 UPS 관련 발언 원문
- LG에너지솔루션 소듐이온 제품의 2027년 양산 일정과 적용 제품 사양
- 낙스트라의 실제 양산 개시 시점과 적용 양극·음극 소재
- US10818924B2·US11196046B2의 한국·중국 패밀리 등록 현황
- 소듐이온 셀 단가와 LFP 셀 단가의 공개 비교 자료
출처
- CATL 보도자료, CATL Unveils Its Latest Breakthrough Technology by Releasing Its First Generation of Sodium-ion Batteries (2021-07-29)
- CATL 보도자료, Naxtra Battery Breakthrough & Dual-Power Architecture: CATL Pioneers the Multi-Power Era (2025-04-21)
- Google Patents, US10818924B2 – Positive electrode plate, preparation method thereof and sodium-ion battery
- Google Patents, US11196046B2 – Positive active material, preparation process thereof, sodium ion battery and apparatus containing the s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