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산보호 신청까지 갔던 스웨덴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트(Northvolt)가 남긴 것은 공장만이 아니다. 2025년 8월 등록된 미국특허 US12381268B2(“Process for the recovery of cathode materials in the recycling of batteries”)는 폐배터리 재활용에서 가장 골치 아픈 단계인 ‘알루미늄·철 불순물 제거’를 인산염 침전이라는 의외로 단순한 화학으로 풀어낸다.
무엇이 화제인가 — 재활용의 진짜 병목은 니켈·코발트가 아니다
폐배터리를 파쇄해 얻는 검은 가루(black mass)에서 니켈·코발트·망간·리튬 같은 값나가는 금속을 뽑아내는 습식제련(hydrometallurgy) 공정은 이미 널리 쓰인다. 문제는 이 black mass 안에 양극 집전체(알루미늄 호일)와 셀 케이스 등에서 나온 알루미늄·철 성분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이 불순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이후 니켈·코발트·리튬을 순도 높게 분리하기가 어려워진다. 노스볼트의 특허는 바로 이 ‘먼저 알루미늄·철부터 골라내는’ 단계를 표적으로 삼는다.
기본 원리 — 인산 하나로 두 불순물을 동시에 가라앉힌다
공정은 이렇다. black mass를 산으로 침출(leach)시켜 만든 여과액(leachate)에 인산(H₃PO₄)을 넣고 pH를 조절하면, 알루미늄과 철이 각각 인산알루미늄(AlPO₄)과 인산철(FePO₄)이라는 불용성 고체로 변해 가라앉는다. 이 침전물을 걸러내고 남은 여과액에는 니켈·코발트·망간(NMC 금속)과 리튬만 순도 높게 남는다. 핵심은 인산이라는 단일 시약으로 두 종류의 불순물 금속을 동시에, 그것도 각각 다른 침전물 형태로 정확히 골라낸다는 점이다. 이렇게 걸러진 FePO₄는 그 자체로 LFP 양극재의 원료로도 재활용될 수 있어, 폐기물이 아니라 또 다른 원료로 순환되는 구조까지 설계돼 있다.
비교 — 기존 제거법 vs 인산염 침전법
| 구분 | 기존 pH 단순조정 방식 | 노스볼트 인산염 침전(US12381268B2) |
|---|---|---|
| 제거 대상 순서 | Al, Fe를 순차적으로 각각 처리 | 인산 투입 한 번으로 Al·Fe 동시 침전 |
| 부산물 활용성 | 혼합 슬러지, 활용도 낮음 | FePO4는 LFP 원료로 재순환 가능 |
| 후속 NMC 금속 회수 순도 | 불순물 잔류 영향 받음 | 여과액 순도 향상 |
| 공정 단계 수 | 다단계 pH 조정 필요 | 단일 시약 투입으로 단순화 |
특허 관점 — 청구항의 핵심
독립항은 ①black mass로부터 얻은 여과액을 준비하고, ②여기에 인산(H₃PO₄)을 첨가해 pH를 조절함으로써 인산철과 인산알루미늄을 형성시키고, ③이 침전물을 분리·제거해 니켈·코발트·망간·리튬을 회수할 수 있는 여과액을 만드는 방법을 청구했다. 화학반응 자체는 교과서적이지만, ‘재활용 공정의 어느 단계에 이 반응을 배치하는가’와 ‘어떤 pH 범위와 시약 비율로 Al·Fe만 선택적으로 침전시키는가’라는 공정 파라미터가 실질적인 권리범위를 이룬다. 노스볼트는 같은 시기에 금속황산염 결정화 공정(US12054401B2)도 별도로 등록해, black mass에서 배터리급 니켈·코발트·망간 황산염을 직접 만들어내는 후속 공정까지 특허 포트폴리오로 감싸두었다.
한계와 전망
노스볼트는 2025년 파산보호 절차를 거쳤지만, 이런 재활용 특허 자산 자체는 회사의 존폐와 별개로 업계에 남는다. 유럽 배터리 규제가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을 점차 의무화하는 흐름 속에서, black mass 처리 공정의 순도와 효율을 높이는 이런 화학적 최적화 특허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재활용 경쟁의 승부처는 ‘금속을 뽑아내느냐’가 아니라 ‘불순물을 얼마나 깔끔하게, 그리고 얼마나 다시 써먹을 수 있는 형태로 골라내느냐’에 있다는 걸 이 특허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