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탄산리튬(LTO) 음극은 흑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용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자동차·산업기계·고정형 설비 용도로 꾸준히 제시되는 이유를, 전위(電位)라는 한 가지 물리량과 그 대가로 나타나는 가스 문제, 그리고 이를 둘러싼 특허로 풀어 본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LTO는 에너지를 ‘덜 담는’ 대신 리튬이 음극 표면에 금속으로 쌓일 일을 원천적으로 피하는 소재이며, 그 대가는 에너지밀도와 가스 발생이다. LTO의 이론 용량은 175mAh/g로[1], 흑연의 372mAh/g[5]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업계 상황을 보면, 전기차용 셀 경쟁은 여전히 Wh/kg(무게당 에너지)과 원가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 흐름 속에서 LTO 셀은 틈새처럼 보이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도시바는 LTO 음극을 쓰는 SCiB 셀에 대해 2만 회 이상의 충방전 수명, 6분 만에 용량의 80% 이상 충전, 영하 30℃까지의 사용 가능 온도를 제시하고 있다[2]. 반면 같은 회사의 고에너지형 셀 사양은 공칭전압 2.3V, 에너지밀도 89~106Wh/kg 수준이다[3].
긴장 요인은 분명하다. 무게당 에너지를 포기하면서까지 얻는 것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LTO가 가진 고유한 약점인 가스 발생은 어떻게 다뤄지는가.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이것이다. LTO는 왜 낮은 에너지밀도를 감수하는가,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인 가스 문제는 특허에서 어떻게 청구되고 있는가.
② 기본 원리 — 강둑을 높인 저수지
음극의 ‘작동 전위’는 리튬이온이 음극에 들어가 자리 잡는 전기적 높이다. 흑연은 이 높이가 리튬 금속과 거의 같다[1]. 강둑이 수면과 거의 같은 높이에 있는 저수지와 비슷하다. 물(리튬)을 급하게 붓거나(급속충전) 물이 끈적해지는 추운 날(저온)에는 강둑을 넘쳐 리튬이 금속 형태로 표면에 석출될 위험이 생긴다. 이것이 리튬 석출(lithium plating)이며, 심하면 수지상(dendrite)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1].

자료: Micromachines(2024), 도시바 SCiB 공개 자료, Google Patents US9059451B2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LTO는 강둑을 1.55V(리튬 기준)만큼 높여 놓은 저수지다[1]. 그만큼 물을 채울 수 있는 높이, 즉 셀 전압이 줄어 에너지는 손해를 본다. 대신 리튬이 금속으로 넘쳐흐르는 수지상 석출이 회피되고[1], 도시바도 저온에서 금속 리튬이 석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LTO의 특징으로 설명한다[2]. 또 LTO는 리튬이 드나들어도 부피 변화가 거의 없는 ‘무변형(zero-strain)’ 소재로 분류된다[1]. 입자가 부풀었다 줄었다 하며 금이 가는 일이 적으니 수명이 길어진다.
이 높은 전위는 또 하나의 효과를 낳는다. 흑연 음극에서는 첫 충전 때 전해액이 환원 분해되며 고체 전해질 계면(SEI, Solid Electrolyte Interphase)이 두껍게 형성되는데, LTO의 높은 작동 전위는 이 SEI 형성을 최소화하거나 피하는 쪽으로 작용한다고 설명된다[4].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보호막이 약하다 보니 LTO 표면의 수산기(–OH) 같은 작용기와 전해액이 직접 반응해 가스, 주로 수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4]. 강둑을 높인 대신 둑 표면이 물에 직접 닿아 조금씩 거품이 올라오는 셈이다.
하나 더, LTO는 전자전도도가 약 10–13S/cm 수준으로 매우 낮아[1] 입자를 작게 만들거나 도전재·코팅으로 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입자를 작게 만들수록 표면적이 커지고, 표면적이 커질수록 가스 반응의 무대도 넓어진다. 급속충전 성능과 가스 억제가 같은 변수(표면)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는 구조다.
③ 비교 — 흑연과 LTO,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는가
| 항목 | 흑연 음극 | LTO 음극(Li4Ti5O12) |
|---|---|---|
| 이론 용량 | 372mAh/g[5] | 175mAh/g[1] |
| 리튬 삽입 전위(Li+/Li 기준) | 리튬 금속에 근접(정성)[1] | 1.55V[1] |
| 부피 변화 | 정성 비교: 상대적으로 큼 | 무시할 수준(무변형 소재)[1] |
| 리튬 석출·수지상 위험 | 표면 수지상 성장 가능[1] | 수지상 석출 회피[1], 저온에서도 금속 리튬 비석출[2] |
| 전자전도도 | 정성 비교: 높음 | 약 10–13S/cm[1] |
| 대표적 부반응 | SEI 성장에 의한 리튬 소모(정성) | 표면 작용기-전해액 반응에 의한 가스(주로 수소)[4] |
| 셀 사례(도시바 SCiB 고에너지형) | — | 2.3V, 20/23/26Ah, 89/96/106Wh/kg, 176/202/229Wh/L[3] |
| 제조사 제시 성능(SCiB) | — | 2만 회 이상 수명, 6분 80% 이상 충전, –30℃ 사용[2] |
자료: Micromachines(2024)[1], 도시바 SCiB 공개 자료[2][3], US9059451B2 명세서[4], Batteries(2026)[5]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이 표가 말하는 것: LTO는 소재 용량에서 흑연의 약 47%(175/372)에 그치고, 셀 공칭전압도 2.3V로 낮다. 그 대가로 얻는 것은 1.55V라는 ‘안전 여유’이며, 제조사가 제시하는 2만 회 수명·6분 충전·영하 30℃ 사용은 이 여유와 맞닿아 있다.
④ 특허 관점 — SEI 대신 ‘가스’가 청구항의 전장이 된다
흑연 음극에서 SEI를 얇고 안정하게 만드는 것이 주요 과제라면, LTO에서는 전장이 옮겨 간다. SEI가 거의 생기지 않는 대신 표면이 전해액에 노출되므로, 표면을 무엇으로 얼마나 얇게 덮어 가스를 막느냐가 권리 범위의 중심이 된다.
대표 사례가 US9059451B2(발명의 명칭: Coatings for lithium titanate to suppress gas generation in lithium-ion batteries and methods for making and use thereof)다. 출원인·현 권리자는 GM Global Technology Operations LLC, 우선일·출원일 모두 2012-10-18, 등록일 2015-06-16, 법적 상태는 Active(예상 만료 2032-10-18), 청구항은 15개다[4][6]. 공개공보 US20140113197A1, 독일 DE102013220351B4, 중국 CN103779550B가 같은 계열로 확인된다[4].
|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 권리 범위상의 의미 |
|---|---|
| (a) 전기화학 셀용 전극활물질(electroactive material) | 물건(소재) 청구항 — 셀 전체가 아니라 활물질 단위 |
| (b) Li4+xTi5O12(0≤x≤3)로 표시되는 LTO를 포함 | 충전 상태까지 포괄하는 조성 범위 |
| (c) 그 위에 비수계(non-aqueous) 원자층증착(ALD)으로 형성된 표면 코팅 | 제조방법으로 물건을 한정 — 코팅 형성 경로가 침해 판단의 관문 |
| (d) 코팅은 불화물계·탄화물계·질화물계 중에서 선택 | 마쿠시(Markush) 형식의 닫힌 선택지 — 산화물계는 목록에 없음 |
| (e) 두께 약 30nm 이하로, 셀 내부 가스 형성을 억제 | 수치 한정 + 기능 한정의 결합 |
자료: Google Patents US9059451B2 서지사항[4] 및 등록 청구항[6]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명세서는 가스가 LTO 표면의 수산기 등 작용기와 전해액의 부반응에서 비롯되며 주로 수소로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코팅 두께의 바람직한 범위로 약 0.5~10nm 등을 제시한다[4]. 즉 이 특허는 LTO 고유의 약점을 ‘표면 화학’으로 정의하고, 그 표면을 원자 수준으로 덮는 방식을 권리화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반론). ⓐ (d)의 선택지에 없는 산화물계 코팅을 쓰면 문언 침해 가능성은 낮아진다. ⓑ ALD가 아닌 습식 코팅이나 탄소 코팅처럼 다른 형성 경로를 쓰면 (c)를 벗어날 여지가 있다. ⓒ 수계(aqueous) ALD를 쓰는 경우도 ‘비수계’ 한정과의 관계에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론도 있다. 불화물 전구체를 쓰지 않았더라도 셀 안에서 전해액과 반응해 표면이 불화물로 바뀌는 경우, 완제품 분석만으로는 ‘불화물계 코팅’과 구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제조방법 한정이 붙은 물건 청구항을 침해 판단에서 어떻게 해석할지는 국가별로 다를 가능성이 있어, FTO(침해 여부) 판단은 시장별로 따로 내려야 한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같은 가스 문제를 바인더 쪽에서 접근한 JP2015535646A(발명의 명칭: Reduction of gas generation in lithium titanate cells)는 불소아크릴 하이브리드 라텍스를 전극 제조에 쓰는 방법을 청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7]. LTO의 가스 억제는 코팅·바인더·전해액 등 여러 층위에서 권리가 나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 전망. 급속충전과 저온 가동이 핵심인 용도, 예컨대 짧은 정차 시간에 반복 충전하는 차량이나 추운 지역의 설비에서는 LTO의 긴 수명이 무게당 에너지의 손해를 상쇄할 수 있다[2].
반대 시나리오. 흑연 음극 쪽의 급속충전·저온 기술이 개선될수록 LTO가 설 자리는 좁아질 수 있다. 또 셀 에너지밀도 89~106Wh/kg[3]는 탑재 공간과 무게에 민감한 승용 전기차에는 불리하며, 가스 억제를 위한 코팅·전해액 설계가 원가를 더 올릴 가능성도 있다.
전략적 대안. LTO를 ‘주 에너지원’이 아니라 ‘고출력·장수명 버퍼’로 배치하는 하이브리드 구성이 현실적이다. 이 글의 관점을 한 줄로 줄이면, LTO를 평가하는 단위는 셀 한 개의 Wh/kg가 아니라 ‘수명 동안 실제로 충전할 수 있는 총 에너지’이며, 그 가치는 가스 억제 기술을 누가 쥐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LTO 셀 또는 소재를 검토 중이라면 공급사에 ‘표면 코팅의 조성(산화물·불화물·질화물 등)과 형성 방법(ALD 여부, 수계·비수계)’을 서면으로 확인받아 US9059451B2 청구항 1의 (c)·(d)·(e)와 대조하고, 만료 예정일(2032-10-18)을 조달 계획에 반영할 것.
확인이 필요한 항목
- 흑연 음극의 부피 변화율·전자전도도, 흑연계 셀의 비교 가능한 Wh/kg는 이 글에서 출처 있는 수치를 확보하지 못해 정성 비교로 남겼다.
- 도시바가 제시한 수명(2만 회 이상)·충전 시간(6분)·저온(–30℃) 수치의 시험 조건과 적용 셀 종류는 제조사 페이지에서 ‘셀 종류에 따라 다르다’고만 표기되어 있어 세부 조건은 확인하지 않았다.
- JP2015535646A의 출원인과 현재 법적 상태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다.
- US9059451B2 패밀리(DE·CN)의 청구항 범위 차이는 개별 확인하지 않았다.
- US9059451B2 청구항 1 문언은 Google Patents 페이지에서 청구항 절이 로드되지 않아 Justia 등록 청구항으로 보완 확인했다.
출처
- Julien, C. M. & Mauger, A., “Fabrication of Li4Ti5O12 (LTO) as Anode Material for Li-Ion Batteries,” Micromachines 15(3), 310, 2024. 링크
- Toshiba, “What is SCiB™”(2026-09-23 확인). 링크
- Toshiba, “High-energy type cells | SCiB™” 사양표(2026-09-23 확인). 링크
- Google Patents, US9059451B2 서지사항 및 명세서(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 Rezaei, M. et al., “A Review of Graphite Anode Recycling in Lithium-Ion Batteries,” Batteries 12(7), 259, 2026. 링크
- Justia Patents, U.S. Patent 9,059,451 등록 청구항(2026-09-23 확인). 링크
- Google Patents, JP2015535646A “Reduction of gas generation in lithium titanate cells”(2026-09-23 확인).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