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윗면이 차체 바닥이 될 때 — 셀-투-바디(CTB)에서 셀이 떠안는 새 하중과 테슬라 US11962030B2

셀-투-바디(CTB)는 배터리 팩의 윗면을 차체 바닥으로 쓰는 구조다. 모듈을 없앤 셀-투-팩(CTP) 다음 단계에서 셀에 새로 걸리는 하중과 접착 계면, 그리고 이를 청구한 특허의 권리 경계를 정리한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CTB에서 셀은 ‘전기를 담는 부품’에서 ‘접착을 통해 차체 하중을 나르는 부품’으로 바뀐다. 그 순간 셀 사양서에서 중요한 항목은 용량보다 외장(캔)의 강성과 접착면의 조건이 된다.

업계 상황부터 보자. 셀을 모듈 없이 팩에 바로 넣는 셀-투-팩(CTP, Cell-to-Pack)이 먼저 확산됐고, 그다음 단계로 팩과 차체를 한 몸으로 만드는 방식이 등장했다. BYD는 팩의 상부 덮개를 기존 차체 바닥 구조와 통합해 ‘상부 덮개-블레이드 배터리-트레이’의 샌드위치 같은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하며, 이를 셀-투-바디(CTB, Cell-to-Body)라 부른다[2]. 테슬라는 팩 자체를 차체 구조의 일부로 쓰는 구조형 배터리 팩을 공개했고, 업계에서는 이를 셀-투-섀시(CTC, Cell-to-Chassis)로 구분하기도 한다[1].

긴장 요인은 셀이 떠안는 역할이 바뀐다는 데 있다. CTP까지는 셀이 팩 안에 ‘놓여’ 있었다면, CTB에서는 셀이 상판·하판과 접착되어 차체의 비틀림을 함께 버틴다. 강성은 오르지만, 한번 붙인 셀을 떼어 내기는 어려워진다[1].

그래서 이 글이 답하려는 질문은 이것이다. CTP에서 CTB로 넘어갈 때 셀 설계는 정확히 어디가 바뀌며, 특허는 그 변화의 어느 지점에 울타리를 쳤는가.

② 기본 원리 — 속재료가 붙어 있어야 휘지 않는 샌드위치 패널

샌드위치 패널을 떠올려 보자. 위아래 얇은 판 두 장만으로는 쉽게 휘지만, 그 사이에 속재료를 채우고 위아래 판에 단단히 붙이면 패널 전체가 하나의 두꺼운 보처럼 버틴다. 핵심은 속재료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붙어 있는 것’이다. 붙어 있어야 위판이 받는 힘이 속재료를 거쳐 아래판으로 전달된다.

팩이 별도 차체 바닥 아래에 놓이는 CTP 단면과, 팩 상판이 차체 바닥을 겸하며 셀과 직접 접합되는 CTB 단면을 나란히 비교한 도식.
Fig. 1. CTP와 CTB의 단면 — CTB에서는 상판(21)이 차체 바닥을 겸하고 셀 배열(30)과 직접 접합(41)되어, 셀이 하중 경로 안으로 들어온다.
자료: BYD 씰 출시 자료(2023), Liu 외 리뷰(2026), US11962030B2 청구항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CTB가 바로 이 원리다. 위판은 팩 상부 덮개이자 차량 실내 바닥이고, 아래판은 팩 트레이, 속재료는 셀 배열이다. BYD는 이 구조를 적용한 세단 ‘씰(SEAL)’의 비틀림 강성이 40,500 Nm/도에 이르며, 차체 높이를 약 15mm 낮추면서도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2]. 여기서 셀은 전기를 저장하는 동시에 샌드위치의 ‘심재’가 된다.

이 원리는 셀 설계에 세 가지 요구를 새로 만든다. 첫째, 셀 외장이 하중 경로의 일부가 되므로 캔의 강성과 치수 정밀도가 중요해진다. 리튬이온 셀은 방향에 따라 기계적 성질이 다른 이방성(anisotropy)을 보이며, 길쭉한 각형 셀은 길이 방향으로 하중을 받기에 유리한 형상이라는 분석이 있다[1]. 둘째, 셀과 판을 잇는 구조용 접착제가 하중과 열을 동시에 전달해야 한다. 한 리뷰는 구조용 접착제에 20MPa를 넘는 겹침 전단강도와 −40~80°C 열 사이클 내구성이 요구된다고 정리한다[1]. 셋째, 열폭주 가스가 실내 쪽이 아닌 방향으로 빠지도록 배기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1].

③ 비교 — CTM·CTP·CTB·CTC,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주나

구분 구조 개념 부피 활용률 강성·기타 수치 수리·재활용
셀-투-모듈(CTM) 셀 12~24개를 모듈로 묶어 팩에 탑재 40~50%[1] — 모듈 단위 교체 가능
셀-투-팩(CTP) 모듈 없이 셀을 팩 외함에 직접 통합 60~70%[1] 부품 수 약 40% 감소[1] 팩 단위 중심
셀-투-바디(CTB, BYD) 팩 상부 덮개가 차체 바닥을 겸하는 샌드위치 구조 약 66%[1] 비틀림 강성 40,500 Nm/도(씰)[2] 모듈성을 일부 유지하는 ‘제한적 통합’으로 평가[1]
셀-투-섀시(CTC, 테슬라) 팩이 앞뒤 주조 서브프레임과 결합되는 구조 부재 70% 초과[1] 바닥 구조 부품 70개 이상 제거[1] 차체와 분리하지 않고는 셀 교체 불가로 평가[1]
Fig. 2. 셀 통합 단계별 구조 개념, 부피 활용률, 강성 수치, 수리성 비교.
자료: Liu 외, Frontiers in Mechanical Engineering(2026) 리뷰[1]와 BYD 씰 유럽 출시 자료[2]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수치는 각 출처가 제시한 값이며 측정 기준은 출처마다 다를 수 있음.

이 표가 말하는 것: CTP에서 CTB로 넘어갈 때 부피 활용률은 60~70%에서 약 66%로, 큰 차이가 없다[1]. CTB의 이득은 공간보다 차체 강성(40,500 Nm/도)[2]에 있고, 그 대가는 수리·재활용성에서 치른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셀 메이커와 완성차의 역할도 갈린다. CTP는 셀 메이커가 팩까지 설계해 납품하는 모델과 잘 맞았지만, CTB·CTC는 차체 설계와 분리할 수 없어 완성차의 주도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셀은 점점 ‘차체 도면에 맞춰 주문되는 부품’이 된다.

④ 특허 관점 — ‘상판이 곧 바닥’이라는 한 줄이 가르는 권리 경계

구조형 팩의 권리 문언을 확인할 수 있는 예로 테슬라(Tesla Inc)의 미국 등록특허 US11962030B2(발명의 명칭: Integrated energy storage system)를 보자. 출원인이자 현 권리자는 Tesla Inc, 우선일은 2019-11-21(미국 가출원 62/938,646), 출원일은 2020-11-20, 공개는 US20210159567A1(2021-05-27), 등록일은 2024-04-16이다. Google Patents 기준 법적 상태는 Active(예상 만료일 2040-12-19), 등록 청구항은 31개이며, 계속출원(US12456777B2, US20260031463A1)이 이어지고 있다[3].

원문을 옮기지 않고 청구항 1을 구성요소 단위로 재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청구항 1의 구성요소(재서술) 권리 범위상의 의미
(a) 복수의 셀 어레이 — 각 어레이는 같은 방향으로 늘어선 원통형 셀들이 한 줄을 이룸 셀 형식 한정 — 청구항 1은 원통형 셀로 좁혀짐
(b) 셀 어레이 가까이에 형성된 냉각 채널 열관리 구성 — 위치만 한정
(c) 수지 화합물로 된 포팅재(potting material)가 셀 어레이를 감싸 구조적 지지와 열 보호를 제공 ‘충전재가 구조재’라는 한정 — 기계적 체결 방식과 구분되는 지점
(d) 셀 어레이를 받치는 하부면 통상의 구성
(e) 셀 어레이를 받치는 상부면 통상의 구성
(f) 상부면이 적어도 하나의 셀 어레이에 직접 접합되고, 차량의 바닥(floor)을 형성 팩 상판과 차체 바닥의 일체화를 못 박은 한정 — 침해 판단의 분기점
Fig. 3. US11962030B2 청구항 1의 구성요소 분해(Claim Chart)와 권리 범위상의 의미.
자료: Google Patents US11962030B2 서지사항 및 청구항 구성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원 청구항 문언·도면을 그대로 전재하지 않음).

권리 범위의 축은 (f)다. 셀이 포팅재로 굳어 있더라도 팩 상판이 별도의 차체 바닥 아래에 놓인다면 문언상 (f)를 충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상판이 셀에 직접 붙어 실내 바닥을 겸한다면, 셀 배열 방식이 조금 달라도 이 한정을 충족할 여지가 커진다.

회피 설계 시나리오를 그려 보면 ⓐ 원통형 대신 각형·파우치 셀을 쓰는 방향, ⓑ 상판과 셀 사이에 간극이나 별도 부재를 두어 ‘직접 접합’을 피하는 방향, ⓒ 수지 포팅 대신 기계적 고정이나 비구조용 충전재를 쓰는 방향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반론이 강하다. 같은 특허의 독립항 14는 ‘승객용 바닥 부품이 없는 차체’와 결합된 시스템을 청구하면서 셀을 원통형으로 한정하지 않고(종속항 15는 원통형 또는 직사각형 셀을 명시), 독립항 24는 셀 대신 ‘에너지 모듈’이라는 더 넓은 표현을 쓴다[3]. 즉 ⓐ의 셀 형식 전환만으로는 회피가 완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와 ⓒ는 CTB가 노린 강성 이득 자체를 깎아 내는 선택이라, 회피 비용이 성능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여기서 이 글의 관점을 하나 더하면, 이 청구항들은 셀 자체가 아니라 ‘팩과 차체를 잇는 방식’을 겨냥하므로, 직접 침해 논점은 주로 차체-팩 통합 주체에게 걸리고, 셀 공급사에게는 간접침해나 공급계약상 보증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셀 메이커의 FTO는 셀 청구항만 보아서는 끝나지 않는다.

유사 특허 크로스체크: BYD는 공개 자료에서 팩 상부 덮개와 차체 바닥을 통합한 샌드위치 구조를 CTB로 설명하고 있어[2], 개념상 (f)와 겹치는 구조가 복수 기업에서 실시되고 있다. 다만 BYD 측 CTB 대응 특허의 번호와 청구항은 이번 조사에서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CTB 통합은 배터리 시스템 질량을 10~15% 줄이고[1] 비틀림 강성을 크게 높여[2] 주행 성능과 실내 공간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셀 입장에서는 팩 부품이 줄어든 만큼 셀 자체의 품질이 차량 품질로 곧바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

반대 시나리오도 뚜렷하다. 접착으로 붙인 셀은 비파괴적으로 떼어 낼 수 없어, 가벼운 하부 충격도 팩 전체 교체, 나아가 전손 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1]. 재활용·2차 사용(second-life) 단계에서도 셀 회수가 어려워진다[1]. 수리비와 보험료가 오르면, 제조 단계에서 얻은 원가 절감분이 소유 비용에서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 대안은 ‘분리 가능한 통합’이다. 리뷰는 가역 접착제, 설계된 분리(debonding) 구조, 모듈성을 남긴 변형 구조를 대안으로 들면서도, 각각 접합 내구성·구조 효율·통합도를 일부 내주는 절충이라고 정리한다[1]. BYD가 모듈성을 일부 유지하는 ‘제한적 통합’으로 평가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1]. 셀 메이커로서는 접착면 규격·분리 온도 조건을 셀 사양에 먼저 제안하는 쪽이 협상력을 높이는 길이 될 수 있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고객사의 CTB·CTC 설계에 자사 셀이 들어간다면, 해당 설계가 US11962030B2의 독립항 1·14·24 구성(수지 포팅재의 구조 지지, 상판의 셀 직접 접합, 상판의 바닥 겸용, 차체와의 밀봉)을 충족하는지 고객과 함께 점검하고, 공급계약서의 지식재산 면책(indemnity) 조항이 차체 통합 구조까지 포괄하는지 확인할 것.

확인이 필요한 항목

  • BYD CTB 구조에 대응하는 BYD 명의 특허의 번호·청구항·등록 상태는 이번 조사에서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 테슬라 양산 차량의 구조형 팩이 US11962030B2 청구항을 실시하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 Fig. 2의 부피 활용률·질량 감소 수치는 리뷰 논문이 정리한 값으로, 개별 차종의 측정 조건은 확인하지 않았다.
  • US11962030B2의 해외 패밀리(PCT/US2020/061626 기반) 각국 등록 여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다.

출처

  1. Liu 외, 「A review of cell-to-body (CTB) battery-structure integration design for electric vehicles」, Frontiers in Mechanical Engineering, 2026-05-07, DOI 10.3389/fmech.2026.1825484. 링크
  2. BYD, 「BYD SEAL arrives in Europe Setting the Standard in Breakthrough Technology and Stunning Design」, 2023-09-01. 링크
  3. Google Patents, US11962030B2 「Integrated energy storage system」 서지사항 및 청구항(2026-09-23 원문 확인). 링크

이 글은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FTO 판단은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