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화제인가: 같은 186.7Ah, 다른 무게
샤오미 SU7에 들어간 두 종류의 LFP(리튬인산철) 셀을 분해 비교한 결과, 적층식인 BYD 핀드림스(FinDreams) 블레이드 셀의 중량 에너지밀도는 186.7Wh/kg, 권취식인 CATL 셀은 175.7Wh/kg으로 보도됐다. 두 셀의 정격 용량은 186.7Ah로 같다. 이 글의 요지는 이 격차가 ‘담긴 에너지’의 차이가 아니라 약 200g의 ‘무게’ 차이에서 거의 전부 나온다는 점이고, 그 무게가 어디서 오는지가 공법 비교의 진짜 쟁점이라는 것이다.
업계 상황부터 보면, 적층(Stacking)과 권취(Winding)의 우열은 오래전부터 이론으로 논의돼 왔지만 같은 차량, 같은 화학, 같은 용량의 셀을 나란히 뜯어 수치로 비교한 사례는 드물다. 이번 비교는 중국의 아이치 신에너지(Aichi New Energy)가 진행 중인 ‘100셀 분해 프로젝트’의 일부로 2026년 8월 7일 빌리빌리에 공개됐고, 2026년 8월 11일 CarNewsChina가 이를 보도했다. CATL 셀은 선싱(Shenxing) LFP 셀로 소개됐다.
긴장 요인은 해석에 있다. 보도는 CATL 셀이 중량 에너지밀도에서 6.3% 낮다고 적었는데, 이 숫자만 보면 권취 공법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결론으로 건너뛰기 쉽다. 그러나 CATL 셀은 두꺼운 알루미늄 집전체와 코팅 분리막 등 안전 여유를 택한 흔적도 함께 보였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세 가지다. 6.3%는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가, 적층과 권취는 원리상 어디서 차이가 나는가, 그리고 이 차이를 둘러싼 특허 권리 범위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이다.
기본 원리: 책을 쌓는 방식과 두루마리를 감는 방식
적층은 양극·분리막·음극을 낱장으로 잘라 책을 쌓듯 겹겹이 올리는 방식이다. 모서리까지 네모반듯하게 채울 수 있어 각형 셀 내부의 데드스페이스(Dead Space, 활물질이 없는 빈 공간)를 줄이기 쉽다. 권취는 긴 전극 띠를 두루마리처럼 감아 젤리롤(jelly roll)을 만드는 방식이다. 감는 속도가 빨라 택트 타임(한 공정 단위를 처리하는 시간)에서 유리하지만, 롤의 양 끝이 휘어지는 굽힘 구간에 여유 공간이 남는다.
자료: CarNewsChina(2026-08-11) 보도 수치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유하자면 네모난 상자에 종이를 넣을 때, 낱장을 쌓으면 상자 모서리까지 꽉 채울 수 있지만 두루마리를 넣으면 둥근 가장자리 옆에 틈이 생긴다. 대신 두루마리는 한 번에 빨리 만들 수 있다. 이번 분해에서 확인된 CATL 셀 내부 구성은 다음과 같다.
- 권취 코어: 셀 하나에 젤리롤 4개가 들어가 있다
- 집전체: 양극은 두께 20μm를 넘는 알루미늄박, 음극은 11μm 구리박이다
- 분리막: 약 12μm 두께에 세라믹·폴리머 코팅이 적용됐다
- 코팅 폭: 폭 약 81mm 집전체 가운데 약 78mm에 양극재가 도포됐다
- 못 관통 시험: 시험 중 전압은 3.392V로 보도됐다
여기서 짚을 점은, 두꺼운 알루미늄박과 코팅 분리막은 에너지 저장에 기여하지 않는 ‘비활성 무게’라는 것이다. 이들은 안전성과 기계적 강도에는 보탬이 되지만 Wh/kg 계산에서는 분모만 키운다. 반면 BYD 셀의 집전체·분리막 사양은 이번 보도에 공개되지 않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비교: 분해 실측치와 역산으로 본 격차의 정체
아래 표는 보도된 분해 수치를 정리한 것이다. 원문에서 ‘비공개’로 적었던 CATL 셀 치수와 무게는 보도 원문에 기재돼 있어 보완했다.
| 항목 | BYD 핀드림스 블레이드 셀 | CATL 선싱 LFP 셀 |
|---|---|---|
| 공법 | 적층(Stacking) | 권취(Winding), 젤리롤 4개 |
| 치수(mm) | 620 × 24 × 103 | 213 × 80 × 95 |
| 무게(kg) | 3.2 | 3.4 |
| 정격 용량(Ah) | 186.7 | 186.7 |
| 중량 에너지밀도(Wh/kg) | 186.7 | 175.7 |
| 부피 에너지밀도(Wh/L) | 389.8 | 369.0 |
| 집전체·분리막 | 보도에 미공개 | Al 20μm 초과, Cu 11μm, 분리막 약 12μm(세라믹·폴리머 코팅) |
자료: CarNewsChina(2026-08-11) 보도, 아이치 신에너지 분해 결과 인용
이 표가 말하는 것: 같은 186.7Ah에서 무게가 3.2kg 대 3.4kg으로 200g 차이 나고, 중량 에너지밀도는 186.7 대 175.7Wh/kg, 부피 에너지밀도는 389.8 대 369.0Wh/L로 벌어진다.
이 수치를 거꾸로 계산해 보면 격차의 정체가 드러난다. BYD 셀의 186.7Wh/kg에 3.2kg을 곱하면 약 597Wh이고, 이를 186.7Ah로 나누면 약 3.2V가 된다. 같은 597Wh를 CATL 셀 무게 3.4kg으로 나누면 약 175.6Wh/kg으로, 보도된 175.7Wh/kg과 사실상 일치한다. 즉 두 셀에 담긴 에너지는 같은 기준으로 계산됐고, 중량 에너지밀도 차이는 오롯이 200g의 무게 차이에서 나온다.
| 역산 항목 | BYD 셀 | CATL 셀 | 격차 |
|---|---|---|---|
| 셀 에너지(Wh, 186.7Wh/kg × 3.2kg 기준) | 약 597 | 약 597(동일 가정) | 없음 |
| 셀 부피(L, 치수 곱) | 약 1.53 | 약 1.62 | CATL이 약 6% 큼 |
| 중량 에너지밀도 비율 | 기준 | BYD 대비 약 5.9% 낮음 | BYD가 CATL 대비 약 6.3% 높음 |
| 부피 에너지밀도 비율 | 기준 | BYD 대비 약 5.3% 낮음 | BYD가 CATL 대비 약 5.6% 높음 |
자료: CarNewsChina(2026-08-11) 보도 수치를 바탕으로 편집부 계산
이 표가 말하는 것: ‘6.3%’는 BYD 셀이 CATL 셀보다 높은 비율로 읽을 때 성립하는 값이며, CATL을 기준으로 BYD보다 몇 % 낮은지로 읽으면 약 5.9%다. 어느 쪽이든 격차의 원천은 에너지량이 아니라 무게와 부피다.
여기서 나오는 통찰은 이렇다. 공법 비교의 질문은 ‘적층이 에너지를 더 담는가’가 아니라 ‘권취 셀이 같은 에너지를 담기 위해 어떤 부품에 200g을 더 썼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젤리롤 4개를 묶는 탭·연결 부품, 두꺼운 집전체, 코팅 분리막, 케이스 두께가 후보다. 이 가운데 무엇이 얼마인지는 이번 보도로 분해되지 않았으므로, 공법 자체의 한계와 설계 선택의 결과를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 이 비교의 한계이기도 하다.
특허 관점: 블레이드의 권리는 ‘공법’보다 ‘형상’에 있다
BYD 블레이드 셀과 관련해 이번에 서지를 확인한 특허는 미국 등록특허 US12113227B2(발명의 명칭 “Cell, power battery pack, and electric vehicle”, 출원인 BYD Co Ltd)다. 우선일은 2019년 1월 9일, 출원일은 2019년 6월 21일, 등록일은 2024년 10월 8일이며, Google Patents 기준 법적 상태는 Active, 예상 만료일은 2040년 1월 21일이다. 공개공보는 US20220102787A1이다.
청구항 요지를 재서술하면, 셀 본체의 길이(L)가 폭(H)보다 크고 폭이 두께(D)보다 크며, 길이가 600mm를 넘고 길이 대 폭의 비(L/H)가 4~21 범위에 드는 셀을 다룬다. 명세서는 이런 길고 납작한 셀이 팩 폭이나 길이 전체를 가로질러 팩 내부 격벽을 줄이고 공간 활용률을 높인다는 효과를 제시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특허 명세서가 전극을 쌓는지 감는지를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이 권리의 무게중심은 적층 공법이 아니라 셀의 외형 비율에 있다.
자료: US12113227B2 청구항과 CarNewsChina(2026-08-11) 보도 치수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보도된 SU7 탑재 BYD 셀 치수(620 × 24 × 103mm)를 이 청구항의 틀에 대입하면 L=620mm, H=103mm, D=24mm로 읽을 수 있고, L/H는 약 6.0이다. 수치상으로는 청구항의 범위 안에 드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BYD 자신의 제품이 자사 권리의 실시 형태일 가능성을 보여 줄 뿐이다. 청구항 1의 전체 구성요소와 중국 패밀리 특허의 권리 범위는 이번에 전문을 대조하지 못해 확인 항목으로 남긴다.
적층·스택-폴딩 쪽 권리의 예로는 LG에너지솔루션(원출원인 LG Chem)의 미국 등록특허 US9484593B2(“Stack-folding type electrode assembly”)가 있다. 우선일 2013년 10월 31일, 출원일 2014년 10월 31일, 등록일 2016년 11월 1일, 법적 상태 Active, 예상 만료일 2034년 10월 31일이다. 원문은 이 특허를 ‘바이셀·풀셀을 연속 분리막 시트로 접어 쌓는 구조’를 청구하는 특허로 소개했지만, Google Patents에서 확인한 청구항 1의 핵심은 단위 셀 안의 제1 분리막과 단위 셀들을 감싸는 제2 분리막에 각각 바인더 코팅을 두고, 제2 바인더의 함량을 제1 바인더보다 높게 한 구성이다. 스택-폴딩 구조 자체는 전제이고, 권리의 차별점은 바인더 함량 관계에 있다.
회피설계 시나리오를 두 방향으로 나눠 보면 다음과 같다.
- 형상 특허 회피: 셀 길이를 600mm 이하로 하거나 L/H를 4~21 밖으로 설계하면 문언상 권리 범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론은 이렇다. 긴 셀로 팩 격벽을 없애는 효과를 포기하는 셈이어서 회피의 대가가 팩 단위 공간 효율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
- 스택-폴딩 특허 회피: 안팎 분리막의 바인더 함량을 같게 하거나 역전시키면 US9484593B2 청구항 1의 문언 침해 소지는 낮아질 수 있다. 반론은 외곽 분리막의 접착력이 약해져 명세서가 지적한 풀림·팽창 문제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다.
FTO(침해 여부 검토) 관점에서 요약하면, ‘적층이냐 권취냐’라는 공법 선택 자체보다 셀 외형 비율, 분리막 접착 설계 같은 구체적 파라미터에서 권리 충돌 가능성이 갈린다. 결론은 개별 청구항 대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여기서는 가능성 수준으로만 정리한다.
한계와 전망: 셀 숫자와 팩 숫자는 다르다
적층 공법은 각형 대형 셀에서 데드스페이스를 줄이는 효과가 크지만, 낱장을 정렬하는 스태킹·노칭(전극 탭 모양 따내기) 장비의 정밀도 요구가 높아 설비 투자 부담이 커진다. 권취 공법은 택트 타임 우위가 여전해, 원가에 민감한 세그먼트에서는 계속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낙관 전망의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이번 비교는 셀 단위 수치일 뿐이고, 두 셀은 모양이 전혀 다르다. 길이 620mm의 블레이드 셀과 213mm의 CATL 셀은 팩 안에서 배치 방식, 냉각 구조, 부품 수가 다르므로, 셀 단위 5~6% 격차가 팩 단위에서 줄어들거나 뒤집힐 수도 있다. 팩 단위 에너지밀도는 이번 보도에 제시되지 않았다.
전략적 대안으로는 두 공법의 절충인 스택-폴딩(Z-폴딩) 방식이 꾸준히 검토된다. 다만 앞서 본 것처럼 이 영역도 분리막 접착 설계 같은 세부 파라미터에 권리가 걸려 있어, 공법 전환은 설비 검토와 FTO 검토가 함께 가야 한다.
실무 액션: 기획·IP 담당자는 자사 셀 포맷별로 ‘같은 Wh를 담는 데 드는 비활성 무게(집전체·분리막·탭·케이스)’를 항목별로 분해한 표를 만들고, 경쟁 셀 분해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같은 항목으로 대조하는 것이 좋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닌 기술·특허 동향 해설이며, 개별 특허의 권리 범위 판단은 변리사·변호사 확인이 필요하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BYD 블레이드 셀의 집전체·분리막 두께와 구성(이번 보도에 미공개)
- CATL 셀과 BYD 셀의 200g 무게 차이를 구성하는 부품별 내역
- 보도의 ‘6.3%’가 어느 쪽을 기준으로 계산된 값인지에 대한 원 분해 자료의 표기
- US12113227B2 청구항 1 전문과 중국 패밀리 특허의 권리 범위
- 두 셀이 탑재된 SU7 배터리팩의 팩 단위 에너지밀도
출처
- CarNewsChina, “BYD vs CATL battery cells dissected: Xiaomi SU7 teardown reveals key differences”, 2026-08-11
- Google Patents, US12113227B2
- Google Patents, US9484593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