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K배터리 3사가 각형 배터리 특허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중국은 정부 주도로 CATL·BYD 등을 묶은 거대한 특허 풀을 조성하며 해외 IP 분쟁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공세적 특허 전략을 이해하려면, 20년 전 LFP 배터리 원천특허를 둘러싼 공방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화제인가
존 구디너프 교수는 1995년 텍사스 대학교에서 제자 아루무감 만띠람 박사와 함께 LFP 양극 물질을 발견해 특허를 등록했다. 이후 프랑스 과학자 미셸 아르망이 하이드로퀘벡·몬트리올 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LFP에 탄소를 코팅하면 전도성이 향상된다는 후속 특허를 등록했다. 하이드로퀘벡은 이 특허를 전 세계에 등록했고, 중국에도 2003년 출원해 2008년 9월 등록받았다.
기본 원리
LFP(리튬인산철) 원천특허의 핵심은 두 갈래다. 하나는 감람석 구조의 LFP 양극 물질 자체(구디너프·만띠람 특허), 다른 하나는 표면을 카본으로 코팅해 전기 전도도를 끌어올리는 코팅 기술(아르망·하이드로퀘벡 특허)이다. LFP는 원재료가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지만 전자 전도도가 낮다는 게 원래 약점이었는데, 카본 코팅 특허가 바로 이 약점을 해결하는 열쇠였다.
특허 관점
하이드로퀘벡과 LFP컨소시엄은 특허 보호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일본 NTT와의 특허 소송에서 3000만 달러를 배상받았고, 대만 배터리 기업 앨리스는 LFP 매출의 10%를 특허료로 지불해왔다. CATL·BYD 등 중국 업체들도 한동안 이 특허권 사용료를 내왔다. 그런데 2010년 중국배터리공업협회가 국가特허국 재심위원회에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1년 후 재심위는 무효 판결을 내렸다 — 중국 국내에서만 이 원천특허의 효력이 사라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BYD·CATL 등은 이미 한국 기업이 강세이던 삼원계(NCM) 대신 LFP로 방향을 틀었다. 원천특허는 2021~2022년 각국에서도 순차적으로 만료돼, 지금은 로열티 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LFP 핵심 기술을 쓸 수 있는 상태다.
한계와 전망
원천특허가 만료됐다고 해서 LFP 관련 특허 경쟁이 끝난 건 아니다. 최근 K배터리 업계에서는 CATL이 자국 스타트업을 상대로도 실용신안 침해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는 등, 무게중심이 “누가 원천기술을 가졌는가”에서 “누가 세부 공정·조성 특허를 더 촘촘히 쌓았는가”로 이미 옮겨간 상태다. 원천특허 소송사를 되짚어보면, 지금의 특허 풀 전략이 왜 이렇게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나는지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