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42분 뒤 첫 교신까지 — 누리호 4차 발사로 본 위성 전원의 첫 관문과 태양전지·배터리 일체형 특허

이 글은 2026-09-23에 작성해 이벤트 발생일(2025-11-27)로 소급 게재했다. 특허 서지·청구항은 작성일에 Google Patents 원문으로 확인한 값이다.

① 무엇이 화제인가

2025년 11월 27일 새벽 1시 13분에 발사된 누리호 4차는 위성 13기를 고도 600km 궤도에 올렸고,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발사 42분 뒤인 1시 55분 남극세종기지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이 42분 동안 위성이 무엇으로 살아 있었는지가 이 글의 출발점이다.

업계 상황은 이렇다. 누리호 4차는 국내 발사체 첫 야간 발사였고, 주탑재위성 1기(516kg)와 큐브위성 12기를 함께 실었다[1][2]. 발사 시각이 새벽으로 잡힌 이유는 차중3호에 실린 오로라 관측기(ROKITS)의 궤도 조건 때문으로 보도됐다[3]. 긴장 요인은 전원이다. 발사 직후 위성은 태양전지판을 접은 채 궤도에 도착하고, 전개와 자세 안정화가 끝나기 전까지는 스스로 전기를 만들 수 없다. 큐브위성은 여기에 부피와 질량 제약까지 더해진다.

이 글이 답할 질문은 이것이다. 위성 전원의 첫 관문은 어디에 있고, 작은 위성일수록 그 관문을 넘는 설계가 왜 특허의 영역으로 들어오는가.

② 기본 원리 — 궤도에 막 도착한 위성은 ‘충전기 없는 휴대폰’이다

위성의 전원계(EPS, Electrical Power System)는 태양전지판이 만든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고 버스 전압으로 나눠 준다. 정상 운용 중이라면 태양 쪽에서는 태양전지가, 지구 그림자(식, eclipse) 구간에서는 배터리가 부하를 맡는다. 그런데 발사부터 초기 운용(LEOP, Launch and Early Orbit Phase)까지는 순서가 다르다. 태양전지판은 페어링 안에서 접혀 있고, 분리 직후에는 자세도 태양을 향하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충전기 없이 비행기에 탄 휴대폰이 착륙 후 콘센트를 찾을 때까지 배터리로만 버티는 구간이다.

발사부터 태양전지판 전개까지 위성 전원 공급 주체가 배터리에서 태양전지로 넘어가는 순서를 보여주는 개념도
Fig. 1. 발사(10)부터 분리(20)·태양전지판 전개(30)·첫 교신(40)까지 전원 공급 주체의 전환 개념도. 01:13 발사와 01:55 첫 교신은 보도된 시각이며, 각 단계 사이의 세부 시각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아 표시하지 않았다.
자료: 우주항공청 발표 보도[1][2]의 시각과 위성 전원계의 일반적 운용 순서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한 개념도.

그래서 초기 운용 설계의 핵심은 배터리 용량 자체보다 ‘배터리가 혼자 버티는 시간을 얼마나 짧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느냐’에 있다. 전개 시퀀스가 늦어지거나 자세 안정화가 길어지면 그만큼 배터리 방전 깊이가 커진다. 차중3호의 경우 우주항공청은 첫 교신에서 태양전지판 전개를 포함한 위성 상태가 양호하다고 확인했고, 이후 약 2개월의 초기 운영을 거쳐 1년간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1].

③ 비교 — 발사 당일 13기 위성의 초기 교신 현황

구분 공개된 사양·상태 확인 시점(보도 기준)
주탑재위성 차세대중형위성 3호 질량 516kg,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 태양전지판 전개 확인. 01:55 남극세종기지 첫 교신, 02:48 대전 항우연 지상국 추가 교신 2025-11-27 13:00 기준[1]
차중3호 탑재체 바이오 3D프린팅 줄기세포 분화배양 검증(BioCabinet), 우주플라즈마·자기장 측정기(IAMMAP), 광시야 대기광 관측기(ROKITS) 2025-11-27[1]
부탑재 큐브위성 12기 5기 교신 완료(ETRISat, JACK-003·004, INHA-RoSAT, K-HERO), 7기 교신 시도 중 2025-11-27 13:00 기준[1]
운용 계획 약 2개월 초기 운영 후 1년간 임무, 하루 약 15바퀴 선회 2025-11-27[1]
Fig. 2. 누리호 4차 발사 당일 탑재 위성 13기의 초기 교신·상태 대조표.
자료: ZDNet Korea·서울신문 보도[1][2]를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수치는 우주항공청 발표를 인용한 보도 기준이며 제3자 검증 자료가 아님.

이 표가 말하는 것: 같은 발사체에 실렸어도 ‘첫 교신’의 시점은 위성마다 달랐다. 우주항공청 설명대로 부탑재위성은 기관별 지상국으로 각자 교신하기 때문에 시점 차이 자체가 이상 신호는 아니지만[1], 첫 교신 전까지의 시간은 곧 배터리가 혼자 버티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작은 위성일수록 전원 여유 설계가 더 빡빡해진다.

④ 특허 관점 — 태양전지 뒷면에 배터리를 붙이면 권리는 ‘열의 길’에 걸린다

작은 위성의 전원계는 태양전지판과 배터리를 따로 두는 분리형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이 둘을 한 판에 합치려는 시도에서 권리 범위가 어디에 그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Roccor LLC의 US11670955B2「Integrated power module devices, systems, and methods」다[4].

청구항 1 구성요소 (원문 요지) 분리형 전원계(비교 기준) 대응 여부
(a) 하나 이상의 통합 전원 모듈(integrated power module) 태양전지판과 배터리 팩이 별도 부품 해당 없음
(b) 모듈마다 하나 이상의 태양전지(solar cells) 태양전지판에 존재 부분 대응
(c) 태양전지에 결합된 하나 이상의 충전식 에너지 저장 셀(rechargeable energy storage cells) 배터리는 하니스로 원거리 연결 해석에 따라 다름
(d) 태양전지와 저장 셀을 잇는 회로 중 적어도 하나가 태양전지의 열을 저장 셀로 전도하고, 저장 셀의 열이 태양전지 쪽으로 되돌아가 손실되지 않도록 하는 열 제어 회로(thermal control circuits)를 포함 열 경로를 의도적으로 설계하지 않음 비대응
Fig. 3. US11670955B2 청구항 1 구성요소와 일반적 분리형 위성 전원계의 1:1 대조표(Claim Chart).
자료: Google Patents US11670955B2 청구항 1[4]을 바탕으로 편집부가 재구성. 비교 기준은 특정 위성이 아니라 일반적 구성이며, 특정 제품의 침해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님.

서지사항은 이렇다. 현 권리자 Roccor LLC, 우선일 2017-05-11, 출원일 2019-11-11, 등록일 2023-06-06, 상태 Active, 조정 존속기간 만료 예정 2039-06-23, 청구항 26개다[4]. 청구항 2는 저장 셀을 태양전지의 뒷면에 결합하는 구성을, 청구항 3·4는 모듈 간 직·병렬 결합을 추가로 한정한다.

이 특허에서 읽어야 할 통찰은 권리의 축이 ‘한 판에 붙였다’가 아니라 ‘열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했느냐’라는 점이다. 궤도에서 태양전지는 뜨거워지고 배터리는 적정 온도 유지가 과제이므로, 태양전지의 열을 배터리 보온에 쓰고 역류는 막는 구성을 청구항 1의 필수 요소로 넣었다. 회피 설계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① 태양전지와 저장 셀을 열적으로 절연하고 배터리 보온을 별도 히터로 해결하는 구성, ② 열 전도는 허용하되 방향성(역류 차단)을 두지 않는 구성이 검토 대상이다. 다만 ‘thermal control circuits’의 해석 범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실제 비침해 여부는 개별 실시 형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국·유럽 대응 출원의 존재 여부는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다.

⑤ 한계와 전망

낙관적으로 보면 누리호가 5·6차 발사로 이어지며 국내 큐브위성이 궤도 검증 기회를 늘려 가고[1], 전원계 일체화로 작은 위성의 가용 부피가 넓어지는 흐름을 그릴 수 있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일체형 전원 모듈은 고장 격리가 어렵다. 태양전지와 배터리가 한 판에 묶이면 한쪽 손상이 다른 쪽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지상 시험에서 열 경로를 검증하는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궤도 검증 기회가 제한적인 초기 위성일수록 검증된 분리형 구성을 택하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다.

전략적 대안을 제시하면, 전원계를 ‘일체형이냐 분리형이냐’가 아니라 ‘열 경로를 어디서 끊느냐’로 설계 검토하는 것이다. 열 경로 차단 지점을 명시한 설계 문서는 곧 FTO 검토의 비교 대상이 되고, 향후 자체 출원 시 청구항의 기준점이 된다.

확인할 액션(기획·IP 담당자): 개발 중인 위성·고고도 장비의 전원 모듈 도면에서 태양전지와 배터리 사이의 열 전달 경로(접촉·방열재·브래킷)를 표시하고, 그 경로가 ‘한 방향 전도’로 설계됐는지 확인할 것. 해당된다면 US11670955B2 청구항 1을 FTO 검토 대상에 올린다.

확인이 필요한 항목

  • 분리부터 태양전지판 전개 완료까지의 세부 시각과 차중3호 배터리 사양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누리호 4차 탑재 큐브위성들의 전원계 구성은 확인하지 않았으며, 본문의 특허 대조는 특정 위성의 침해를 시사하지 않는다.
  • US11670955B2의 한국·유럽·일본 대응 출원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출처

  1. ZDNet Korea, 「차세대중형위성 3호 태양전지판 전개…모든 기능 정상」, 2025-11-27. 기사 링크
  2. 서울신문, 「차세대중형위성 3호 생존 신호 확인 [누리호 4차 발사]」, 2025-11-27. 기사 링크
  3. 경향신문, 「누리호, 왜 첫 야간 발사했나 봤더니…이유는 ‘오로라 관측’」, 2025-11-27. 기사 링크
  4. Google Patents, US11670955B2 「Integrated power module devices, systems, and methods」 서지사항 및 청구항 1(2026-09-23 원문 확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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